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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기타

『십이지의 문화사』 리뷰

by 0I사금 202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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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십이지의 문화사』를  빌려오게 된 이유는 혹시 그림에 참고할 만한 고화 자료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는데요. 보는 자료보다는 학술적인 읽는 자료가 더 많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읽을 때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점도 있고요. 저자분은 이 책 말고도 한국화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쓰신 분이더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책에서는 민화 관련 자료가 적었는데 이건 책의 문제라기보단 십이지가 우리나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문화임에도 덜 중요하게 다뤄져 자료가 부족해서인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십이지의 문화사』는 십이지의 기원과 역사 속의 십이지, 십이지의 의미를 방위와 시간, 계절 개념에서부터 동물의 이미지까지 그리고 우리니라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다양하게 설명해줍니다. 초반 십이지의 자의(字意) 개념을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십이지는 각각 음양의 기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역시 재미나게 읽은 부분은 십이지의 동물 관련 설명인데 십이지 문화는 한중일 문화권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데 그 기원은 아직도 학설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십이지 개념 자체는 거의 중국고대의 것이긴 하지만 그 동물의 유래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요.

 

책에서 설명해주는 것은 그 기원이 중국 유목민족이라는 설과 춘추시대 이전이라는 설, 또 중앙아시아에서 전파되었다는 설 등입니다. 책에서는 십이지의 동물이 어떤 방법으로 방위와 시간관념에 들어가게 되는지를 설명하고 나라별 십이지 동물의 차이점도 보여주고 있지요. 한중일 문화권의 십이지는 거의 유사하지만 나라에 따라 다른 동물이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요. 예컨대 인도에선 호랑이 대신 사자가, 이집트에선 악어나 홍학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고 그리스와 바빌로니아 같은 경우도 십이지가 존재하지만 동물의 구성원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것과 판이하게 다릅니다. 구성원의 차이점은 나라마다 동물이 다르다는 점과 민족별 동물선호도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 문화에서 가지는 십이지 동물의 이미지와 의미는 제가 예전에 많이 참고했던 국가유산포털에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십이지 내에서도 동물 선호도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관련 민화 자료가 많이 실려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십이지 미술 관련도 거의 왕릉의 석상에 한정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 아쉽더라고요. 이건 십이지 문화 자체가 장례문화와 관련이 깊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아마 민화의 십이지는 민화라는 분야 자체가 연구가 미미한 점이 있기 때문에 그 자료가 적은 게 아닌가도 싶어요. 왕릉의 석상 자료가 많은 이유는 우리나라에 왕실유물이 보존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인 듯합니다. 좋은 자료긴 하지만 역시 민화에 관련된 자료가 적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에요.


외에도 마지막으로 책에선 중국과 일본의 십이지 문화도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한중일의 십이지 문화는 영향을 주고 받은 게 있어서 서로 유사성이 존재하는 것 같더군요. 많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십이지에 대해 더 폭넓게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십이지에 대해 흥미가 생겼지만 마을도서관 내에서도 십이지 관련 자료가 매우 적기 때문에 이 책이 제게 알려주는 바가 큽니다. 십이지는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파된 것이지만 우리 문화에도 뿌리가 깊고 그 때문에 좀 더 연구할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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