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소리』 7화 리뷰입니다. 이번 7화는 지난주 예고편에서도 어느 정도 암시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본방으로 직접 보니 더 슬픈 회차였던 것 같네요. 거기다 이번 회차의 분위기도 지난 회차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느낌이었던 것도 같고요. 그도 그럴 것이 예고편에서 미리 나왔듯 예수정의 실종된 아들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예정이었기 때문인데요. 물론 강아지들이 보여주는 귀여운 씬이라던가 소소한 개그들이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띄우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예수정과 그의 실종된 아들의 이야기로 들어가면 보는 사람 기분이 먹먹했던 회차였습니다. 왜인지 이런 실종자들의 사연은 슬픈 일인지라 타사 드라마이긴 하지만 『미씽 : 그들이 있었다』처럼 그 영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 같은 게 있어서 거기서 안식을 취하고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이 들던 부분.
또한 예수정의 아들이 실종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최근 드라마의 변화라고 할까, 사회적인 변화라고 할까 그런 부분이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예수정이 5년 전 아들과 갈등을 빚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아들이 커밍아웃을 하면서 자신의 연인, 그것도 어린 딸이 있는 남자를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예수정은 아들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이로 인해 아들이 집을 나가면서 소식이 끊긴 것인데 대외적으로는 아들이 미국으로 간 것으로 둘러댔던 모양. 지난 회차에서도 살인 사건에 퀴어 요소가 들어있기는 했지만 그때는 적어도 반전 요소 정도로만 쓰인 수준이라면 이번 회차에선 좀 더 현실적으로 퀴여 요소를 다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동안 예수정은 아들이 실종된 뒤에도 그의 카드를 해지하지 않았다가 누군가가 결제를 시도한 걸 문자로 확인하고 아들이 살아있다고 여겨 경찰에 조사를 부탁하는데요.
알고 보니 카드를 쓴 인물은 아들이 연인이라고 소개해 줬던 남자의 어린 딸이었으며, 어린아이가 집안에서 우연히 발견한 카드를 멋모르고 쓴 거라는 게 밝혀집니다. 전말을 알게 된 예수정은 아들이 살아있을 거라는 미련을 버리고 아들의 물건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놀랍게도 여기서 예수정을 알고 있는 강아지가 나타나 소피를 통해 아들의 생전 이야기를 전해주게 돼요. 그 강아지는 7화의 오프닝에서 산책을 하는 이순재를 아는 척하면서 달려들었던 녀석인데, 그레이스라는 이름의 이 강아지는 특이하게도 환생견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강아지가 환생이라는 진심 독특하고 웃긴 설정이라고 해야 하나요. 거제도에 놀러 온 미국인 부부의 반려견인 그레이스는 전생에 예수정의 아들이 키우던 만두라는 강아지였으며 소피에게 아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시신이 있는 곳까지 인도해 주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미국 부부의 반려견으로 환생 상태라 아들의 마지막을 확인하려는 예수정, 그리고 동행한 이순재(+소피)가 그레이스를 데리고 간 상황이 빼박 개를 훔쳐 간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거... 물론 이 문제는 마지막에 빠지지 않고 다뤄지긴 합니다만. 일단 본편으로 돌아가면 환생견 그레이스는 예수정의 아들이 바닷가 근처 버스에서 폰을 잃어버린 사정을 털어놓아 아들이 바닷가에서 자살했을 거라 믿는 예수정의 오해를 바로잡아준 뒤 그들이 마지막으로 들렀던 산까지 인도하게 됩니다. 실제로 예수정의 아들은 자살한 게 아니라 산에서 굴러떨어질 뻔한 강아지를 구하려다 같이 추락한 것이고 강아지는 죽어가는 주인의 곁을 지키면서 함께 죽어갔다는 사실이 밝혀져요. 이 과정이 예수정의 상상으로 구현되면서 상당히 비극적으로 느껴졌다고 할까요.
결국 예수정은 5년 만에 골짜기에 추락한 아들의 시신을 발견하고, 강아지의 도움으로 아들이 마지막에 남긴 편지를 발견하면서 그동안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응어리를 풀게 됩니다. 나중에 개 도난 혐의로 처벌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아들이 자신을 원망하지 않은 걸 확인한 데다 아들의 연인과 그 딸까지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주는 등 여러모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내용이 많았던 에피소드였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마지막에 환생견 그레이스를 보내주면서 미국에서 주인들과 행복하게 살라고 빌어주는 것까지도요. 이번 에피소드는 지난 회차들처럼 사건 중심이 아닌 실종자를 찾는 가족을 중심으로 사뭇 다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소피와 그레이스 등 강아지들의 활약과 함께 간간이 코믹한 요소를 넣어주는 등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던 회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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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난 회차부터 등장한 친구 박근수는 사기꾼이라는 게 판명 났습니다. 하는 행동을 보니 의심을 안 할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사연이 있는 사기꾼이라는 결론이긴 한데 카페에서 먹튀한 245만 원은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궁금.
만약 김용건이 돈을 지불했다면 이번에 사기당한 3천만 원이랑 같이 김용건만 독박 쓴 회차였다고 해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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