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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19화-20화 리뷰 (2020. 4. 21. 작성)

by 0I사금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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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19화-20화(구 10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원체 페이크가 많아서 스토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감이 안 잡히는데 이번 방영분으로 인해 제가 예측했던 것 상당수가 틀렸다는 것이 확인되었네요. 그런데 드라마에서 그려진 반전이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아귀가 상당히 들어맞는 게 있어서 감탄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반전은 그동안 이 드라마 속에서 가장 흑막일 거라고 생각했던 이신 원장이 우리가 생각했던 빌런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카페 사장 황노섭 노인은 이신 원장이 심은 사람인 것 맞지만 생각보다 큰 반전은 없었고요. 그냥 배정태 대신 남은 리셋터들의 근황을 보고하는 인물이었달까.


그동안 이신 원장을 좀 신비롭게 때로는 뭔가 불길한 내면을 숨긴 것처럼 연출하며 리셋을 시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미래를 꿰뚫어 본 것처럼 보여줘서 당연히 진행된 모든 사건의 뒤에는 이신 원장의 계획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라마 전개를 종잡을 수 없기에 나중에 다른 반전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현 상황에서 리셋터들에게 그녀가 특별히 원한을 가진 건 아니라는 게 드러났어요. 그리고 진짜 살인범인 박형사와는 공조 관계일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번 회차에서 이신 원장과 박형사가 만나는 장면을 통해 두 사람이 서로 처음 만나는 관계임을 확인시켜 주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왜 두 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는가 의아했다가 후반부 진실이 드러나면서 납득이 가더라고요.


박형사의 농간으로 고재영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지형주는 신가현의 조사- 배정태와 접촉한 뒤 최영웅을 찾기 위해 그의 고교 시절 담임을 찾아간 형사를 확인하는 과정 -를 통해 박형사야말로 연쇄 살인범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충격에 휩싸인 그는 이신 원장을 찾아가 진실을 알려주길 추궁했고 이신 원장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돼요. 지형주가 파트너인 박형사의 죽음을 맞이했던 리셋 전의 상황은 실은 이미 리셋을 여러 번 시도한 이신 원장이 살인범인 박형사를 제거하기 위해 특별히 상황을 설계했던 것이었고, 원래대로 흘러가는 운명이었다면 그날 살해당하는 인물은 박형사가 아닌 지형주였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박형사가 살해당하는 상황을 만들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해서  그가 앞으로 저지를 살인을 막으면  리셋터들의 죽음은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었다는 거였죠. 박형사가 리셋터들을 골라 죽인 게 아니라 그가  죽인 사람들이 리셋터로 선택받았다는 게 정확한 진실이었고요. 다만 이신 원장의 말이 맞는다면 지형주는 원래 박형사 대신 죽을 운명이었으므로 박형사의 살인 목록에서 제외된 셈이지만. 즉, 박형사는 리셋이란 상황 자체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으며 중간에 지형주가 자신의 리셋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이 죽인 자들이 어떤 연관성을 띠는지 나중에 파악한 셈이고 이신 원장과는 관련 없이 제멋대로 사람을 죽여나간 결과물이었어요.


다만 박형사가 어째서 살인범이 되었는지, 그가 어떤 기준으로 피해자를 골랐는지는 의문. 원래 싸패인 쾌락 살인마였는데 경찰로 살면서 본성을 숨겼던 건지...? 아마 후배인 지형주에게 의도적으로 누명을 씌운 것은 지형주가 사건의 진실과 너무 근접해 있기 때문에 일부러 그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계획한 일이었다고 생각되는데 하는 행동을 보면 딱히 지형주에게 동료애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형주의 입장이 좀 안쓰러운데 자신이 과거를 거슬러서 살리려 했던 사람이 실은 살인마였고 자신의 통수까지 쳤다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한 셈이니... 거기다 원래 그날 죽어야 했던 게 자신이었다는 엄청난 진실도 더불어요. 


그런데 이게 은근 불길한 것이 설마 지형주 사망 플래그를 돌려 이야기하는 건 아니겠지요? 설마 저리 고생하는 인물을 심지어 주인공인 캐릭터를 죽일 거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이런 상황에서 지형주와 달리 상대적으로 신가현이 냉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그는 여러 번 주변인들에게 배신당했기에 면역이 되어서 그랬던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신가현은 연쇄 살인의 실체에 가장 먼저 근접한 인물이고, 오늘 박형사의 실체를 알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그가 전화를 했을 때 적당히 상황을 둘러대어 의심을 피하는 등의 활약도 하는데 오늘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이 박형사 한 사람에게 놀아나는 상황이라 답답했음에도 이 부분이 좀 대단했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번 방영분에서 보여준 내용대로라면 이신 원장이 리셋터들이 모였을 때 밝힌 '사람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라는 그의 말은 진심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당시 연출이 너무 이신 원장을 악녀처럼 묘사했기 때문에 당연히 거짓말이겠거니 싶었는데... 이 드라마 진심 페이크가 너무 많아서 놀라울 정도. 또 그동안 의문이었던 첫 번째 사망자 박영길의 존재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 역시 원래는 박형사의 타깃이었지만 리셋 당시 부작용으로 엉뚱하게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박형사의 타깃 목록에서 벗어난 셈이라 전리품 중 유일하게 박영길의 물건만 안 보였던 것으로 파악되네요. 그리고 박영길의 뜻하지 않은 죽음 때문에 그의 후임이었던 다른 택배기사 장진우가 박형사의 타깃으로 대신 선택된 거라 해석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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