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카이로스』 11화 리뷰입니다. 지금 『카이로스』는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는 드라마긴 하지만 8화 이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가면서 또 다른 빌런이 등장하고 새롭게 이야기를 쌓아가고 있는 모양인지 몇 군데에선 답답하고 루즈한 부분이 없지는 않았어요. 특히 아쉬웠던 점은 한 달 후 김서진이 불의의 사고로 - 알고 보니 강현채가 김서진을 치우기 위해 짜놓은 판에 유중건설 유회장의 계략이 맞물려서 - 김서진을 제외한 가족은 다 죽고 김서진만 살아남은 상황에 혼수상태라 전화 통화도 되지 않고 서도균은 전화를 가로채가지 않나 과거의 한애리는 어머니가 숨겨놓은 비밀을 알지 못해 답답함만 가중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도 저번 주 10화에서 유회장이 본색을 드러내면서 태정타운 붕괴사고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이 전면에 드러났는데, 그래도 주인공들의 입장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중반까진 속 시원하게 풀리는 것은 없었습니다. 거기다 드디어 정신을 차린 한 달 후의 김서진은 가족을 데리고 동반자살했다는 혐의로 회복되자마자 구속될 처지. 묘하게도 김서진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박팀장은 직접적인 도움보다는 결정적인 순간에 김서진의 발목을 잡는 역할로 더 많이 등장하는 느낌이네요. 결과적으로 한 달 후 김서진에게는 제대로 된 조언자도 조력자도 없는 느낌이라고 할까... 할 수 있는 거라면 한 달 후의 한애리, 과거의 기억도 가지고 있을 그를 만나 협력하는 수밖에 없었던 모양.
특히 답답했던 것은 태정타운 붕괴사고와 관련된 유중건설의 비리가 드러나고 그 열쇠를 한애리의 어머니 곽송자가 쥐고 있다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서 밝혀졌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당사자들이 함구하는 바람에 진실을 몰랐다는 사실이며, 두 사람이 최종 흑막이자 태정타운 붕괴사고의 진실을 은폐하려던 인물이 유회장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은 두 사람이 직접 발로 뛰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과거든 미래든 주인공 둘 다 돌직구에 행동력이 강한 스타일이라 주변이 의심스러우면 확인부터 하고 보는 바람에 유회장이 흑막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며 이 장면이 절묘하게 겹쳐지는 연출로 나온 게 맘에 들더라고요. 언제가 되든 이 두 사람은 현실에서 만나야 한다는 플래그랄까... 드디어 기다리던 서진애리의 공조가 이런 식으로라도 이루어진 셈이니까요.
와중에 강현채는 태정타운 붕괴사고의 진실과 관련된 자료를 한애리의 어머니 곽송자가 가지고 있다는 것까지 추리해서 일부러 그가 있을 때 찾아가 긁는 소리를 하면서 확인을 하고, 자신이 증거물인 녹음파일을 가지고 있는 척하면서 유회장을 협박했다는 사실도 드러납니다. 지금 강현채는 짬밥이 덜 되어서 그렇지, 유회장만큼 살았으면 잔머리도 늘고 사람 이용해먹는 능력도 늘어서 유회장 뺨치는 인간이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강현채가 유회장의 계략으로 죽은 건 그저 유회장보다 덜 살아서 저런 거 같고 저런 담이나 야망을 위해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심보를 보면 유회장만큼 오래 살았을 때 어떤 인간이 될지 궁금해지는 인물. 이제 와선 진짜 저 여자가 서도균을 사랑하기는 했는지 아니면 자기 장기말로 이용해 먹었는지 의아할 지경이고요.
10화에선 그렇게 고대하던 서진애리의 공조도 적은 마당에 서도균은 강현채를 살리려고 마치 이물질처럼 둘 사이에 끼어들며 기억을 잃은 듯한 김서진을 이용해 먹으려는 수작을 부리길래 저게 만약 서도균 개과천선 플래그이거나 계속 둘 사이에 끼어서 잡음을 만들 요량이라면 드라마 전개에 실망을 할 뻔도 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후반부에 들어서 좀 더 긴박한 전개와 반전을 띄워주는데 한 달 후 회복한 김서진이 기억을 잃은 것처럼 보인 것은 서도균이 의심스러운 인물이란 것을 그동안 눈치채고 그를 속이기 위한 페이크였던 것. 오히려 놀아나고 있던 것은 김서진이 아니라 서도균이었다는 점에서 사이다였고, 회복한 김서진은 자신이 협력해야 할 대상(한 달 후 한애리)을 직접 만나러 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동안 서도균이 자기 폰을 훔쳐서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면 강현채와 서도균의 불륜까지 눈치챈 건지는 의문이네요. 강현채의 실체까지 알아야 하는 것도 과제인데 말이죠. 거기다 충격적이게도 한 달 후의 한애리는 살해당한 모습으로 서진의 앞에 등장하는데 그동안 시청자들이 궁금해했을 한 달 후의 애리는 어떻게 되었는가가 비로소 확인된 셈. 한 달 후 김서진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한애리의 행적이 묘연하여 대다수 한애리가 죽었을 거라 추정을 했는데 이런 걸 보면 참 사람 운명 바뀌기 어렵구나 하는 생각도. 한애리 한정으로 사망 플래그만 몇 번인지 참... 그런데 예고편에서 한 달 후 한애리의 어머니에게 서진이 진실을 털어놓고 통화도 시도하는 장면도 나왔겠다 서진애리의 공조도 다시 시작되었으니 드라마가 좀 더 흥미롭게 전개될 거라는 기대랑 서진x애리에 대한 미약한 희망도 같이 잡아볼 겸 드라마를 끝까지 놓지 못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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