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부터 꾸준히 본방사수해 온 OCN 드라마 『트레인』도 다음 화면 마지막 화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은근 새드엔딩이 될 것도 같아 걱정이 되긴 하는데 그래도 마지막 화에 허술하게 가지만 않고 적절한 모양새를 낸다면 꽤 수작으로 남을지도 모를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청률은 좀 아쉽긴 하지만...) 떡밥 회수를 잘하고 여운 남는 엔딩이라면 솔직히 새드라도 상관은 없는 편이라... 은근 드라마가 초반부터 후반 전개를 위해 복선과 암시를 적절히 넣어 회수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복선과 회수를 잘한다고 생각한 사례를 들자면, 초반 평행세계 마약 브로커 B 집에서 발견된 사건과 관련 없으리라 여겼던 여자의 혈흔, B 세계에서 서도원 A를 대하는 태도의 미묘함 등으로 과장의 정체를 암시해 준 바 있어요.
그리고 평행세계라 차이가 있을지라도 대략적인 흐름은 같다는 암시를 이성욱 사례로 이미 보여준 적이 있는데 처음 제가 멋대로 의심했던 우재혁 A 형사가 다리 끄는 버릇 같은 건 이번 우재혁 B 형사의 화상을 입어 다리 수술을 하면서 겹쳐지는 모습을 보여줬고요. 서도원 B가 동료에게 의뢰한 헌팅턴 무도병 환자의 목록을 한도경 B가 대신 받고 과장의 정체를 파악하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다행히 서도원 A는 주인공 보정이랄지 총을 맞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 원래의 세계로 돌아오게 돼요. 그리고 거기서 과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것을 알고 그를 추궁하기 위해 찾아가는데 갑작스러운 그녀의 부재에 역시 B 세계에 있는 과장은 과장 A가 넘어간 게 맞나 싶었어요.
하지만 반전으로 A 세계의 과장 A는 과거 살던 집에서 이미 병이 발발하여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 석민준 A와 자살을 시도(미수)하려는 장면이 나와 의아해졌습니다. 즉, A 세계에서 석민준 A가 12년 전 사건 이후 연쇄살인을 벌이지 못한 이유는 이미 그 세계에선 병이 발발한 지 오래였다는 게 증명이 됐는데요. 그렇다면 A 세계에 과장 A의 죄는 아들의 죄를 덮은 것과 심적으로는 서도원 A를 기만했다 정도인데, 그렇다면 역시 B 세계에서 석민준 B가 살해한 사람들의 시체를 은닉한 과장은 그냥 평행세계의 존재를 아는 과장 B 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후반 강에 매몰된 차와 백골, 그리고 죽은 자가 경찰 경정급이라는 언급이 나와 새로운 떡밥을 안겨주더군요.
검색을 해보니 형사과장이 경정급이고 강에서 시체로 발견된 자가 경정이라면 그것이 진짜 과장 B의 시신일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현재 B 세계에서 석민준을 감싸준 과장 B의 과거 회상 장면 중 석민준이 수감된 상태에서 자살한 장면이 나와 현재의 상태와 충돌하게 되는데, 11화에서 발견된 경정의 유골과 과장의 과거 회상 장면을 해석한다면 지금 B 세계에서 과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A 세계도 B 세계도 아닌 또 다른 평행우주 C 세계에서 건너온 인물일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 그리고 이번 11화에서 석민준과 과장의 관계가 상당수 풀리고, 한서경 B도 서도원 A가 남기고 간 사진을 통해 서도원 A가 맘에 품은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차립니다. 한서경 B는 석민준 B를 도발하여 그가 마지막으로 노리는 인물이 과장이라는 밝혀내고요. 이제 마지막 화가 어떻게 될지 기대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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