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가튼 잊혀진 소녀』는 수퍼액션(현 OCN movie 2 채널)에서 방영해주길래 볼 수 있었던 공포 영화입니다. 수퍼액션(현 OCN movie 2 채널)을 통해 독특한 내용의 공포장르의 영화들을 여러 번 접한 기억이 있는데요. 영화의 시작 전 광고를 틀어주는 짬짬이 영화 관련 정보를 검색해 보니 이 영화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고 영화 관련 뉴스에서 기자들의 호평이 보였습니다. 다만 교묘하게 기사 정보에서도 스토리에 대한 정보를 감춰둔 경우가 있어 내용을 자세히 알려면 영화를 끝까지 봐야 했는데요. 지금까진 본 공포 영화들과는 달리 어딘가 서정적인 느낌으로 시작하는지라 도대체 어떤 부분이 공포를 자아내는 걸까 하고 궁금하긴 했습니다. 왜냐면 영화의 시작은 눈이 쌓인 숲에서 한나와 클라리사라는 두 소녀가 뛰어노는 모습으로 시작했는데 도대체 저 소녀들의 저런 추억 어린 광경이 영화에서 어떤 식으로 악몽 같은 전개를 띄게 된다는 걸까요?
이런 심정으로 영화를 지켜보니 어느덧 시간이 흘러 어린 시절의 모습에서 훌쩍 자란 성인 여성의 모습으로 주인공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한나는 여의사로 성장하여 결혼도 하고 딸을 두었지만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다 믿어 흔들리는 상황이었고 그 와중 자신의 생일날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실려온 여성이 바로 어릴 적 친구인 클라리사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한나는 딸 레아와 함께 기분 전환을 위해 어릴 적 고향인 섬으로 휴가를 오게 되는데요. 하지만 한나는 어린 시절 기억이 어딘가 소실되어 클라리사처럼 친하게 지냈던 소녀 마리아를 잊어버리고 거기다 별장지기인 팀은 의미심장한 충고를 날리며 수상쩍은 분위기를 날리지 않나 한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친한 친구였던 마리아가 실종되어 현재는 죽었을 것이라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씩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게 됩니다.
일단 여기서 한나가 마리아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점, 어린 시절의 기억이 굉장히 단편적이며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는 등 이런 것을 볼 때 처음엔 추측하기를 혹여나 한나와 마리아와 모종의 사고로 바뀌어 마리아가 현재 한나의 행동을 하고 죽었다 알려진 인물이 한나이며 마을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고 모른 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나가 마리아와 친하게 지냈으면서 그의 사진을 보고도 얼굴을 못 알아본다던가 클라리사는 패션 관련 종사자이고 한나는 의사지만 마리아의 모친은 척 보기에도 낡은 생선가게를 하며 마리아의 남동생인 마르쿠스는 내심 섬을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봤을 때 나름 신분상승을 꾀했던 사람들의 계획인가 하는 스토리가 먼저 떠올랐지만 제 추측은 본편의 스토리와는 굉장히 갭이 컸다는 것을 영화가 전개되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나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면서 진실이 차근차근 드러나는데 한나는 클라리사와 같이 놀게 되면서 마리아와 거리가 멀어졌고 마을 숲에 있는 폐가의 구덩이에서 어떠한 사고로 인해 마리아를 그 구덩이에 떨어뜨리고 말았다는 게 드러나는데요. 그렇다면 모든 것은 마리아의 억울한 혼령이 원한을 호소하기 위해 한나와 클라리사를 불러들인 것인가 하는 추측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또 이런 추측을 깨뜨리면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실은 여기서 가장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것은 클라리사이며 섬을 떠나려는 한나에게 걸려온 남편의 전화를 숨기거나 한나의 딸 레아를 어릴 적 마리아처럼 꾸미며 과격한 행동을 하는 등 알 수 없는 행적을 보임에 따라 혹시 마리아의 원령이 클라리사에게 씌었거나 죽은 인물은 클라리사이고 현재 클라리사와 마리아가 바뀌었거나 죄책감에 미친 클라리사가 모든 일을 꾸몄거나 각종 새로운 추측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마리아의 남동생인 마르쿠스는 마리아의 위기를 한나에게 전해 들었으면서도 누나인 마리아가 어릴 적 자기가 소중히 여기던 낚싯대를 꺾었단 이유로 그것을 외면했고, 실종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범인으로 의심받은 별장지기 팀은 클라리사에게서 레아를 지키려는 등 인물들에게서 각기 반전이 일어납니다. 