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4시즌 7화 리뷰입니다. 처음 이 드라마를 보았을 때는 이미 4시즌이 나온 시점인지라, 끝까지 보고 리뷰를 쓸 수 있을까 조금 걱정한 구석이 없지 않았어요. 따지고 보면 한 시즌 당 약 8편이라 쳤을 때, 4시즌까지 전부 합쳐도 32화 정도라서 일반적인 16부작 드라마 시리즈를 두 번 본다고 치면 그만이었지만... 그래도 처음 봤을 때는 드라마가 이미 4시즌까지 나왔다는 게 조금 압박이 들었을 정도. 넷플릭스에 가입한 뒤로 보게 된 것들은 거의 한국 드라마들인지라 미드는 도전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어느새 4시즌 후반부까지 다다른 게 놀랍다고 할까요.
4시즌 7화는 재생하기 전에 그 분량 때문에 조금 망설여졌는데, 왠지 이 드라마는 후반부 시즌에 가까울수록 시간이 길어지는 측면이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이번 7화는 거의 1시간 40분에 가까운 분량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한 시간이 족히 넘는 분량임에도 지루한 부분이 없었다는 것. 생각해 보니 4시즌 들어 내가 지루하다고 생각한 캘리포니아 부분이 이번 회차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도 있었고요. 제일 중요한 점은 엘의 능력을 되찾기 위해 과거를 떠올리는 실험을 받아들이면서 과거 호킨스 연구소에서 있었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는 점입니다. 낸시 일행의 모험을 통해 뒤집힌 세계에 대한 떡밥이 약간 드러나기도 했는데 뒤집힌 세계는 멸망한 평행세계의 과거인 걸까요?
일단 빌런 관련 스포일러를 미리 들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의 빌런인 '베크나'의 정체가 첫 번째 희생자였던 빅터 크릴의 아들이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엘의 과거 회상 속에서 나오는 브레너의 조수가 엘에게 호의를 보이며 비중이 커질수록, 그가 흑막이라는 점과 빅터 크릴의 아들 = 첫 번째 실험체인 '001'이란 점은 충분히 추측 가능했습니다. 엘이 호킨스 연구소 내에서 다른 실험체 아이들에게 이지메와 따돌림을 당했다는 건 좀 의외였지만, 그래도 주인공이나 되는 엘이 과연 과거에 아이들을 학살하는 짓을 벌였을까 의문이었는데요. 비로소 이번 7화에서 연구소 내의 인간들을 닥치고 학살한 건 엘이 아니라 '001'이었다는 것이 밝혀져요.
엘은 '001' 때문에 엉뚱하게 오해를 산 것. '001'이 엘에게 호의를 보인 건, 엘의 능력치가 남다른 걸 눈치챈 것도 있었겠지만 연구소 내에서조차 소외되는 입장이라는 점이 자신의 남다름 때문에 주위와 동화되지 못한 과거와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일까 추측해 보는데요. 일단 '001' 역시 호킨스 연구소 내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것도 있었을 테지만 이미 자신의 초능력을 알아챘을 시점부터 주위 인간들을 잘못된 거라 여기고 자기 가족까지 살해하여 아버지한테 누명을 씌운 인물이니 엘과는 다르게 정신머리 자체가 글러먹었다는 느낌. 약간 타고나기를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인물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엘은 '001'의 호의 덕에 그가 호킨스 연구소의 감시를 피할 수 있게 내부의 칩을 파괴하는 등 도움을 주지만 그가 저지른 짓을 보고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능력치만 보면 '001'의 능력이 엘을 상회하는가 싶더니, 막판에 그를 소멸시켜 뒤집힌 세계로 보내버린 걸 보면 그래도 엘의 잠재 능력이 더 위인가 싶더라고요. 현재 베크나=001이 뒤집힌 세계에서 거의 시체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 건, 뒤집힌 세계로 건너가면서 몸이 무너져 내린 탓이었고요. 그리고 '001'이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여 살인을 일으키는 이유는 분노나 원한 같은 게 아니라는 것도 더스틴의 추리로 밝혀지는데요.
'001'의 능력에 마인드 플레이어의 능력이 더해진 탓인지 감응되는 호킨스의 인간들을 살해한 뒤 그 자리에 뒤집힌 세계로 이어지는 입구를 만들려는 목적이었다고요. 은근 이 드라마에서 추리력이 가장 대단한 인물이 더스틴인 것 같은데 더스틴의 추리와 행동력으로 뒤집힌 세계로 간 스티브와 낸시 일행이 입구를 찾아 빠져나오는 탈출기가 개인적으로 러시아 수용소에 갇힌 호퍼의 탈출기보다 더 흥미진진했다는 거. 하지만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데모고르곤이 수용소의 포로들을 가차 없이 살해하는 아슬아슬한 순간 호퍼가 조이스 일행의 도움으로 빠져나오는 것은 아찔하더라고요. 유달리 러시아 수용소 쪽 이야기로 가면 수위가 높은 폭력 묘사가 많이 등장하는 느낌.
그리고 데모고르곤의 힘이 2시즌에서 병원을 뒤엎었던 데모도그보다 확실히 위협적이라는 게 느껴져서 1시즌에서 저걸 어떻게 해치웠는지 놀라울 정도랄까. 엘의 초능력 없으면 인간이 저걸 상대하기도 어려운데 러시아 놈들은 뭔 깡으로 저걸 군사화하겠다고 한 걸까요... 뭐 어쨌든 호퍼는 조이스랑 재회했겠다 이제 빨리 호킨스로 돌아오는 일만 남았네요. 이제 남은 건 능력 회복한 딸과의 재회뿐. 개인적으로 이번 7화의 연출에서 좋았던 점은 베크나의 마수에 걸린 낸시가 무의식 세계에서 '001'의 과거를 보는 장면과 엘의 과거 회상이 겹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 부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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