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세상에서 가장 쉬운 정신의학 교실』은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대충 훑어봤을 때 정신의학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면서도 어렵지 않게 내용을 설명해주는 것 같아 흥미가 생겨 빌려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일반인이 보기에 어렵다 싶은 심리학 용어나 정신의학 용어 같은 것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서 써 주는 책은 의외로 찾아보면 많은 편인데요. 그런데 이 책은 좀 읽다 보면 구성이 특이하다 싶은 부분이 있는 게 흔히 현대인들이 앓기 쉬운 우울증, 성격 장애 같은 것을 다루면서도 그냥 풀어서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혹은 '~이지 않을까?' 하는 질문형 대화체를 중간중간 섞어서 독자에게 일대일로 대화를 해 주는 것처럼 나온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책의 내용 속으로 읽는 독자들을 끌어들인다는 특이점이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정신병의 종류는 발달장애, 히키코모리, 대인공포와 사회불안장애, 섭식장애, 해리(다중인격), PTSD, 인격장애, 우울증, 조현병으로 한 단원에 두 가지 병명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는 비슷한 기질끼리 엮어놓았다 싶으며, 총 아홉 장의 단원이니 아홉 개의 병명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신병이라고 써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지만 실제로 책에서도 언급되는 성격, 인격 장애들을 대개 '마음의 병'이라고 지칭하고 있고, 애초에 정신병이란 것을 이상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부터가 이런 질환이나 장애의 실체에 대가서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지 않나 싶더라고요. 실은 여기에 등장하는 장애 중에는 저자 스스로도 꼭 정신병이나 장애라고 분류하기는 어렵다 싶은 것들이 없지도 않으며 대개 공통적으로 이런 질환이나 병에 대해서 다루는 태도로 자신에 대한 부담이나 책임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여간 대개 이런 책들이 그렇듯 정신병 혹은 마음의 병에 관한 사람들의 편견이나 오해를 교정해주는 부분도 있고, 대중매체에서 과장하거나 왜곡한 부분을 바로잡기도 하는데 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책에서 언급하는 질환이나 장애들 중에는 특수한 경우를 빼면 우리 이웃에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많지 않고요. 예를 들자면 섭식장애 같은 것은 현대 여성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우울증은 말할 것도 없고요. 책을 읽다 보면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이 가장 심하다 싶은 부분은 발달 장애와 조현병이 아닐까 싶은데 조현병 부분에 들어서면 그 명칭에 대한 변화에서부터 사람들의 이 병에 대한 오해까지 자세하게 다루는 편입니다. 조현병 부분은 읽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병의 모습과 실체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재미있는 점은 정신질환 혹은 장애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이들을 대하는 사회적인 태도나 제도에 대한 비판도 아우른다고 할까요? 책에서는 일본 내의 문제점만이 아니라 같은 질환을 다루는 외국의 사례도 종종 언급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히키코모리나 대인공포 문제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만 심각한 것이 아니라 한국, 우리나라에서도 사례가 자주 보고되며 저자의 언급을 보면 히키코모리 문제를 고치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강제 봉사활동 내지 징병제를 도입하자는 일본 내의 주장을 한국의 히키코모리 사례를 들어 비판하기도 하며 일본인의 '체면'을 신경 쓰는 의식 구조와 한국인의 '세상' 눈을 두려워하는 의식구조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본다면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부분이 많아 저자의 비판이 한국에도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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