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이 될 것이라고 예상을 한 『녹두꽃』 41화-42화 리뷰입니다. 드디어 고대하던 우금치(우금티) 전투가 시작되었는데 주워듣기론 이 드라마의 원제가 이것이었던 걸로 알아요. 전투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에 지식백과나 위키백과 같은 데서 우금치 전투에 대해 이것저것 검색을 해보았는데 이 전투가 동학군의 패배로 끝난 결정적인 이유에는 무기의 질적인 차이, 당시 농민군들 입장에선 신무기들을 접해 본 적이 없었고 그런 전투를 경험하지 못해 대응되는 전술을 잘 쓰지 못했다는 점 등이 거론되는 것 같더군요. 게다가 동학군들 상당수가 농민이고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군인이 아니라는 점도 있었고요.
외에도 당시 농민군의 압박감-농사 문제와 더불어 여러 가지 요인으로 말미암아- 때문에 전투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문제도 있어 전술적으로 여러 미스를 범하게 되었다고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번 화에서 돌격을 하다가 기관총에 도륙 당하다시피 하는 농민군들의 모습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현재 우리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전쟁의 참상이나 그 실상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던 것과 달리 당시 사람들은 그런 것을 접할 기회 같은 게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었으니 당장 자신들 앞으로 날아오는 신무기를 직접 보고도 생소하지 않았나 상황 판단을 하기 어려웠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저 시대 농민군들 입장에선 달리 생각할 방도가 없었던 것이고 여러 불리한 상황이 겹쳐 저런 학살과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요. 이 우금치 전투의 실상이 실제로는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웠다는 것은 다른 분 포스트에서 본 적이 있는데 조선 왕실은 이런 학살에 책임이 있었고, 특히 드라마에선 의병들이 모이기 전 왕실의 밀지가 전달되는 장면도 나와 후반부의 무책임한 모습이 두드러졌다는 게 특징. 드라마의 그 장면이 아니더라도 실제 왕실의 삽질은 명백하기 때문에 왕조의 마지막이라고 동정해 줄 여지는 없어 보이더라고요. 아마 동록개의 아들 성계와 방원이 처참하게 죽는 모습은 드라마 나름 조선 왕실의 끝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던 듯.
비극으로 끝날 전투에 주요 인물들이 죽어나갈 것은 각오하면서 봤더라도 남서방이나 동록개, 최행수 같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은 가슴 아픈데 특히 최행수는 그 죽음을 목격해야 하는 송자인의 모습이 처절해서 더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거기다 송자인을 연기한 배우가 워낙 연기를 잘해서... 아니 그냥 오늘은 모든 배우들이 연기가 출중했어요. 특히 명대사도 많았는데 전투에서 살아남은 백이강이 찰나라고 해도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 외침이나 녹두장군과 황진사의 대화 중에서 진짜 경계는 우금치가 아닌 사람의 마음속에 있었다는 대사 역시 그랬습니다. 그리고 황진사의 정신적인 성장과 대비되는 이현의 모습은 그냥 할 말을 잃는 수준이었고요. 얘는 그냥 자멸하는 루트밖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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