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7화 리뷰입니다. 저번 『본 대로 말하라』 6화는 여러 가지 반전 코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충격을 줌과 동시에 성범죄자가 아이를 납치하는 사건이 이어져 답답함과 불안을 안겨주며 끝을 맺었습니다. 그래도 주인공들이 해결할 사건이고 이번에 납치 피해자인 현수라는 아이가 차수영과 친분이 있는 아이인 만큼 설마 죽거나 비극적인 결말로 주인공에게 트라우마를 남기진 않겠지 하는 심정으로 보았습니다. 드라마 수위 자체가 높고 긴장감이 감도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국 드라마에서 아이를 죽이겠냐는 그런 믿음도 있었고요. 하지만 중간에 시체가 담긴 포대자루가 등장했을 때 좀 놀라긴 했습니다.
다행히 포대자루에 나온 것은 아이 시신이 아니고 6화에서 아이를 쫓아가 납치했던 성범죄자의 시신이었는데 여기서 드라마가 특이했다 느낀 것은 정말 생각지도 못 한 전개를 탔기 때문이에요. 오현재와 박하사탕 살인마와의 사투가 여러모로 충격을 주고 끝나면서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된 셈이라 좀 몰입도가 떨어지려나 싶었는데 이번 7화에서도 상상도 못한 전개가 등장해서 몰입도가 솟았습니다. 6화의 납치범을 살해하고 피해자인 아이를 납치한 또 다른 범인이 등장했는데 그 범인은 다름 아닌 6화에서 납치범의 차와 접촉 사고를 냈던 변호사였던 것.
처음 이 변호사가 등장했을 때는 사건의 중요 증인이 되어 주인공들의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예상을 깨버리는 전개에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요. (배우분이 낯익은 게 다름 아닌 타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수녀님 역할 하신 배우였음) 한 사건에서 아이를 납치한 범인이 교체된다는 엔간한 범죄 수사물에서도 보기 힘든 루트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범죄 수사물에서 한 사건에 범인이 두 사람일 경우 공범 아니면 모방범인 경우가 많고 찐 범인은 페이크 범인 뒤에 은밀하게 숨겨놓은 뒤 처음엔 암시만 던져주면서, 페이크를 조종하거나 그에게 죄를 덮어씌우거나 하는 역할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반면 『본대로 말하라』 6화와 7화에서 이어지는 사건은 납치범이 두 명 등장하지만 이 둘이 공조 관계나 모방 관계는 아니요, 어디까지나 둘이 엮인 것은 우연이었으며 또 다른 범인을 다른 범인 뒤에 숨겨놓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얽힌 인물이 제 딴엔 아이를 구하려고 범인을 처단하고 또 다른 납치범으로 전환된다는 전개로 이런 건 지금까지 본 범죄 수사물에서도 드물었기 때문에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변호사가 굳이 아이를 납치한 이유는 자신 역시 과거 범죄자에게 아들을 잃고, 피해자인 현수에게 자신의 아들을 투영했기 때문인데 현수란 아이에겐 끔찍한 트라우마지만 그 사연도 알고 보면 좀 안타까웠다는 거...
그리고 이번 7화에서 주인공들의 포지션이 확실해진 것 같은데, 처음엔 오현재가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다른 주인공이 오현재의 몸과 움직임을 대신하는 역할이 신선하지 않았을까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영분에서 오현재는 현장을 직접 다니며 프로파일링을 시도하고 그 프로파일링이 정확하기는 하지만 기억력 자체는 평범한 인간에 가깝기 때문에 중요한 단서를 놓칠 수 있으므로 결국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가 본 상황과 현장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차수영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반면 차수영은 능력치는 일반인을 초월하지만 아직 광수대에 막 들어온 초짜이고, 프로파일링 자체는 오현재를 따라가지 못하다는 점이 두 주인공의 관계를 윈윈하게 만드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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