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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트릭 : 신작 스페셜』 1화 리뷰 (2022. 8. 25. 작성)

by 0I사금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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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전이긴 하지만, OCN에서 일본 드라마 『트릭』을 방영해 주는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기사를 찾아보니 2004년도에 방영했다고 나오는데 많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드라마의 마지막 시즌까지 TV를 통해 본 기억이 있어요. 코미디 요소가 많이 섞인 추리물이라는 독특한 장르에 끌려서 결국 마지막 시즌까지 보았던 것 같아요. (어쩌다 같이 보시게 된 엄마는 무슨 드라마가 저렇게 만화 같냐며 한 소리 하셨지만... 아마 중간에 탈모 형사 야베가 나오코를 막아서자 나오코가 화가 난 나머지 야베의 가발을 빼앗아 인질 삼는 장면을 보고 그러셨던 듯.) 『트릭』 시리즈를 검색해 보니 원래 장르가 코미디에 추리를 합친 거라 유달리 튀는 묘사가 많이 들어갔던 모양.


저도 당시 일드를 많이 접하지 못한 상황이라 일본 드라마는 대개 저런 분위기인가 싶었다가 나중에 『마더』라던가 『중쇄를 찍자!』, 『히야마 켄타로의 임신』 같은 작품까지 접하고 나니 소재가 다양해서 드라마마다 분위기가 천차만별인 것 같다고 받아들이게 된 듯. 당장 『마더』만 하더라도 아동학대라는 소재를 진중하게 다룬 작품이니... 하여간 제가 기억하는 이 드라마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주인공인 나오코와 우에다가 외딴섬에서 벌어진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것이었고, 우에다가 나오코에게 프랑스어였나 넌지시 고백 비슷한 말을 남기면서 드라마의 OST가 흘러나오던 장면이 어슴푸레 떠오르더라고요. 특히 드라마의 대표 OST인 '월광(月光)'이 진심 좋아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넷플릭스 추천 영상에 이 『트릭』의 신작 스페셜 영상이 추천으로 떴고, 혹시 새로운 시즌이 나온 게 아니었나 싶어서 찜을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요새 보던 드라마들도 종영을 했겠다 새로운 드라마를 보고 싶어서 이 『트릭 : 신작 스페셜』 1화를 재생했는데요. 좀 놀랐던 것은 과거에 기억했던 것보다 코미디 요소가 많아서 모든 장면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는 점이었고, 등장하는 캐릭터 묘사가 상당히 만화적인 구석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처음 『트릭』 시리즈를 접했을 때는 이런 장르 자체가 처음이었던 지라 이런 묘사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던 모양. 만화 원작인 『중쇄를 찍자!』와 비교해도 이 드라마가 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달까요.


이 드라마 『트릭 : 신작 스페셜』 1화의 내용은 TV 쇼에서 사람의 죽음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미도리카와 쇼코라는 점술가가 등장하면서 시작됩니다. 미도리카와 쇼코는 쇼에 난입하여 자신 때문에 친척이 파산했다며 항의하는 남자에게 쇼가 끝나기 전 죽을 것이라고 예언을 하고 그녀의 말대로  남자가 심장마비로 죽는 장면이 화면에 그대로 실리게 되는데요. 쇼에 초빙된 우에다와 다른 교수들은 그녀의 속임수를 찾아내려고 하고 우에다의 요청으로- 정확하게 방세를 낼 돈을 얻으려고 - 나오코가 협력하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여러 해프닝을 겪으면서 살인 트릭을 밝혀내고 왜 미도리카와 쇼코가 살인을 저질렀는지 밝혀내는 게 이 신작 스페셜 1화의 주 내용.


그런데 코미디라는 드라마 장르의 특이성을 감안하더라도, 살인 사건이 계속 벌어지는 상황에 차례차례 사람이 죽는 현장을 목격해도 주변인들이 크게 공포에 빠지거나 놀라는 묘사가 생략된 채 주인공들, 대개 나오코가 바로바로 살인의 트릭을 추리하는 장면으로 넘어간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분위기가 왠지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또 드라마에 등장하는 살인 트릭 자체는 기발하긴 해도 저게 과연 가능한가 싶은 것들도 있었는데요. 이번 1화에 나오는, 물을 담은 수조에 손을 담가 물이 불어나게 한 후 안쪽에 바른 무채색의 독이 물에 닿아 퍼지게 하는 트릭은 그것을 행하는 범인도 위험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설정상 무채색의 독인데 그것이 퍼지는 시간을 간파하여 타깃보다 먼저 손을 빼내는 게 가능할까 싶긴 했지만. 그리고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 그걸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들의 광경이나 범인이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자살해도 아랑곳없이 범인을 신처럼 믿고 떠받드는 신도들의 모습은 조금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면 또한 과거 TV를 통해 본 에피소드에서도 자주 묘사되었던 것 같아서 그냥 이 드라마 세계관이 저러려니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드라마가 재미가 있던 것도 사실이고, 좀 개연성이나 현실적인 부분이 모자라긴 하더라도 재미있게 봤으니 괜찮다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나요. 오버스러운 묘사가 없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드라마는 역시 재미가 최고라고 할까.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면서 놀랐던 건  작중에 등장하는 소품들이 굉장히 오래전 것들이라는 사실인데, 아날로그 TV라던가 지금은 쓰지 않는 비디오테이프가 등장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 중에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인물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스페셜 자체가 꽤 최근 작품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검색으로 찾아보니 드라마 신작 스페셜은 따로따로 방영되었고, 1편이 첫 방영된 시기가 2005년이라고 나오더라고요.  2편은 2010년도, 3편은 2014년도 방영이었고요. 이제 많이 잊히긴 했지만 비디오테이프는 2010년도 스마트폰 등장으로 완전히 퇴출되었다고 하니 (위키백과 'VHS' 항목 참조) 그저  드라마 제작했을 당시 시대의 모습이 반영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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