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와 애니메이션

『컨저링』 리뷰

by 0I사금 2025. 5. 20.
반응형

『컨저링』의 첫 번째 시리즈가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 가서 본 게 아니라서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데 아마 이 영화가 예고 당시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고 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실은 이것도 정확한 기억은 아니고 대충 예고 뉘앙스가 저런 느낌이었는데 이후 TV에서 해 주는 걸 보게 되었네요. 그런데 암만 봐도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 이런 것은 아니고 충분히 무서운 장면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당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보러 간 사람들의 평에 따르면 계단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손뼉을 치는 장면이 제일 무서웠다고 말이 많았는데요. 전 영화 본편의 내용과는 관계없지만 인형 ‘애나벨’이 영매사 부부의 자식을 노리는 장면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유혈 장면이나 사람 몸을 분해하는 장면이 안 나온다 할 뿐이지 충분히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장면은 많이 나오더군요.

영화 자체의 내용은 굉장히 전형적인데 사람들이 죽어나간 흉가를 사정을 모르는 평범한 가족이 싼 값에 이사 와서 무서운 일을 겪는다는 어찌 보면 괴담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보통 공포 이야기의 전형적인 전개로 평범한 사람이 남들은 가까이하지 않는 공간에 다가가서 겪는 이야기가 있고, 제가 예전에 감상한 영화 『포제션 : 악령의 상자』처럼 남들이 건들지 말아야 할 물건이 원래 평범한 공간에 들어오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케이스가 있는데 『컨저링』은 전자에 해당해요. 하지만 클리셰라고 다 진부한 것은 아니요, 역시 영화는 그 클리셰를 가지고 어떤 식으로 내용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깨달은 셈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의 교훈 아닌 교훈은 ‘싸게 나온 것은 집이든 물건이든 뭔가 이유가 있다’라며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대로라고 할까요. 

그런데 주인공 가족은 악령을 물리쳤다고 하지만 그 집에서 계속 살려나 모르겠네요. 또 제목인 『컨저링(Conjuring)』은 처음엔 무슨 뜻인가 했는데 사전적으로 ‘마술’이라는 뜻이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제목 자체는 좀 중의적인 뉘앙스로 일단 주체가 되는 악령의 실체가 과거 마녀라고 밝혀진 베스쉬바라는 여성이기 때문인 것도 있고, 집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 자체를 비유한 것도 있으며, 영화 후반부 악령의 간계를 눈치채고 영매사인 워렌 부부가 그를 물리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이것이 실화라는 것을 깔고 나가는 느낌인데 다만 공포영화에서 실화라고 언급된 경우가 많아 그 부분은 크게 신경을 안 쓰고 봤습니다. 물론 맨 마지막 엔딩에서 사진이라든가 하는 자료를 첨부해서 현실성을 느끼게 하기도 하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의 재미로 봐도 충분할 듯해요. 

일단 영화의 짜임새 자체는 좋고, 주인공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결말은 좀 가족주의의 전형적인 결말로 나가서 조금 맥이 빠지기도 했었는데요. 영화를 같이 본 사람의 평 중 가족애의 힘으로 악령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악령이 머무는 집에서 필사적으로 가족들이 빠져나가는 결말이라면 더 재미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저도 좀 비슷한 생각을 했었거든요. 참고로 이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완은 제가 재미있게 본 『인시디어스』 시리즈의 감독이라서 그런지 두 영화의 내용이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두 시리즈는 악령에게 고통받는 평범한 가족과 그들을 구하기 위해 악령과 맞서는 심령술사(『인시디어스』시리즈는 영매사 리스, 『컨저링』시리즈는 워렌 부부)라는 소재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보면서 비교하는 재미도 있는 것 같네요.

728x90

'영화와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컨저링 2』 2차 리뷰  (0) 2025.05.22
『컨저링 2』 리뷰  (0) 2025.05.21
『쥬라기 월드 1』 리뷰  (1) 2025.05.19
『퍼시픽 림』 리뷰  (0) 2025.05.18
『혹성탈출 : 종의 전쟁』 리뷰  (0)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