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소리』 8화 리뷰입니다. 어제 본방은 사수했지만 사정이 있어 리뷰를 당일 쓰지 못하고 하루 늦게야 포스트를 쓰게 되었는데요. 일단 어제의 8화는 조금 아쉬운 구석이 많은 것이 소피와 이순재의 활약보다는 부수적인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편인 7화의 완성도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느낌이 들었는데 이순재의 아들 이기동과 홍초원이 사실은 부녀관계라는 비밀이나 김용건의 딸 김세경과 국숫집 사장이자 홍초원의 모친인 홍은하와 이기동의 미묘한 삼각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은 있었거든요. 그래서 예고편에서 김세경과 이기동이 만나는 장면도 나왔겠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홍초원 관련으로 빨리 밝혀졌으면 했는데 정작 이번 회차에도 이기동의 우유부단한 행동으로 인해 진전된 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점이에요.
어디까지나 이 드라마의 재미는 사건이 터지고 그것을 조사하는 소피와 이순재의 활약에 있었는데 말이죠. 8화는 초반부터 놀라운 살인사건이 터지긴 합니다만 중반부에는 김용건과 이순재가 같은 병원에 입원하면서 그곳을 찾아온 이기동과 김세경의 이야기로 흐르더니 후반부에나 사건을 다루면서 마무리하는 전개로 끝나더라고요. 거기다 중간부터 갑자기 홍은하와 김세경이 알고 보니 어머니만 다른 자매였다던가 하는 설정이 튀어나왔을 때는 무슨 막장 드라마인가 싶었습니다. 초반에 홍은하가 이기동을 단념하는 듯하면서 나중에 가게 보증금 때문에 1억을 달라며 이순재를 찾아오는 장면에서부터 전혀 그답지 않은 행보를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 내용이 이상해진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홍은하의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그간 묘사를 보면 결코 저럴 인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숨겨진 자매 설정에 갑자기 이순재가 이기동의 친모라면서 홍은하의 어머니를 소개하고 알고 보니 이기동과 홍은하, 김세경이 전부 남매였다는 설정이 나왔을 때 이건 아무래도 말이 안 되는 내용이니 꿈이겠다 싶었는데, 진짜 이기동의 꿈이었다는 반전이 등장하고 약 이십여 분이나 되는 내용을 이기동의 꿈으로 허비한 것이 좀 허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기다 홍초원이 이기동의 딸이라고 아버지에게 밝히는 내용도 꿈이었기 때문에 결국 이순재는 자기 손녀가 누구인지 여전히 모르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조금 관련 없는 내용이긴 한데 이기동은 작중 김세경에게 미련을 많이 가진 모습으로 그리고 있지만, 김세경은 이기동한테 실망할 대로 실망한 상황이고 이기동이 김세경이 선물한 손수건을 바다에 빠뜨리는 장면 연출을 본다면 이 둘은 다시 합치기는 그른 느낌이었어요.
어쨌든 사건 내용으로 돌아가면 예고편에서 김용건이 죽는다는 떡밥은 알고 보니 김용건이 아닌 드라마에서 김용건의 대역을 했던 사람이 비슷한 분장을 한 상태에서 사망한 장면이었습니다. 처음엔 드라마 촬영장의 스태프들도 김용건이 죽었다고 혼비백산한 상황이었는데 뒤에서 김용건이 멀쩡한 채로 등장했음에도 TV에서는 엉뚱하게도 김용건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흘러나가기까지 해요. 정확하게는 대역의 사망이긴 합니다만 김용건은 소소하게 주변에 원한 산 일이 많은데 자동차에 누군가가 '죽어'라며 붉은 글자를 남긴 것도 그렇고 (이건 그냥 지나가던 꼬마가 장난친 것) 원한을 품은 스토커가 자신의 목숨을 노린다는 생각에 지레 겁에 질려 미국으로 뜰 생각까지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김용건을 노리는 스토커라고 등장했던 인물들은 평범하게 자기 할 일 하거나 지나가는 사람이었다는 게 반전이자 코미디.
https://youtu.be/uXEp8lh0Qbg?si=_n-IGwYGnFDY8W-v
결국 이 사건의 수수께끼도 소피의 조사와 이순재의 기지로 해결하게 되는데요. 엉뚱하게 사건의 범인은 사람이 아니라 촬영장 주변에 어슬렁거리던 바둑이라는 들개와 나비라는 길고양이로 두 녀석이 근방 분식 차에서 떨어진 어묵을 두고 싸우며 쫓다가 주변에 있던 대형 선풍기를 건드리고 녀석들과 부딪힌 충격으로 주변에 있던 못이 선풍기 바람에 튕겨져 나가 근처에서 쉬고 있던 대역 배우의 목을 관통한 사고였다는 게 진실이었어요. 와중에 나비랑 바둑이가 자기들이 사고 친 걸 알고 기겁하여 도망치는 모습이 좀 웃겼달까. 소피로부터 진실을 듣게 된 이순재는 근방의 분식 차가 당시 현장에 있었다가 자리를 뜬 사실을 파악하고 블랙박스에 사고 현장이 촬영되었음을 홍초원에게 알려주게 됩니다. 이번 8화에서 조금 열받는 건 증거 영상을 가지고 온 건 홍초원임에도 그 공은 육동구 형사가 가로채간다는 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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