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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수사반장 1958』 8화 리뷰 (2024. 5. 11. 작성)

by 0I사금 2025.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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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수사반장 1958』 8화 리뷰입니다. 오늘은 다른 회차와 비교하면 이야기의 구성이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도 그럴 것이 한 에피소드에서 두 개의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것을 수사하기 위해 1반의 멤버들이 각기 갈라졌다는 점이에요. 전 에피소드에서도 사건이 여럿 등장한 적은 있기는 했지만 보통은 자잘한 사건들이 메인 사건이 터지기 전에 단발성으로 나오거나, 분위기를 띄우거나 전환하는 정도로 나오는 수준이었고 두 개의 사건이 동시에 중점으로 전개된 건 8화가 처음인 것 같아서요. 일단 8화는 시작부터 취객의 뒤통수를 후려쳐 지갑을 강탈해 가는 날치기 사건으로 시작했고, 수사 1반이 이 사건을 조사하러 떠날 무렵 다른 곳에서 30대 여성이 집에서 살해당한 사건의 신고가 들어와 따로 수사를 하게 되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은 박영한과 서호정이, 날치기 사건은 김상순과 조경환이 각각 조사를 하러 떠나게 되는데요. 이번 회차에 등장한 두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소년법의 모순점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주인공들이 담당하게 된 두 사건 모두 소년범들이 저지른 짓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보다 보면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를 경우 어떤 식으로 처벌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다 보니 현재와는 기준이 좀 다르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미성년자들이 저지른 범죄가 저 시대라고 없을 리는 없을 테니까요. 회차가 마무리되고 자막으로 소년법이 1953년도에 제정되었다는 설명이 나오면서 이번 회차에서 다뤄진 사건도 어느 정도 모티브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특히 김상순과 조경환 측이 수사하러 다닌 사건은 8화 초반 지나가는 장면으로 나온 고산개척단이라는 개척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체와 관련이 있었는데요. 궁금해서 조금 찾아보니 이 '고산개척단' 역시 과거 실제로 있었던 단체와 인권 유린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추정되더라고요. 고증이라고 할지 시대적으로 암울한 사건이 한 회차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고 해야 할까요. 김상순과 조경환은 곤봉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공격한 날치기 사건을 수사하면서 함정을 놓아 범인들을 잡아내는데 성공하는데요. 어디서 보니 함정수사에서 쓰이는 돈은 형사들이 직접 마련하는 거라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 김상순이 돈 많은 취객인 척하고 돌아다닐 때 주변에 뿌린 돈은 회수는 할 수 있었으려나 싶더라고요. 저 시대에도 경찰 월급은 박봉이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그렇게 잡힌 범인들은 전부 미성년자들에 고아 출신이었으며 고산개척단에 끌려갔다가 인권유린과 아동학대를 겪고 탈출한 이들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사건을 해결한 수사 1반마저 착잡한 심정을 지우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드라마적인 각색이긴 하겠지만 날치기 사건의 범인들이 겪은 일을 알게 된 수사 1반이 고산개척단을 직접 찾아가 아이들을 학대하는 단장에게 으름장을 놓는 장면이 그래도 이번 회차의 사이다이기도 했어요. 또다른 사이다는 전 서장인 최달식이 중앙정보부 사모님들 백화점 쇼핑 때문에 종남경찰서 인력을 경호인력으로 쓰겠다는 이야기에 수틀린 백도석이 수를 써서 백화점을 영업정지 때리고 이에 최달식이 노발대발하며 뺨을 갈기자 이에 앙심을 품은 백도석이 그의 비리를 윗선에 고발하여 끌려가게 만든 장면이었다고 할까...


역시 악당들은 신의가 없고, 서로 통수를 치는 게 묘미이긴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최달식이 퇴장할 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할까요? 드라마가 확실히 마지막에 가까워지다 보니 그런 듯도 한데 어쨌든 남은 빌런은 백도석 하나뿐이니 어그로는 줄었다고 해야 하나...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면 김상순과 조경환이 날치기 사건을 수사하는 동안 박영한과 서호정 쪽이 맡은 사건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살인이라고 해도 좋았습니다. 배경이 60년대이지 사건의 구성 자체는 현대에도 일어날 법한 사건이었다고 해도 좋았고요. 30대 여성이 집에서 살해당한 사건은 그녀의 아들이 범인이었으며 머리를 써서 어머니의 애인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하는 등 영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류였습니다. 물론 영악하다고 해봤자 허술한 구석을 숨길 수가 없어서 결국 박영한 일행에게 범행이 들통나긴 합니다만...


이번에 범인이란 게 밝혀진 피해자의 아들은 어머니 이전에 자기 아버지한테도 불만을 품어 그를 살해한 전적이 있었고,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내세워 가벼운 처벌만을 받을 거라며 형사들을 조롱하기까지 하는 놈이었는데요. 다행히 여기서 뜻밖의 반전이 드러나 형사들을 조롱한 범인은 처벌을 받는 결말이 나긴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성인에 비하면 관대한 처벌을 받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긴 합니다만... 그런데 이 사건은 특이한 게, 당시에도 사이코패스 유형의 인간은 있었겠지만 그런 개념 자체가 아직 낯설기 때문에 수사 1반처럼 여러 사건의 범죄자를 만난 이들에게도 특이한 사건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기다 주인공인 박영한이 곧 아버지가 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존속 살인은 여러 의미가 교차했을 에피소드이기도 했습니다.

​※
이번 8화의 엔딩은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싶을 때 마지막에 불길한 여운을 남겨주는 구도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왠지 이번 사건은 연쇄살인일 것 같은 예감. 난실의 친구가 일하는 공장에서 여공들이 행방불명 되었다는 언급이 나왔을 때 또 다른 사건의 예고인가 싶더니 바로 마지막에 터뜨려주더라고요. 

 

그리고 최근 회차에서 난실의 비중이 조금씩 는다 싶더니 왠지 다음 사건에선 좀 더 중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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