결국 막판에 가서야 실은 클라리사가 마리아라는 증거가 조금씩 드러나는데 다만 이 부분은 관련 기사에서도 언급되었듯 지나치게 설명에 가까운 전개를 띄고 있어 초반의 미스터리하고 긴박한 분위기가 죽는 느낌도 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동안 영화가 꼬아온 전개와 의문점이 드디어 풀리게 되는데 여러 추측 중 하나였던 클라리사와 마리아가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실은 가장 사실에 근접한 것이었으며 또 하나 영화가 마련해 놓은 반전은 실은 과거의 사건에서 죽은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죽음이라는 큰 사고가 없었을 뿐, 실상은 매우 잔인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 진상이 드러남에 따라 의문스러운 사고와 위협에 시달리던 주인공 한나에 대한 동정심이 아주 깡그리 사라질 정도. 왜냐하면 그가 클라리사인 척하는 마리아로부터 위협을 당하게 된 것은 오로지 스스로의 잘못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나는 장난삼아 단짝인 클라리사와 함께 마리아를 폐허의 구덩이에 집어넣어 오랫동안 가둬놓고 그가 떨어지는 사고가 나자 도망을 쳤을 뿐만 아니라 유일한 목격자인 팀에게 진상을 알리면 당신 짓이라 말하겠다 협박을 하는 등 어린아이들이 굉장히 영악하고 악랄한 짓을 벌였다는 게 드러나거든요. 마리아는 어머니에 의해 무사히 구출되긴 하나 이미 그 사건의 후유증으로 정신이 붕괴하여 남은 시간을 정신병원에서 보내게 되고 한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살한 클라리사로 위장하여 모든 계획을 실행했으며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자신의 상황을 악화시킨 인물들에게 복수를 해 왔던 게 밝혀집니다.
영화상에서 가장 인생이 일그러질 정도로 피해를 본 것은 마리아지만 어쩌면 심정적으로 가장 문드러질 수밖에 없던 인물은 다름 아닌 마리아의 모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참고로 영화상에서 한나가 별장에서 본 환영들은 다름 아닌 마리아가 숨긴 그의 친딸이라는 게 드러나며 마리아의 어머니는 미친 딸의 복수를 지켜보다 손녀를 받아들이는 결말을 보여주면서 그나마 가장 나은 상황이 되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려지는 한나가 겪은 일들은 인과응보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영화는 주인공을 굳이 죽일 필요는 없는지 그가 구조된 것까지 보여주긴 합니다. 다만 영화상에서 암시되었듯 그가 분열 증세를 보여온 것과 클라리사의 조작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건은 한나가 일으킨 것이 되어 그가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는 신세가 되는데 영화 초반 어린 한나가 클라리사에게 꾸며 준 이야기인 마을 사람들에 의해 숲 속에 갇힌 채 자신을 꺼내준 소녀를 대신 가두고 빠져나가는 소녀 이야기는 다름 아닌 결말의 복선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영화의 막을 내리지요.
'영화와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령(Haunter)』 리뷰 (0) | 2025.06.07 |
---|---|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리뷰 (0) | 2025.06.06 |
『돈 비 어프레이드 : 어둠 속의 속삭임』 리뷰 (0) | 2025.06.04 |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 리뷰 (0) | 2025.06.03 |
『마션』 리뷰 (1) | 2025.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