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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크나이트』 리뷰

by 0I사금 2025.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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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는 배트맨 실사 영화 시리즈이긴 합니다만 영화 개봉 당시 유명 평론가들의 평을 찾아봤을 때 히어로 영화 장르면서도 상당히 현실적인 색채를 띄어서 오히려 배트맨의 코스튬을 제외하면 범죄 스릴러 영화 같다고 하거나 혹은 그 코스튬만이 따로 붕 떠서 존재하는 것 같단 평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원작에서는 초능력자 비슷한 존재나 괴물에 가까운 캐릭터들도 제법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 것에 반해 이 다크나이트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악당 - 갱단과 테러리스트 -들이 설치기 때문일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종종 몇 장면에서는 히어로물이 아니라 평론가들 말처럼 범죄 영화를 보는 느낌이 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조커가 나오는 장면들은 다시 봐도 섬뜩한 장면들이 상당하므로. 그와 별개로 조커 역을 맡은 히스 레저의 연기력은 다시 봐도 오싹할 정도입니다.

영화의 한 축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로써 조커는 그 구성으로 봤을 때 배트맨의 거울과 같은 존재로 등장합니다. 조커의 캐릭터가 강렬하다 보니 진 주인공이 조커라는 소리도 있지만 진 주인공이라기보단 갈등을 부여하는 역할로 주인공의 대립자로써 극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봐야 하며 엄연히 주인공의 위치는 배트맨이죠. 하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 주인공을 확대시킨다면 조커나 배트맨과 같은 특정 캐릭터가 아니라 고담이라는 도시 자체를 하나의 주인공으로 볼 수도 있단 생각이 드는데 모 유명 미국 드라마가 한 개인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극을 이끌었고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그 영향을 받았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나더군요. 즉, 고담 내에서 활약하는 배트맨이 주인공인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배트맨이란 인물을 통해 변해가는 고담의 모습이 주인공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히어로로서의 배트맨 캐릭터도 기존의 영웅상과는 달라서 영화 속에서 브루스 웨인-배트맨은 단순 고담 내 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하나의 상징으로 고담 내의 범죄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일반 시민들에게 주고 싶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즉 배트맨의 캐릭터는 구제가 아닌 계기를 주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완벽 초인이 아니기 때문에 분명 한계가 있는 데다 배트맨의 행동이 영화 초반엔 오도되어 사람들이 배트맨 흉내를 내는 해프닝이 있었고 영화 속 사건들의 원흉을 고담의 부패가 아니라 배트맨 한 사람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함이 엿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이것이 극적으로 드러난 것이 조커의 배 폭파 실험으로, 영화 속에서 조커로 인해 유발된 상황들은 배트맨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고담 내 시민들에게 변화의 계기로 작용한 것이 아이러니라는 게 특징. 

영화는 의도적으로 배트맨과 조커를 대비시키는데 고담 내의 법과 질서에 포함되는 존재가 아니라 법 바깥에 위치하는 인물로 사람들에게 뭔가 초월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 화장과 가면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일종의 코스튬으로 얼굴과 정체를 가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법 테두리 바깥에 있으면서 배트맨은 고담 내에 질서를 원하고 조커는 혼돈을 바란다는 점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 내에서 조커를 만난 사람들은 조커를 미치광이 내지 혼돈의 상징으로 그를 받아들이지만 영화를 다시 보고 느낀 것은 조커는 미쳤다고 하기엔 그 행동이 상당히 계획적이고 계산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말 미쳤다면 이렇게 계산적인 행동은 생각하지도 못했을 듯하며 자신이 혼돈이라기보단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요. 다만 사상이 엄청 비뚤어져 있어 인간이 왜 저리 되었는지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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