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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본 대로 말하라』 11화 리뷰 (2020. 3. 8. 작성)

by 0I사금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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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11화 리뷰입니다. 이번 11화 초 중반부를 시청할 때는 흑막의 얼굴도 끝내 밝혀지지 않고, 차수영이 쫓던 어머니를 치고 도망간 뺑소니범이 좀 허무하게 잡힌다 싶어서 이야기가 좀 심심하다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 들어서면서 오현재가 범인이 숨어 사는 아지트를 발견하여 그곳에 몰래 잠입하고 그 범인의 단서가 좁혀짐과 동시에 황하영 팀장에게 숨겨진 비밀이 이제 좀 또렷하게 암시되면서 이야기의 궤가 맞춰지는 것 같아 몰입도가 올랐습니다. 아무래도 토요일 본방보단 일요일 본방 내용이 더 흥미진진할 것 같더라고요. 진범이 누구인지 끝내 드러나진 않았지만 경찰 관계자로 추측되는 게 실톡에선 대다수가 차수영의 동기인 강동식을 의심하고 있더라고요. 뭐랄까 배우가 특별출연치곤 많이 나오는 게 의심스럽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그리고 밤늦게 하는 OCN 시리즈답게 섬뜩한 몇몇 장면이 있어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1화에서 차수영에게 태클 걸던 방계장이 목 졸려 살해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 데다 모자이크 처리를 하긴 했지만 4789호실에 입원한 환자 엄수탁이 오현재에게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말해주는 장면은 애인을 눈앞에서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상황도 상황이려니와 그 묘사가 놀라웠을 정도. 이 회상 신 내용이 오현재의 상황 겹쳤기 때문에 오현재가 그에게 유한 모습을 보여줬던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이 엄수탁이 정신 병동을 탈출한 뒤 진범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은 모자이크가 아닌 교묘하게 나뭇가지 등으로 가린 모습으로 연출되었으나 섬뜩하긴 마찬가지였고요. 그나마 엄수탁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살해당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적긴 했지만요.


그동안 황하영 팀장의 과거는 주인공 셋 중 유일하게 확실하지 않고 일종의 암시만으로 등장했는데, 그간 나온 단서를 보면 오현재에게 마음이 있었고 그 약혼녀 이수를 부러워했던 거 같은 느낌에 이수를 죽이라 사주한 이가 황팀장일지도 모른다는 복선이 있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황팀장 흑막설은 아니길 빌지만) 황팀장의 과거 회상신에서 살인범-오현재가 쫓는 진범-에게 살해 위협을 당하고 있었던 장면이 나왔고 마지막 그 앞으로 배달 온 녹음기에서 흘러나온 진범의 '죽이고 싶은 사람을 말하라'는 대사와 그것을 듣고 기겁하는 그 모습을 보면 그 상황이 대강 그려지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황하영 팀장은 진범에게 납치되어 목숨의 위협을 받고 고문을 당하면서 진범에게 유도되어 평소에 좀 미워했던 오현재의 약혼녀 이름을 말했던 것으로 추측되고요. 


결국 황하영 팀장이 흑막은 아니지만  진범의 농간에 의해 상황이 그렇게 끌려갔던 것으로 보이더군요. 나중에 오현재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반응하게 될지 궁금. 현재 오현재의 심리 상태를 보면 범인을 끈질기게 추적하면서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선 묘하게 체념하는 느낌이 있어 과연 황팀장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릴까 싶기도 하고요. (황하영 팀장의 과거가 추측한 대로라면 결국 원흉은 범인이기도 하고) 적어도 황팀장과의 관계에서는 11화에서 차수영이 뺑소니범을 잡으면서 한 행동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반면 최부장은 하태식한테 사주하여 중건 삼거리 범인 시신도 위조하는 등 (하태식 명령으로 시신을 가져다 놓은 이가 4789호실의 엄수탁) 흑막과 직접 관련은 없더라도 발목 잡은 것은 사실이라 좀 사이다스럽게 한방 먹였으면 하는 마음이.


오현재가 범인의 행방을 쫓는 동안 차수영은 대포차 추적 끝에 뺑소니범을 잡았고 범인에게 죄를 추궁하면서도 폭력적인 방법으로 보복하지는 않았는데 이 장면이 슬프면서도 꽤나 성숙한 선택이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소시효가 끝나서 더 이상 처벌도 어렵단 것도 이유였던 지라 차수영 입장에선  억울한 상황이기도 했지만요. 그런데 진범의 아지트에서 발견된 인형 때문에 진범이 뺑소니범과 관련 있는 존재라는 게 막판에 밝혀졌는데 그나마 뺑소니범은 자기 죄에 대한 자각은 있어서 심적으로나마 고통을 줄 수 있었지만 현재 오현재와 황팀장이 쫓는 진범은 그런 게 없어 보이는 유형이고 살인 동기도 모르겠는 데다 현재까지는 쾌락 살인마 같은 기미가 있어서 적어도 얘는 뺑소니범처럼 자기 죄 때문에 괴로워한다거나 할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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