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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렉 포에버』 리뷰

by 0I사금 2024.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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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말고도 애니를 보는 비중도 늘어났습니다. 뭐 많이 봤다고 해도, 손에 꼽을 수준이긴 한데 게 중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인 『장화 신은 고양이』를 보자 추천 목록에 『슈렉』 시리즈가 같이 뜨는 게 보이더라고요. 『슈렉』 시리즈는 이미 3편까지 다 본 기억은 있는데 개인적으로 참신하고 완성도가 좋았던 건 1편과 2편이라 생각되었고, 3편은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이 참신하게 재해석되기는 했지만 후반부 결말이 약간 밋밋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슈렉 대신 '겁나 먼 왕국' 후계자가 된 아서의 캐릭터가 희미해서 그랬으려나요? 해결사 역할을 맡아야 했던 아서보다 조연과 빌런을 넘나들던 동화 속 공주들이 더 매력적이었던 기억이 있어요.

어쨌든 주인공 슈렉과 피오나의 모험은 3편으로 완성되었고, 둘 다 왕국을 물려받기보단 숲속에서 오우거 가족으로 평범하게 사는 길을 택했으니 해피엔딩으로 끝난 셈. 그래서 왠지 『슈렉 포에버』는 감상하고 나니, 3편으로 완성된 『슈렉』 시리즈의 외전과도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범한 삶을 택했다고 하지만, 육아에 지치고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에도 신물이 난 슈렉은 과거 괴물로써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게 됩니다. 뭐랄까, 『슈렉 포에버』는 옛날의 영광을 그리워한 남자가 일탈을 하다가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클리셰라고 할까요?

이렇게 현실의 삶에 짜증과 피곤을 느끼는 슈렉에게 바람을 불어넣는 건 럼펠이라는 대두 마법사로, 그는 과거 탑에 갇힌 피오나의 저주를 풀어준답시고 왕과 왕비에게 왕국을 내놓으라는 대담한 거래를 시도했을 정도의 악당입니다. 하지만 슈렉의 적절한 개입으로 피오나가 탑에서 빠져나오고 저주까지 풀게 되자 그야말로 몰락하여 복수의 칼날을 갈다가 슈렉을 꼬드겨 그의 생일을 빼앗아 역사를 바꾸는 마법을 실행하고 맙니다. 이게 작품 속에서 하루 만에 해결되고 장르가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 그렇지, 주인공의 생일을 빼앗아 그의 존재를 지우고 그동안 역사까지 바꿔버리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였어요.

하지만 주인공 슈렉이 멍청하게 당하는 인물(괴물?)은 아니거니와, 이미 1편에서부터 비범한 운동신경과 실행력을 보여준 바 있었는데요. 그는 바뀐 역사 속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옛 친구들을 찾아 럼펠을 쓰러뜨리고 원래 세계로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뀐 역사 속에서 럼펠은 겁나 먼 왕국의 독재자가 되어 마녀들을 통해 국민들을 탄압하고 있었고, 슈렉의 파트너인 동키는 물론 동화 속 주인공들은 전부 그들의 노예로 전락한 상태. 거기다 피오나 공주는 왕국을 되찾고 오우거들의 자유를 위해 혁명군을 이끄는 리더가 된 상태였는데, 슈렉이 그 오우거 혁명군에 들어가 럼펠의 계약을 깨뜨리려고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에요.

슈렉의 기지와 계약 파기 조항으로 럼펠을 쓰러뜨리고 원래 역사로 돌아오며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엔딩인데, 뭔가 조신몽 설화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라고 할까요? 아마 이 『슈렉 포에버』가 외전 같다고 느껴진 부분은 슈렉이 하루 동안 겪은 다른 역사 속 상황이 창작물의 팬들이 으레 떠올릴 수 있는 '이프(If) 버전'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듯. 마녀들의 노예가 되어 드래곤 부인은커녕 목숨이나 구걸하고 다니는 동키나 피오나의 애완묘가 되어 몸매 관리 실패한 장화 신은 고양이라던가, 길거리에서 동물 쿠키들과 결투를 벌이는 걸로 돈 버는 진저맨이라던가... 특히 진저맨의 변화는 작중 관광마차가 슈렉 가족 사는 오두막까지 와서 시끄럽게 구경하는 장면이랑 같이 참신하게 웃겼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https://youtu.be/hIJ0gMDZT_4

 

개인적으로 악당인 럼펠보다는 현상금 사냥꾼으로 나오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능력치나 외모로 봐도 더 인상적이었어요.

 


럼펠이 슈렉을 현상수배 내리고 국민들에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피노키오는 자기 아버지를 슈렉으로 분장시켜서 끌고 오는데 육성으로 패륜아라는 소리가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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