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늘의 웹툰』 8화 리뷰입니다. 현재 전개를 본다면 『오늘의 웹툰』은 원작 만화인 『중쇄를 찍자!』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라가면서도 여러 부분에서 한국적으로 바꾼 것이 있고, 또 10부작 일본 드라마와 다르게 오리지널 요소까지 포함되어 전개가 될 예정이네요. 이런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여러 가지 해프닝이 한꺼번에 등장하기에 8화는 조금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아마 이것은 드라마의 문제라기보단 전편인 7화가 레전드다 싶을 정도로 훌륭한 각색을 보여줬기 때문인 듯합니다. 상대적인 거라고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와닿는 정도가 7편 내용이 가장 강렬했고 아마 이 7화를 드라마에서 최고의 에피소드라고 꼽게 될 것 같은 느낌.
일단 원작에서도 나온 바 있던 타카하타(리메이크판 - 나강남)가 경쟁사 잡지에 스카웃 제의를 받으면서 본 편집부가 뒤집어지는 일은 이 리메이크 판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는데요. 여기선 나강남에게 접근하는 경쟁사 영툰 플랫폼의 피디가 석지형 부편집장의 전 여자 친구라는 설정까지 들어가 있어 상황이 조금 더 복잡하게 진행되는 듯해요. 나강남은 영툰에서 더 좋은 조건을 듣고, 그동안 원하던 작품이 아니라 석지형의 말을 듣고 방향을 튼 '구미호 공주'를 오래 연재했다고 생각하여 웹툰 종영을 결심하는데 문제는 그의 작품이 백억뷰를 자랑하는 네온 웹툰의 간판 작품이고, 안 그래도 웹툰 편집부는 위에서 자르네 마네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 편집부 쪽에서 위기감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석지형은 나강남이 원하지 않은 작품을 자신의 피드백 때문에 노선을 틀었다는 점을 이해하여 작가인 그를 존중하려고 하는 반면, 온마음은 자신이 '구미호 공주'의 팬이었음을 언급하며 그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합니다. 결국 나강남은 영툰에 작품을 병행하는 조건으로 '구미호 공주'의 연재를 계속하기로 마음먹는데 그가 자신이 만든 캐릭터의 환상에 시달리는 연출은 좀 참신했단 느낌. 생각보다 애니메이션 효과가 자연스러워서 놀랐다고 할까. 쇼핑을 나와서도 '구미호 공주'의 환상을 보며 정신을 놓는 나강남에게 애인인 지한슬은 자신보다 '구미호 공주'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떠나 버립니다. 아무래도 이 둘의 결말 또한 원작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한데요.
어떤 의미에서 나강남이 만화를 그릴 수밖에 없는 일중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원하지 않게 그렸어도 결국 그것을 벗어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 유명한 작가들 중에 은근 저런 경우들이 있다는 걸 생각해 보면 납득이 가더라고요. 나강남은 안 그런 척해도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은 있던 경우고요. 또한 원작 스토리에서 다뤄지던 개그 작가 나리타 메론누(리메이크판 - 오윤 작가)와 담당자 미부 헤이타(리메이크판 - 최두희 피디)의 갈등도 리메이크판에서 조만간 다뤄질 예정으로 보이던데요. 따지고 보면 오윤 작가와 최두희 피디의 갈등 또한 나강남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도 느껴지는 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괴리가 보이거든요.
원작에선 나리타가 원래 그리던 개그 만화가 인기가 없어진 것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여기선 오윤 작가가 자기가 원하는 장르(SF)를 그리면서 독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조회수가 떨어져서 최두희 피디는 그만 잘하는 장르(코미디)로 돌아오길 바라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원작에서 이 둘은 초심으로 돌아가면서 작품의 활로를 찾는 결말을 맞지만 왠지 리메이크판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에서 어떤 식으로 접점을 찾으며 결말을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이제 등장할 원작 요소 중 하나로 오래전 베스트셀러 작가인 우시로다 바쿠의 출간 작품을 전자책으로 재발행하기 위한 기획은 리메이크판에선 장만철 편집장이 90년대의 유명 출판 만화를 웹툰으로 리메이크하는 기획으로 각색되어 나오더군요. 원작과 좀 다른 요소가 있다면 『중쇄를 찍자!』에선 와다 편집장이 쿠로사와를 데리고 작가를 만나러 가는 반면 여기선 온마음 말고도 구준영에게도 같이 기획이 맡겨지는 차이가 있어요.
원작에서 만화가 우시로다 바쿠는 주식 투자 실패와 알콜 중독으로 폐인이 된 상황임에도 과거의 성공을 잊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인물로 묘사되던데 여긴 한국이니까 출판 만화 시장이 위태로워지면서 망한 것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원작 라인은 이 정도로 충분히 따라가고 있는 반면 리메이크 특유의 오리지널도 눈에 띄는데 일단 깔끔하게 주인공의 회사 성장기를 다룬 원작과 달리 리메이크는 약간의 러브라인이 첨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현재 구준영이 담당하는 이우진 작가의 '풀카운트'의 개선점이랑 비슷하게 적용된 것 같달까. 이 부분이 재미있으면서 아쉽다고 해야 할지 적어도 극상에서 이우진 작가의 원래 뜻대로 갔으면 좋았겠지만...
그 와중에 온마음은 신대륙의 연재를 따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애쓰는데요. 회사의 PT 발표에서 신대륙이 준비한 작품인 '피브 병기'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작품의 주제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묵혀있는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연출은 다른 이들의 서사를 궁금하게 함과 동시에 신대륙이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될지 암시를 줬다는 느낌이에요. 이 발표 때 평소 얄미운 입장이었던 권피디가 칭찬을 하면서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도 의외였는데 사람 말투가 좀 그래서 그렇지 진짜 일은 잘하는 피디라는 게 팍 느껴졌을 정도. 다만 신대륙에 대한 평가에서는 온마음과 가장 크게 갈리는 점이 특이하더라고요. 권피디는 이우진 작가의 성공은 예측했지만 신대륙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거고 어떤 의미에서 온마음과 대비되는 인물이란 거죠.
그런데 현재 신대륙은 누구에게도 자신이 아동학대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주변 사람, 특히 여성들과 접촉하는 것이 왜 두려운지 말하지 않아 은근 사고를 만들어가는 판인데요. 온마음이 한창 일하고 있을 때 고층 건물 위에 서 있는 포즈는 뭐고, 왜 막판에 경찰서에 있는지 밝혀지지 않아 사람의 궁금증을 일게 만듭니다. 일본 드라마에선 사람들 표정 관찰한답시고 길거리에서 사람들 쳐다보다 이상한 의심을 사는 장면이 있던데 혹시 이것 때문일까요? 또 뽐므 작가 스토킹이나 영툰에서 석지형을 스카웃하려는 제의 등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다음 화를 안 볼 수가 없게 됐는데요. 거기다 중간에 백어진 작가가 중간에 작업 파일을 날려먹었는데 뒷이야기가 제대로 안 나와서 드라마 보는 내내 신경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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