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이번에 못 본 드라마 전편들을 결제하면서 안 거지만 드라마의 중심 내용인 30년 전 살인사건의 진범을 추적하는 이야기 말고도 부수적인 사건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했습니다. 으레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마왕 잡기 전에 잔잔한 악마들을 잡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 큰 줄기 되는 사건과는 큰 관련이 없이 주인공들이 해결하는 사건들이 제법 등장하더군요.
이번 5화의 사건은 일본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사건 현장이 추리 만화에서 볼 수 있는 폭풍으로 고립된 장소에서 벌어진 살인이고, 범인이 그 안에 있고 주인공들이 추리로 그 사건을 파헤치며, 진범에겐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사연이 존재하고 피해자가 죽일 놈이라는 것 등. 옛 추리 만화의 요소들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였어요.
의외로 볼만한 부분은 주위에서 냉정하다는 평을 받은 김선재의 과거가 드러났다는 점인데, 본방 당시에는 김선재가 박광호 아들이다/실종된 88 박광호가 박광호 아들이다 여러 추리가 오고 간 것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 에피소드로 김선재의 모친이 목진우가 저지른 살인사건의 피해자라는 게 드러났으니 본방 당시에는 가설 하나가 사라지고 박광호의 자식이 누구인지 설이 갈렸을 거라는 추측이 들었음. 아마 박광호의 자식이 88 광호냐 신재이냐 좀 갈렸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좀 의외라고 생각했던 건은 박광호와 김선재의 브로맨스 이전에는 김선재와 신재이 사이에 러브라인도 좀 많이 들어있었구나 싶었습니다. 더불어 광호와 연숙의 절절한 사랑도. 그리고 드라마 전반적으로 목진우와 김선재의 사이도 상당히 친근하게 그려져서 목진우의 정체를 알고 보는 입장에선 참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6화
박광호의 적응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30년 후의 세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자신이 맞닥뜨린 사건에 대해서 무리 없이 나선다는 점인 듯. 거기다 해결을 못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해결을 한다는 점이었음. 물론 성식의 보조도 있고 파트너인 김선재가 유능한 인물이라는 점도 한몫하지만요. 이번 6화의 주요 사건이 진범이 다른 여자들의 신분을 도용하여 일을 벌인 사건이라 다른 사람의 신분(88 박광호)을 빌려 쓸 수밖에 없는 박광호 입장에서도 미묘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진범인 김미수 같은 경우는 동류를 알아보기 때문인지 아니면 범죄자 특유의 감인지 박광호의 정체를 단박에 알아채서 보는 입장에서도 놀랐을 정도. 엔간한 범죄자들보다 쎄한 진범이었어요.
근데 이번 신분 도용 사건은 지금은 좀 많이 나아졌다 싶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사건이고 예전에는 실제로 이와 비슷하거나 더한 사례가 많았다는 것을 알아서 현실적인 공포심이 드는 에피소드였어요. 그리고 드디어 성식이가 광호한테 핸드폰을 만들어 줍니다.
7화
88 박광호가 살인범에게 쫓기는 긴박한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이지만 숲에서 추격전은 연출이 상당히 몽환적이고 좋았다는 느낌. 아마 88 박광호의 비극적인 죽음을 돋보이게 일부러 이런 효과를 쓴 걸까요? 88 박광호를 살해한 것이 목진우라는 것을 알고 보기 때문에 나중에 김선재가 몰래 목진우한테 도움을 청하는 것, 목진우에게 박광호의 수상쩍은 부분을 다 얘기해주는 것을 보면 보는 입장에서 탄식이 나올 법한 상황. 진범에게 모든 패를 다 까발리는 거나 다름없으니... 후반 목진우가 박광호가 30년을 뛰어넘은 인물이라는 것을 쉽게 납득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싶었음.
그러고 보면 종종 목진우가 등장할 때마다 이 캐릭터가 범인이구나 싶은 복선이 꽤 있다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2화에 등장했던 최초의 여성 연쇄 살인범이었다는 이선옥은 목진우의 피해자였던 황춘희와 친구라는 사실이 언급되었는데 박광호와 30년 전 사건이 생각보다 깊게 얽혀 있구나 느낄 수 있던 부분. 과연 '터널'의 선택을 받은 남자라고 할까요. 그런데 박광호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에서 현 팀장 성식은 늘 박광호에게 항상 김선재를 조심해야 한다고 일렀는데, 내가 볼 땐 이 두 사람이 평소 하는 행동도 이상하다고 느낄 만한 부분이 많았거든요.
도대체 태희와 민하는 둔감한 건가 아니면 김선재가 특별하게 예민한 건가 구분이 안 갈 정도. 어쨌든 이 7화를 기점으로 박광호가 그동안 보인 행동을 김선재가 납득하게 되면서 둘 사이의 허물도 없어졌다는 게 뭔가 재밌어요. 8화부터 TV로 제대로 보게 된 지라 남주 둘 사이가 참 끈끈하다고 생각하게 된 원인이 여기 있었습니다. 심지어 후반부로 갈수록 선재가 박광호를 더 챙겨주는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초반하고 비교하면 진심 장족의 발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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