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8화 리뷰입니다. 이번 8화는 전반의 분위기와 후반의 분위기가 매우 달랐기 때문에 약간 충격적이었는데요. 일단 이한신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이번 가석방 심사자 에피소드는 약간의 페이크가 있기는 했었지만 굉장히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 이번 가석방 심사 대상자였던 재소자는 입양된 가정에서 학대받고 믿었던 남자에게 보이스피싱 운반책으로 이용당해 죄를 뒤집어쓴데다 교도소 내에서 딸까지 출산한 인물로, 어떻게든 딸과 함께 새 출발을 하고 싶어하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석방 조건이 부분적으로 미약한 데다 이번에 적격 대상이 되지 못하면 딸을 바깥으로 입양을 보내어야 하는 입장이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한신은 최대한 그를 돕기 위해 최화란 사장의 도움까지 받은 상황이에요. 이번 에피소드에서 최화란 사장은 자신의 불우한 유년 시절과 현 재소자의 상황을 겹쳐보고 그를 돕기 위해 거의 히어로나 다를 바 없는 활약을 하면서 인상을 남긴 바 있고요.
그런데 이번 8화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처럼 등장한 건 지난 비리 사건으로 가석방 심사관 자격을 박탈당한 김내경 교수 대신 새로운 심사관으로 온 서동훈 변호사였습니다. 서동훈 변호사는 현재 빌런인 지동만 회장의 수하인데다 지동만과 지명섭 부자의 악행을 투덜거리면서 감싸주는 역할이지만, 상대적으로 둘의 행적에 비하면 악행 자체는 약한 편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한신 입장에선 껄끄러운 인물인 건 사실이며 서동훈 변호사가 새로운 심사관으로 왔을 때는 분위기 자체가 심상치 않은데다 왠지 이한신이나 심사 대상자를 상대로 야비하다(?) 싶은 분위기를 흘려 결국 가석방 부적격 판단이 나려나 싶었는데요. 하지만 의외로 서동훈은 이번 심사에서 적격에 표를 주면서 결국 해당 재소자의 가석방에 힘을 실어주는 등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에 놀란 건 시청자만이 아니라 주인공인 이한신도 마찬가지였는데 나중에 서동훈 변호사가 교도소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재소자의 아기를 귀여워하는 영상을 보면 은근히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듯 하더라고요.
중간에 페이크에 가까운 연출도 있어 빼도박도 모르게 시청자들이 속아넘어갈 뻔한 상황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회차에서 그리려던 주제는 사람에게는 다면적인 모습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최화란 사장의 이야기도 그렇고 이번에 묘사된 서동훈의 일면도 그렇고요. 그렇게 이번 가석방은 훈훈하게 마무리되고 최화란 사장이 가석방 된 모녀의 앞날을 걱정하며 아는 식당에 취직까지 시켜주기까지 하는데 여기서 가게의 사장이 최화란 사장을 반기며 그의 부탁이라면 무조건 들어주겠다고 하는 걸 보면 뭔가 은혜를 입은 게 있는 모양이고 최화란도 표면적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사채업자이긴 하지만 다른 면에선 사람들에게 베풀고 포용하는 면모를 갖춘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최화란이란 캐릭터의 진면모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고 할까요? 또 이번 8화에서 잠깐 나온 묘사긴 하지만 최화란 변호사와 비슷하게 서동훈 변호사도 기왕이면 후반 전개에서 지명섭을 손절하고 이한신에게 도움 되는 역할을 해 주지 않으려나 하는 기대도 생겼고요.
그런데 이런 훈훈한 분위기가 중후반 들어서면 심각하게 반전되는데, 이는 안서윤 형사의 사망한 동생과 얽힌 과거 사건이 직접적으로 묘사되면서입니다. 안서윤은 최정학의 죽음을 파면서 이한신과 최화란의 도움을 받아 최정학이 발견된 대포 차량의 주인이 누구인지 추적하고 그가 지명섭의 사주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파악하는데요. 여기서 대포차 주인을 흔들기 위해 파트너 형사와 계획을 세울 뿐만 아니라 그가 흘린 말을 통해 죽은 최정학이 갖고 있던 증거가 영상이 아니라 목소리 녹음 파일이라는 사실까지 눈치채는 등 형사로써 예리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지난 에피소드에서 최화란이 안서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직접 보고 감탄하기도 하는 등 안서윤은 지동만과 지명섭이라는 거대한 빌런을 상대하고 있어 불리할 뿐이지 형사로써는 훌륭하다는 묘사가 빠지지 않고 있어요. 또한 동생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어째서 지명섭을 잡아야 하는지 그 당위성도 충분히 잘 묘사되고 있고요.
이 드라마는 변호사인 이한신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 주변 인물들의 서사와 개성 역시 꼼꼼하게 챙겨주는 느낌을 받는데 특히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이 부각됩니다. 이번에 과거사가 드러난 최화란 사장도 그렇고 형사이자 동생을 잃은 언니로써 지명섭을 추적하는 안서윤도 그렇고 지동만 회장의 횡포에 고소를 취하하긴 했지만, 아버지를 몰아내기 위해 자신과 손을 잡자는 지명섭의 요청을 거절한 최원미도 그렇고요. 특히 최원미는 지명섭의 살인과 지동만이 그 사실을 은폐한 걸 알고 있는 증인이었는데, 아들인 지명섭이 언제까지 아버지한테 끌려다닐 거냐면서 자신과 손을 잡자고 할 때 그가 한 짓을 알고 돌려서 거절한 것을 보면 자신이 불리하다고 해서 판단력을 아예 놓은 인물은 아니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지명섭은 아버지에게 원망을 품고 그를 치기 위해 이한신을 비롯 여기저기 찔러놓은 턱에 오히려 이 상황을 이한신이 이용할 계기를 만들어준 셈. 와중에 지동만 회장은 이한신을 위협하기 위해 악행을 지속하는데 후반부에 천수범 과장이 습격받는 장면은 위험해보여서 진짜 목숨을 잃는 건 아닐까 놀랐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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