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소리』 9화 리뷰입니다. 원래는 어제 보고 리뷰를 써야 했지만, 사정상 본방을 놓쳤기 때문에 오늘 재방송을 통해 9화를 감상했는데요. 일단 예고편에서 나왔던 대로 이번 9화에 나온 사건은 로또 당첨금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사건인데 거제도에서 참으로 다사다난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는 느낌. 이건 드라마 장르가 장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설정이긴 하지만요. 9화 오프닝에선 소피나 이순재가 아니라 사건의 당사자들이 로또의 숫자를 고르는 내용으로 시작하던데, 친한 친구인 여자 셋이 모여 가게의 문어 - 아마 드라마 설정상 행운을 가져다주는 문어로유명한 가게고 행운의 숫자를 예지한다는 데선 독일의 예언하는 문어 '파울'의 패러디로 추정 -가 정해준 번호에 따라 로또를 사게 되는데요. 공교롭게도 그 번호가 진짜 1등에 당첨이 되면서 비극이 시작됩니다.
세 사람은 로또에 당첨이 되면 반드시 당첨금을 셋이 배분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보통 이득 앞에서 네편 내편 할 것 없다는 듯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시체로 발견되고 나머지 한 사람이 용의자가 되어 경찰에 구속되게 돼요. 당첨자 중 한 사람은 가게에서 머리를 맞아 살해당한 모습으로, 한 사람은 근방 계단에서 굴러 사망한 채 발견되는데요. 그런데 좀 의문이었던 것은 특별한 문어가 행운의 번호를 점지해 줬다면 로또를 한 장만 사서 금액을 엔빵하는 게 아니라 사람 숫자에 맞춰서 똑같은 숫자로 세 장을 사면 어차피 각자 가지고 있는 당첨 용지로 같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니 굳이 싸울 필요가 없어지지 않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사건이 진행되지 않으니 한 장만 사서 당첨금을 셋이서 배분하려다 갈등이 나는 전개를 택한 건가 싶었고요.
또 여기서 같은 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임채무가 함께 나와 이 사건에 그가 말려들 거라고 복선을 깔아주던데요. 좀 아까웠던 것은 임채무가 전화 통화로 아들이 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여자들이 문어가 점지해 준 숫자로 로또를 사자고 권했을 때 같이 샀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은근 이 드라마에서 임채무는 돈복이 없다는 설정으로 자주 등장하는 듯. 나중에 여자들이 샀던 로또 당첨 용지가 바람에 날리면서 그걸 임채무가 줍게 되고 이 때문에 평소 냉정했던 아들 부부에게 효도를 받는 해프닝이 생기긴 합니다만, 원래 그것이 임채무의 것도 아니거니와 살인 사건 때문에 로또 당첨 용지를 강탈하고 사람을 살해한 범인으로 오해받지 않나 오히려 악영향만 받게 되거든요. 나중에 아들 부부랑은 나름 화해가 되지만 갑자기 아들 내외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부자연스러워서 저건 드라마라 가능한 엔딩이다 싶었습니다.
이번 9화는 로또 당첨 용지를 두고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과 임채무가 당첨되었다고 오해한 아들 부부가 아버지 비위를 맞추는 내용으로 동시에 전개되는데, 평소 아버지를 잘 챙기지 않던 아들 내외가 로또 당첨 소식을 듣자마자 태도가 변하는 건 어이가 없고 보는 사람이 괘씸한 수준이었어요. 심지어 아들 부부는 자기 아버지가 해준 것이 없다고 원망까지 하던데 이미 몇 화 전에 임채무가 아들 부부의 집까지 해주는 바람에 돈이 없다는 언급이 이미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물론 임채무가 로또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는 건은 소피와 이순재가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면서 다행히 무사하게 풀려나는데요. 여기서 죽은 당첨자의 반려견 복실이를 통해 소피가 취조하는 장면이 좀 웃겼다고 할까요? 소피가 경찰견 출신이라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고 또 그런 언급이 나와서요.
처음 복실이는 펫캠을 몸에 지니고 다니고, 당시 사건 현장을 봤으면서도 무슨 이유에선지 묵비권을 행사하며 용의자로 몰린 나머지 당첨자 또한 이상하게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게 됩니다. 여기서 용의자가 형사 박형춘의 애인이었고 홍초원의 친한 언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공교롭게도 사건에 주요인물들이 얽히게 되는데요. 여기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건 복실이 뱃속에 보관하고 있던 펫캠의 메모리칩으로, 복실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던 건 자신의 주인이 다른 당첨자를 살해하고 그 자리에서 용지를 갖고 튀다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딴에는 주인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나중에 주인이 죽기 전 자신을 파양 신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마음을 바꿔 자신이 삼킨 펫캠의 칩을 배에서 밀어(?) 내는 장면도 좀 소소하게 개그였고요.
그리고 나중에 에필로그에서 밝혀진 사실입니다만, 용의자로 몰렸던 나머지 당첨자(홍초원의 친한 친구 언니)가 그동안 묵비권을 행사한 이유는 알고 보니 박영춘 형사와 사건을 담당했던 다른 형사 사이에서 양 다리를 걸쳤기 때문에 그것이 들통날까 봐 입을 다문 거였다는 듯. 반전치고는 좀 황당하긴 했는데 어쨌든 나머지 당첨자는 살인 혐의도 벗었겠다 당첨금을 받을 수는 있으려나요? 로또 당첨 용지가 살인 사건의 주요 증거물이라 쓸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또 내용 중간중간 이기동이 다시 연기자가 되어 자립을 시도하는 이야기가 삽입되었던데, 영화 조연 오디션은 다른 지원자의 패기(?)에 질린 건지 지레 포기해 버리는 등 좀 싱거운 결말이 나고 여전히 김세경에게는 미련이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던데 왠지 이 둘이 엇갈리는 연출이 많이 나오는 게 두 사람은 왠지 다시 합치기 어렵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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