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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6화(최종화) 리뷰 (2022. 8. 18. 작성)

by 0I사금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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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6화 최종화 리뷰입니다. 그동안 꾸준히 보던 이 드라마도 마지막 화에 다다랐는데요. 마지막까지 달린 총평을 말하자면 중간에 많이 아쉬운 부분이나 전개가 삐끗한 부분이 적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종화는 무난하게 주인공의 성장으로 마무리 지었다는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결말이 심하게 이상하게 나는 작품을 보면 괜히 시간 낭비한 것 같아 화부터 나긴 했지만, 요새는 드라마 한 편 보고 재미있는 시간 보냈으면 되었다 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는 경향도 생긴 것도 있고요. 괜히 찜찜하지만 않아도 괜찮고 그래서 그런지 전개에서 좀 보완했으면 하는 점도 없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느낌. 정규직 변호사가 된 우영우의 뿌듯함과는 좀 결이 달라도 기분 좋게 끝났다는 생각.

특히 엔딩의 장면을 1화에서 우영우가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연출을 하면서도 처음 회전문을 앞에 두고 당황하지 않고 스스로 문을 빠져나오게 한 것은 좋았다고 여겨졌어요. 반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러브라인인데, 로맨스가 아닌 장르물이나 성장 서사물에서 로맨스 요소가 지나치게 넘쳐 장르를 흔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러브라인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양념 수준으로 첨가된 것만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물론 이 드라마의 러브라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기야 하겠지만 그 비중이 쓸데없이 커진 건 무리수였다는 생각이에요. 특히 동료 변호사인 최수연과 권민우가 엮이는 건 진짜 불필요했다고 보고요. 권민우의 캐릭터가 급격하게 변한 건 이미 전 리뷰에서도 쓴 바 있으니 생략.

거기다 어차피 주인공 커플은 막화에 다시 엮이겠거니 하는 심정으로 본 지라 둘이 중반에 화해하고 다시 연인이 된 것은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태수미를 설득하러 가는 급박한 와중에 시간 참 많다는 생각을 했을 뿐. 주인공의 멘토 역할인 정명석이 회복하고 전 부인과 다시 합친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대신 비중이 줄어든 건 많이 아쉽더라고요. 이번 16화의 사건은 전편 라온 해킹 사건의 연장선으로 방통위의 과징금은 피해 갔지만, 개인 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의 공동 소송은 피할 수 없던 상황. 그런데 라온을 해킹한 장본인은 공동소송을 주관하는 태산 변호사의 대표인 태수미의 아들 최상현이며 최상현은 라온의 공동대표- 안경 쓴 양반 -로부터 부탁을 받고 그 일을 벌였다는 사실을 자기 엄마에게 털어놓습니다.

최상현이 자백을 한 이유는 라온의 다른 대표가 법정에서 자살시도를 하여 혼수상태에 빠지고  (이 분은 나중에 회복됨) 사태가 커졌다는 점에 자책감을 느꼈기 때문인데, 태수미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으므로 아들의 범죄를 묻어두려고 합니다. 그러자 자수를 하고 싶었던 최상현은 아빠는 다르지만 자신의 친누나인 우영우를 찾아가 자신이 저지른 짓을 털어놓고 벌을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혀요. (우영우는 엄마 말을 안 들으니까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나...) 여기서 동생의 존재를 알고 놀란 나머지 계속 고객 대하듯이 존댓말을 놓지 않는 우영우의 모습이 웃겼달까. 그런데 놀라운 건 태수미의 자식들 둘 다 분야만 다를 뿐 천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태수미의 남편은 작중에서 특별한 비중이 없어서 서사에 영향력이 없다는 것도 생각해 보니 독특했다는 생각이.

최상현은 자신의 자백 영상을 우영우에게 넘기고, 한바다 측에서는 이 영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요. 일단 라온의 변호사로 나선 이상 한바다 측에서 현 라온의 대표가 벌인 해킹 자작극을 밝히는 건 고객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 되고, 그렇다고 이 사실을 묻어버리는 건 사회 이익에 반하는 딜레마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해법을 찾아낸 건 우영우인데, 우영우는 자신들은 회사인 라온의 변호사지 자작극을 벌인 공동대표 개인의 변호사가 아니라는 근거를 들어 라온 이사회에 이 사실을 전한 뒤, 자작극을 벌인 공동대표를 해임시키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라온 회사의 이익에는 반하지 않게 사건을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최상현이 개인 정보들을 암호화시킨 상황이라 누출이 되지 않으면서 개인 정보 유출은 성립되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하고요.

이 장면에서 고래가 떠오르며 해법을 제시하는 게 오랜만에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고 할까. 하지만 그렇다고 재판이 한바다 측에 유리하게 흘러간 것은 아닌데, 법정에서 자백 영상만으로는 사건의 진위를 파악할 수 없고 상대편 변호사가 증인을 심문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다시 한바다 측이 불리해집니다. 이에 한선영은 아예 영상을 터뜨려 여론전을 형성할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거기다 최상현은 엄마의 압박으로 미국행을 강요받게 된 상황이라 우영우는 이대로 가면 최상현은 자수할 기회도 놓치고, 그저 범행을 은폐하려는 구린 금수저 취급을 받게 된다며 그를 증인으로 내세우기 위해 태수미를 설득하겠다고 나섭니다. 중간에 방해하듯 끼는 장승준이 짜증 나긴 했지만 한선영 대표가 쿨하게 그것을 허락하면서 좀 긴박하게 우영우와 태수미는 독대하게 되고요.

이때가 바로 인사청문회 직전이라 급박한 상황이었는데 러브라인도 해결하겠다 약간 늘어지는 기미는 있었지만요. 어쨌든 우영우는 태수미가 자신에게 좋은 엄마는 아니었지만 동생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 말이 와닿은 것인지 결과적으로 최상현은 증인으로 나와 자신의 범행을 증언하며, 재판은 한바다 측이 승소하고 태수미는 책임을 지기 위해 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하게 됩니다. 하지만 태수미가 자기 아들의 과오를 인정하며 깔끔하게 사퇴한 것을 보면  태수미의 평판 자체는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한선영은 한선영대로 태수미를 사퇴시키고 재판에서도 승소하는 등 내가 볼 때 결국 두 사람은 어느 쪽도 큰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느낌이랄까. 이번에 한선영이 태수미를 한번 봐줬다는 듯이 말하는 걸 보면, 서로 척을 지긴 했지만 미운 정이라도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조금 걱정했던 건 드라마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태수미와 한선영의 캐릭터였는데 흔히 능력과 재력을 지닌 여자들을 단순한 악녀처럼 묘사하는 우를 이 드라마가 범할까 봐 걱정을 했었거든요. 중간에 태수미가 우영우와 아버지를 미국으로 보내네 뭐네 할 때는 좀 캐붕이라는 생각도 들던 적이 있어서요. 하지만 한선영은 태수미에 대한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면서도 결과적으로 선을 넘는 행위를 하지 않았고, 태수미 역시 우영우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 두 캐릭터의 명예는 같이 지켜졌다고 할까요. 솔직히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성격이 항상 일관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얄미운 장승준마저도 막판에는 제대로 변호를 해내는 등 마지막에는 등장인물들을  챙겨준 느낌이라 불쾌감은 남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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