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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치』 리뷰

by 0I사금 2024.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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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예전에 한파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눈이 내렸을 때 집에서 뒹굴다가 뭐라도 볼까 하면서 찾아보게 된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개봉했을 때 직접 보지 못했지만 어쩌다 스포일러를 본 적은 있는데 대강 아버지가 실종된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딸의 인터넷 기록을 찾아 단서를 알아낸다는 내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저 포스터에서도 어느 정도 암시되는 내용이기도 하고요. 다만 영화를 직접 보기 전엔 영화의 구성이 다른 영화랑 달리 독특하다는 사실은 모르고 본 셈이에요.

영화는 특이하게도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배우들이 직접 연기를 하는 모습을 바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화면 속에서 인물들이 주고받은 메시지, 영상으로 남긴 기록물과 영상 통화 자료 내지 방송국 영상들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맨 처음 영화가 시작했을 때 윈도우 영상(XP?)이 나와서 뭔가 잘못되었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영화가 원래 이런 형식이더라고요. 물론 배우들이 연기를 하며 상황이 전개되는 연출이긴 한데 배우들의 모습은 화면 속의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매우 특이하게 와닿았어요. 예전에 본 공포영화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었는데 이쪽이 더 현실적이고 짜임새있는 버전이랄까.

영화 속 주인공 데이빗은 전화 통화도 되지 않고 사라진 딸 마고를 찾기 위해 그녀의 인터넷 계정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하고 메신저를 보내 그녀의 행방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인스타나 텀블러 같은 언급이 많이 나와서 이런 걸 보면 SNS 같은 걸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은 저런 걸 찾아내기도 힘들겠다 싶더라고요. 이런 걸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저런 비슷한 일이 닥쳤을 때 당사자가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따로 저장해두는 게 아니라면 그걸 일일이 다시 설정하는 것도 일이겠더라고요.


영화 초반에 컴퓨터에 저장된 영상과 일정 알람 같은 그녀의 가정과 관련된 정보들이 나오는데요. 가족들의 추억 자료나 데이빗의 부인, 그러니까 마고의 엄마는 암으로 일찍 죽었다는 사실이 나오는 건 보기에는 조금 지루하긴 했어도 마고의 인적 사항과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를 나름 설명하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딸의 행방을 찾아가면서 데이빗은 마고가 학교에서 굉장히 얌전하고 내성적인 학생으로 친구가 얼마 없이 대개 인터넷으로 소통을 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중간에 마고가 피아노 레슨비를 빼돌렸다는 사실 때문에 가출이 아니냐는 암시도 등장하지만 오히려 이것은 마고가 개인적인 이유로 다른 사람을 도우려다 그런 것이라는 반전이 드러납니다. 영화는 후반으로 들어가면서 반전이 여럿 등장하는데 가장 충격적인 반전은 마고의 사건을 수색한 형사 로즈마리 빅의 정체였고 두번째 반전은 마고가 운영한 동영상(지금으로 치면 유튜브 영상 비스무리한)에 자주 접속한 피쉬앤칩스라는 아이디를 가진 인물의 정체였다고 할까요.


예전에 공포영화 『유전』을 보면서 중반부터 주인공을 돕겠다고 나서는 인물은 주인공의 통수를 치겠거니 했는데 그것이 이 영화에서도 들어맞는 클리셰더라고요. 결국 마고의 행방과 마고를 해코지한 인물을 찾아내는 건 경찰이 아니라 전적으로 아버지인 데이빗이었으며, 중반까지 마고가 죽었다고 섣불리 결론이 나거나 남은 가족들의 답답한 상황만이 보여 지지부진했던 이야기는 진범과 관련된 정보가 하나 둘 드러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이 반전과 빠른 전개 때문에 전반부에 지루함을 잊어버리고 영화가 굉장히 인상적으로 남게 되었고요.

그리고 영화가 은근 SNS의 부작용이랄지, 그런 측면을 보여주는 것도 같았습니다. 마고가 개인 사진과 정보를 알게 모르게 누출하면서 그것을 보고 접근하는 놈팽이들이 있지 않나, 심지어 진범 역시 마고를 알아보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면서 접근했던 인물이었고요. 그리고 마고의 실종이 확정 나자 그것을 이용해 자기 유명세를 높이려고 영상을 만들거나 아버지가 범인이라는 등 억측에 가까운 게시물을 올려 피해자한테 2차 가해를 하는 등 인터넷의 이중적인 면이 다 들어있던 느낌. 그나마 마고가 무사히 아버지 품으로 돌아와서 망정이지 까딱했으면 참 암울한 영화가 될 뻔했단 생각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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