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블라인드』 8화 리뷰입니다. 흥미진진한 드라마지만 지금 보고 있는 다른 드라마랑 시간이 겹치고 방영 시간대가 더 늦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방송으로 접하게 되는 드라마인데요. 그런데 편성표를 찾아보면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재방송이 적네요. 주변에서 이 드라마를 봤다 하면 다들 재미있다고 평을 하는데, 방영이 너무 적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에요. 하여튼 이번 8화 역시 편성표를 살펴보며 오전 시간대에 하는 걸 찾아본 셈인데, 아직도 주인공 류성준의 누명 벗기는 요원하고 범인은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등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몰입도로 치자면 이번 8화가 가장 대단했다고 여겨졌습니다.
아무래도 이건 류성준이 그동안 범인일지 모른다며 초반엔 싸한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살인 사건 현장에 한발 늦게 도착하거나, 이제 드디어 범인과 - 검은 우비를 쓰고 있어 정체는 알 수 없는 - 마주치는 등 아예 혐의를 벗어버린 덕도 있고, 배심원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가 옮겨지면서 전개가 더 탄력을 받고 과거의 수수께끼가 한 꺼풀씩 풀려나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류성준이나 류성훈 형제가 뭘 하려고 하면 나타나서 발목을 잡는 백문강 일당의 비중이 줄어든 탓도 있는데, 8화 초반에 강창욱 형사가 센터를 급습하려고 할 때 김석구가 미리 연락을 주어 모면한 이후로 어그로성 전개가 없어진 탓도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아동복지센터의 보호를 받는 유나가 사건에 끼어드는 건 의아했는데, 자신을 담당하는 복지사인 조은기가 뭔가 숨기는 게 있다며 쫓아왔다가 류성준이 있는 걸 발견하고 사실을 안 말하면 신고해서 포상금 받겠네 이럴 때는 백문강 일당만큼 짜증이 나더라고요. 도대체 뭔 발목을 잡을 거냐며 속으로 화를 내며 보다가 나중에는 순순히 류성준을 숨겨주고, 류성훈을 쫓아가면서 그의 뒷모습을 몰래 찍는 걸 보면 나중에 뭔가를 하긴 할 모양으로 등장한 듯싶은데 현재 8화까지 전개를 보면 마치 용의자는 류성훈인 것처럼 연출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중반에서 너무 몰아가니까 류성훈도 실은 범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이런 범죄물에서 범인이 자기 모습을 위장하는 거야 흔하다 쳐도, 작중 그려지는 류성훈의 모습은 안 그런 척해도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모습이 많더라고요. 과연 저런 인물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류성준이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던가 하는 과거를 알고 있는 걸 보면 동생과 함께 복지원에 있던 인물은 맞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종종 류성준의 행동을 무모한답시고 막는 행동도 실은 진범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동생을 생각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역시 안태호 소장처럼 진범에게 이용당하거나 협박을 당하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들더라고요. 안태호 소장이 범인인 '정윤재'와 만나는 장면을 보면 류성훈은 아니었던 느낌.
이번 8화에서 희생자가 된 인물은 바로 전편에서 모습을 감춘 안태호 소장이었는데, 류성준 일행은 안태호의 거처를 추적하면서 그가 미혼모의 아들이며 고아원을 전전하다 희망복지원까지 오게 된 것, 커서는 미혼모들을 위한 센터를 지어주며 살았다는 등 의외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안태호 소장은 범인의 농간으로 과거 희망복지원으로 추정되는 건물 안에서 시간이 지날 때마다 목이 졸리는 트릭에 당하는데 이때 털어놓는 말을 보면 그는 20년 전 복지원을 탈출하는 아이들을 밀고한 걸 후회했다고요. 결국 안태호 소장은 죽은 아이 24번과 다른 11, 12, 13번(이들 중에 범인이 있을 듯) 그리고 정윤재에게 사죄하면서 살해당합니다.
범인은 재판에 있던 인물들을 농락하기 위해 안태호 소장이 살해당하는 실시간 영상을 게임 홍보용 스팸처럼 보내어 그걸 보게 하는데, 여기서 영상을 보낸 아이피 주소로 경찰들을 농락한 것을 본다면 범인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잘 쓰는 인물이며 그렇다면 진범은 배심원 중 하나인 '정인성'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더라고요. 막판 안태호를 구하러 간 류성준에게 마취제를 주사하여 떠나는 모습을 보면 체격도 비슷해 보이고요. 시청자들에게 계속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류성준과 류성훈 형제와는 달리 배심원에 속한 정인성은 그 동선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그렇고요.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만.
하지만 범인이 누구인지든간에 아직 의문스러운 점은 더 남아있는데, 복지원 출신의 그가 왜 복지원 내 가해자들인 백문강과 염서장, 그리고 류성준의 모친인 나국희를 그대로 두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마 다음 타깃은 끌려가는 아이들을 목격했다가 갑자기 정줄을 놓고 정윤재를 죽이라며 발광하던 응암댁 권경자나 아니면 희망복지원 실태를 알고도 침묵한 배철호 피디가 될 성싶은데요. 다른 복지원 관련자들을 잡기에는 준비가 더 필요한 건지 원한이 특별하게 크기 때문에 더 괴로움을 주려는 건지 알 수 없는데, 복지원 출신일지도 모르는 류성준을 자꾸 핀치에 몰고 가는 이유도 아직은 알 수 없어요. 그리고 류성준의 기억 속에 '배신자는 7번'이라는 대사가 나온 걸로 보아 이 7번의 존재가 키포인트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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