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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리뷰

by 0I사금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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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보게 된 계기는 당시 후속편인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이 개봉하자 주위에서 재미있다는 평을 듣고, 지난 시리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덕택이었습니다. 일단 사극 + 추리물 하면 당장 떠오르는 것이 예전에 방영했던 드라마 『별순검』 시리즈였는데 이 『별순검』 시리즈도 방영 당시 시간을 자주 놓쳐서 드문드문 본 편이며 나중에 책으로 자세한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조선시대 배경의 범죄수사물이라고 할만한 『별순검』 시리즈보다는 좀 경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활극에 가깝게 진행되는데요. 영화의 처음 주인공이 살해된 시체의 사인을 파악하는 부분이라던가 살해된 시체를 검시하는 부분은 이런 『별순검』의 이미지를 많이 떠오르게 하기도 했는데 『별순검』 시리즈와는 달리 여기 주인공은 명민한 탐정임에도 어딘가 방정맞고 허당 같은 구석이 있어서 영화 자체의 분위기가 그리 어둡지 않습니다. 

영화의 주 활약은 정조가 임명한 탐정(이 탐정이란 뜻이 중의적으로 쓰인다는 것을 오프닝에서 암시) 주인공과 사이드킥이라 할 수 있는 개도둑이 만나 열녀에 대한 조사라고 하지만 실상은 공납 비리를 파헤치려 하는데요. 이 두 사람의 활약은 왠지 우리나라 이야기 속 암행어사의 활약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냅니다. 보면 조수가 된 개도둑은 딱 우리나라 구전 이야기 속에서 분류하는 방자형 인물인데 주인공이 가끔 바보 같은 짓을 하면 거기에 태클을 걸고 주인공과 함께 곤란을 겪으면서 온갖 개그씬을 만드는 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보면 영화를 보면서 이 개도둑 캐릭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보면 웃기기도 웃기지만 영화 속에서 개들을 무척 좋아하는 모습이 나름 정감이 간다고 할까요? 영화 내에서 가장 웃겼던 장면은 흑막을 무너뜨리기 위해 반간계를 쓸 때 이 개도둑과 그의 애완견이 연기를 하는 장면이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영화 자체가 퓨전 사극에 가깝다보니 종종 조선시대랑은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싶은 부분도 나오긴 하는데요.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한객주가 등장하면서 좀 그런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뭔가 입은 옷차림이 조선시대 기생의 복장이라고 해도 많이 다르지 않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곳곳에 동시에 당시 조선시대의 분위기와 코드를 살린 부분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당시 한글소설이 많이 쏟아져 나와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것을 반증하듯 김상궁 시리즈(이건 좀 당시 야설 느낌)가 코믹한 코드로 등장한다거나, 유명한 화가의 그림(단원 김홍도를 비롯 민화 부분에서 유명한)이 나와 사건의 주요 열쇠를 제공하거나 하는 등, 그리고 당시 정조시대에 천주교 세력이 늘어나면서 그들을 핍박했다는 것도 꽤나 중요한 역할로 나오는 등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의 밝은 분위기와 반대로 이 천주교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그 탄압의 역사를 연상케하듯 분위기가 바뀌기도 합니다. 영화는 주인공들이 고생고생을 해가면서 흑막의 정체와 목적을 파헤치는데 성공하는데 생각도 못한 반전 코드들이 있어서 보면서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영화 상에서 비중이 크게 없었던 정조 캐릭터가 굉장히 두드러졌고요. 그런데 주인공들이 사건을 해결하고 다 끝나는 게 아니라 다음 시리즈를 예고하는 듯한 영상이 나오는데 청나라에서도 잡아먹힐 개를 불쌍하다고 도둑질하여 쫓기는 개도둑과 아마 연행사로 갔을 법한 주인공이 거기서도 사고를 쳐서 재회하는 영상이 나오는데요. 마지막 영상은 영화의 잔재미와 함께 다음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더군요. 참고로 각시투구꽃은 검색하면 어떤 종류인지 찾을 수 있는데 전 영화를 보면서 가공의 식물인가 했다가 실제로 있는 꽃이어서 좀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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