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을 받아 영화 『범죄도시』 2편을 극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셈인데, 『범죄도시』는 1편을 보지 않은 상태로 2편을 먼저 보게 되었네요. 내용을 확인하니 굳이 1편을 보지 않아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 2편을 재미있게 보고 온 나머지 집에 오자마자 1편을 찾아 결제를 하고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영화의 감상은 2편→1편 순. 그리고 같은 시리즈라고 해도 영화의 1편과 2편의 분위기가 다른 구석이 있어 저절로 비교를 하면서 보게 된 구석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액션과 폭력의 강도는 2편》1편이었습니다.

1편의 내용이 가리봉동 내를 장악한 중국인 범죄조직을 축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석도를 포함 경찰들의 활약이 주가 되는 범죄 수사 느와르였다면, 2편은 오로지 마석도 한 사람이 빌런을 때려잡는 액션 히어로물에 가깝다는 생각. 주변인들의 비중과 활약을 좀 더 챙겨준 것은 1편에 가까우며 2편은 1편에 비하면 전개가 많이 단순한 편이었습니다. 다만 빌런의 특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2편은 종종 스릴러물에 가깝다는 연출도 있었고요. 1편이 청불이고, 2편이 15세 관람가인데 섬뜩한 장면은 오히려 2편에서 더 많이 연출된 느낌.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서 망정이지.

잔인함의 수위는 2편이 더 압도적이라 생각되지만, 의외로 영화 속 상황이 자아내는 불쾌함은 1편이 더 큰 편. 1편의 장첸이나 2편의 강해상이나 빌런이 사람을 무자비하게 고문하고 토막내는 잔인한 놈들이라는 특징은 같지만, 2편의 강해상은 그 캐릭터가 현실적인 범죄물이 아니라 스릴러물에 흔히 나올 법한 초현실적인 싸이코패스 타입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에요. 아마도 그가 폭력을 쓰는 상대가 대부업체 쪽 인물이나 자기를 죽이러 온 조폭 내지 경찰들이며 돈에 대한 집착 외에는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적기 때문에 그런 성향이 두드러진 것 같지만... 어쨌든 현실에서 보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이라 좀 불구경하는 느낌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반면 장첸은, 그가 이끄는 조폭 집단의 악랄함을 그리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여성 상대로 폭력을 쓰거나 강간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경찰들에게 협력한 가게의 노인과 손자를 공격하는 등 명백하게 약자인 사람들을 상대로 비열한 짓을 저지르는 경향이 강해 너무 현실에 있을 법한 악당이라고 느껴지더라고요. 1편의 엔딩에서 경찰들에게 협력한 가게의 노인과 손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더 확실하게 설명을 붙여주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빌런의 최후도 차이가 있는데, 1편의 장첸은 화장실에서 두들겨맞고 울부짖다가 정신을 잃는다면, 2편의 강해상은 과연 살아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버스 안에서 두들겨맞고 정신을 잃습니다. 어느쪽이든 빌런들이 쌍놈이라서 사이다인 건 맞지만. 그런데 한놈은 울부짖다가 쓰러지고 한놈은 저항도 못하고 처맞고 쓰러지는 것도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 차이점이라고 생각돼요. 빌런들이 또 다른 빌런과 싸우다가 자멸 루트를 밟는다는 건 1편과 2편에서 동일하게 반복되며, 이 둘을 낚는 방식도 비슷하게 나오는데 함정을 눈치 못 채는 걸 보면 빌런들이 생각보다 지략형은 아닌가 봐요.

1편에서 주인공인 마석도가 접대받는 장면을 굳이 넣어야 했나 싶더라고요. 주인공이 너무 비리 경찰 같아서 불필요했다는 느낌이며, 저런 걸 서비스신이라고 넣은 건지 의도를 알 수 없던 장면이었어요. 이런 범죄물에 여캐의 비중은 적을 수밖에 없다지만 그 활용도가 지나치게 소모적이라는 생각. 특정 부류의 캐릭터를 못 쓸 거라면 아예 넣지 않는 편이 더 깔끔하며 아예 그런 여지를 차단한 2편은 그런 방면으로 눈쌀 찌푸릴만한 장면은 없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1편의 빌런이었던 장이수가 2편에서 개그 캐릭터로 변모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인데 1편에서 그저 그런 악당이 2편에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역할로 바뀌었더라고요. 의외로 막판에 활약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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