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트레인』 10화 리뷰입니다. 12부작인 작품이고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이 쫓던 진범의 정체도 드러났겠다 이제 어려운 일 없이 사건을 해결하는 일만 남아 굳이 다음 주까지 내용을 늘릴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드라마가 안겨주네요. 석민준이 자기 범행을 고백하며 자수하긴 하지만 실질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라 범행을 입증하기 힘들어 결국 자백을 하더라도 제시간 안에 증거를 못 찾으면 고대로 풀어주어야 하는 상황.
석민준이 저지른 살인의 증거물들 - 12년 전 한서경의 집에서 훔친 패물과 죽은 사람들의 시신-을 A 세계로 던져버린 것 때문에 증거가 남지 않아서 조만간 주인공 서도원 A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 증거를 찾아오겠거니 싶었지만 의외로 그런 전개가 호락호락 나오지 않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A 세계에서도 버려진 시신들은 증거물로 경찰서 어딘가에 보관이 되어 있는데 서도원 A가 그걸 빼돌린다면 그건 그거대로 난리일 테고 결국 B 세계에서 형사들이 어떻게든 범행을 입증하려 발로 뛰게 되더군요.
그리고 석민준에게 또 다른 공범이 있고, 그것이 경찰 내부의 사람이라는 게 취조실 장면에서 드러나는데 어제 9화 방영분에서 석민준의 과거 회상 장면에 등장한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손만 등장), 그리고 한서경이 그가 가진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책에 끼워진 반쯤 찢어져 특정 인물이 사라진 사진을 통해 석민준이 누군가를 피해자들에게 투영하고 있다는 대사를 하여 대강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아무래도 석민준은 과거 어머니한테 버림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그동안 왜 석민준이 별 관련도 없는 애꿎은 여자들을 죽였는지 설명이 되던 부분이었다고 할까요.
즉 석민준은 OCN 전작인 『터널』에서 카피캣으로 등장한 정호영하고 비슷한 살인범으로 해석해야 할 듯. 정호영이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엉뚱한 여자들에게 투영한 것처럼 석민준 역시 애꿎은 여자들한테 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을 푼 걸로 보이던데 석민준과 관련 있는 어머니뻘 여성, 그리고 죽은 서도원 B의 시체를 빼돌릴 수 있는 인물이자 경찰 관계자라면 결국 남은 사람은 과장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석민준은 서도원 A와 대치하는 장면에서 다른 세계의 여부나 서도원 A의 정체를 가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므로 A 세계로 넘어가 한서경 A를 살해한 장본인은 그가 아닐 수 있다는 암시를 남겨줬습니다.
드라마 초반 나온 한서경 A를 저격한 총은 경찰 총이라는 점도 그렇거니와 결국 석민준이 살해한 피해자의 시신을 치워 준 공범이 과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드라마 내내 암시하다가 막판에 확인사살을 시켜주더군요. 은근히 관련 복선이 하나 더 나왔던 게 B 세계에서 살해당한 마약 브로커 이진성의 집에서 나온 혈흔 중 하나가 여자의 것이라는 언급이 다시 나오면서 이진성을 살해한 장본인도 과장이라는 게 드러났고요. 아마 과장의 숨겨진 아들이 석민준이기에 그녀는 죄책감 때문에 아들을 감싸주려 살인 행적을 덮어준 것이었을까요.
다만 B 세계에 있는 과장이 단순 평행세계를 인지한 과장 B 인지 아니면 서도원 A처럼 A 세계에서 넘어온 과장 A 인지는 불확실하므로 확실한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확인이 가능할 듯해요. 그리고 서도원 B의 시신마저 사라진 이상 서도원 A가 그대로 B 세계에 짱박히게 되는 건지 아니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건지 알 수 없는데 서도원 A가 B 세계에서 트러블이 생길 때마다 가끔 부작용처럼 고통을 느끼는 장면이나 A 세계에 남은 12년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란 것을 생각한다면 결국 서도원 A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긴 돌아가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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