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4시즌 4화 리뷰입니다. 4시즌은 회차가 진행될수록 더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은데, 그만큼 벌어지는 일의 스케일이 커진 덕도 있어요. 일단 주인공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닌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호킨스를 잠식하고 있는 베크나를 저지하는 일이고, 그걸 위해선 엘이 어떻게든 원래의 초능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베크나의 다음 타깃이 맥스로 확정된 이상 굉장히 다급해진 상황이라고 할까. 거기다 러시아에 붙잡힌 호퍼까지 탈출시켜야지, 베크나의 음모를 저지하고 진실을 밝혀서 에디의 누명도 벗겨줘야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편입니다.
전편에서 엘은 오언즈 박사와 함께 떠나는 바람에 이번 4화에선 거의 등장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그 대신 호킨스의 비중은 더 커진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4시즌 4화의 진 주인공은 맥스나 다를 바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맥스는 자신이 베크나의 다음 타깃이 되었다는 걸 일행에게 털어놓고 다른 일행들은 맥스를 구할 방도를 찾기 위해 발로 뛰기 시작합니다. 낸시는 에디의 삼촌으로부터 들은, 현재 일어나는 베크나의 살인과 유사한 살인 사건을 떠올리는데요. 과거 살인 사건의 범인인 '빅터 크릴' 역시 베크나의 타깃이었다고 판단하고, 그가 살아남았다는 점을 들어 맥스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낸시가 로빈을 동행시켜 심리학 전공자인 것처럼 위장한 뒤 병원에 잠입하는 장면은 심각한 와중에 코믹했다고 해야 하나요. 본의 아니게 로빈이 기발한 모습까지 보여줘서 마음이 풀어지기까지 했는데, 왠지 로빈은 연기 쪽으로 나가도 대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그와 별개로 로빈이 정신병원인 책임자인 박사에게 호소하는 이야기는 비록 심리학 전공자를 위장한 상태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도 당시 시대에 갇힌 여성들의 이야기를 빗댄 것 같다는 느낌. 전 시즌에서 신문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낸시가 겪은 일들을 보면 은근 시대적인 풍자도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빅터 크릴에게세 직접 듣는 이야기는 왠지 미국의 고전 공포 영화 '아마티빌'을 생각나게 만들던데요. '아마티빌' 시리즈는 원작을 본 적은 없고 리메이크 버전을 TV에서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평범하고 행복하게 사는 중산층 가정에 악마적인 힘이 들어와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점에서 최근에 나온 영화 '컨저링' 시리즈도 이런 고전 영화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빅터 크릴이 베크나의 타깃이 된 건 그가 이차대전 참전용사였고, 전쟁 당시 독일군이 있는 줄 알고 민간인의 집을 포격한 것이 죄의식으로 남은 탓이었는데 전쟁의 참상을 빗댄 것이긴 하지만 아기 침대가 불에 타는 장면은 굉장히 끔찍하고 비극적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베크나가 트라우마와 죄의식을 가진 자들만을 공격한다는 건 이미 충분히 암시된 바 있는데, 맥스가 선택된 이유도 전 시즌에서 오빠인 빌리의 죽음을 목격한 것만이 아니라 생전 그를 미워하고 화해를 시도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죽음을 예감한 맥스가 주변 사람에게 편지를 남기며 자기감정을 정리하고 엄마에게 작별을 남기는 장면은 꽤 슬펐기에 베크나가 난입하여 맥스를 농락하는 장면은 좀 인간적으로 화가 나던 수준이었어요. 암만 빌런이라고 하지만 남의 엄마를 저렇게 이용해 먹다니... 이런 심정이었달까. 그런데 베크나가 집요하게 트라우마가 있는 자들만을 이용해 그들의 목숨을 취하는 목적은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의문.
낸시와 로빈이 정신병원에서 빅터 크릴과의 대화를 통해 베크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평소 좋아하던 음악을 듣는 것이란 걸 알아낸 덕에 막판에 맥스는 베크나의 위협에서 벗어나는데요. 여기서 맥스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를 듣고 그동안 친구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은 걸 떠올렸다는 점에서 역시 트라우마를 이기는 방법은 그보다 행복한 기억을 쌓는 것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그나마 맥스 이야기는 약간 희망적인 면이 생겼는데 호퍼랑 조이스 이야기는 돈까지 받아먹은 유리란 ㅆㅂ놈이 통수를 쳐서 탈출이 수포로 돌아가는 바람에 욕이 안 나올 수 없었고 앞이 캄캄해지더라고요. 진심 이번 4시즌 4화는 감동적인 요소와 화나는 요소가 적절히 섞여 들어간 회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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