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실종느와르 M』 9화와 최종화인 10화를 오늘 드디어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최종화까지 보게 된 감상을 요약하면 결말이 예상보다 더 충격적으로 끝났고, 새드엔딩에 가까웠다는 점이었는데요. 드라마의 완성도는 좋지만 시청률 문제로 2시즌은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보기는 했음에도, 그래도 애청자들 입장에서 시즌 2가 나오길 고대한다는 리뷰를 많이 본 적도 있고 실제로도 다음 내용을 고대하게 만드는 떡밥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그 리뷰들에 동감하는 바였습니다. 특히 마지막화에 이르러 풀리지 않은 떡밥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가장 중요한 떡밥은 마지막에 오대영을 이용해 자기 비리를 알고 있는 건설사 대표를 제거한 검찰국장의 범죄가 드러나 처벌받을 수 있는지 여부고, 또 다른 하나는 오대영의 미래와 그의 실종된 부인이 어디로 갔는지 여부입니다. 그리고 과거사로 언급된 길수현의 형과 가족을 죽인 배후가 누구이며 과연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벌인 건지도요. 마지막 엔딩에서 길수현이 찾던 사람을 찾았다는 회신 또한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최종화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시즌 2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주인공 중 하나인 오대영이 과연 실종수사팀에서 활약을 할 수 있을까 미지수인데, 다른 것도 아니고 자기 부인의 실종 때문에 유력한 용의자를 혐의만 가지고 사살해버린 일 때문에 처벌을 피할 수가 없는 입장이거든요. 동료인 경찰들이 최대한 감싸준다고 한들 쉽게 넘어갈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던 셈이라서요. 오대영 입장에선 자기 부인이 납치되어 죽었다고 생각한 나머지 저지른 짓이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사살당한 건설사 대표는 다른 사건의 용의자였지 오대영의 부인을 납치한 장본인이 아니었고 부인 납치는 그 윗선에 있던 검찰국장이 저지른 짓이었어요. 하지만 오대영의 판단 미스로 인해 결국 검찰국장의 범행마저 묻힐지 모른다는 암시가 나와 상당히 상황이 꼬여버린 경우입니다. 적어도 오대영이 용의자를 향해 총을 겨누긴 하되, 용의자가 급소를 피해 살아남기라도 했으면 처벌을 받기는 했어도 그래도 형사로써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기지 않았나 싶었거든요. 지금 상황을 봐선 오대영은 경찰직을 박탈당하고 수감되는 미래만이 보일 정도였어요.
엔딩에서 동료들인 길수현과 진서준, 국과수 직원인 강주영이 마지막 사태를 맞닥뜨리고 착잡함과 복잡함을 숨기지 못하는데 이 장면은 그야말로 시청자의 심정과 일치했다는 느낌. 이 오대영의 행적과 과거 길수현이 용의자들을 사살하면서 범죄자와 연관된 다른 배후들을 놓쳐버렸다는 언급 때문에 드라마는 사적 제재가 왜 위험한 지, 범죄자에 대한 판결을 법에 맡기는 것이 가끔 불합리해 보여도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필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대영이 용의자를 향해 총을 쏘게 된 과정에는 길수현이 그간 보여준 행동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오대영은 길수현의 영향을 받아 사람을 쏜 적이 없으면서도 마지막에 사람을 쏘게 되고, 길수현은 반대로 자신의 그간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전개. 일단 9화 실종된 딸을 찾는 할머니와 그 할머니의 딸을 자처한 가짜 딸 사건에서도 사기꾼 주범에게 위협받는 가짜 딸을 구하기 위해 길수현이 총을 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오대영은 상황의 위급함을 주장하면서 사기꾼을 저격한 길수현을 감싸주지만, 여기서 사기꾼의 죽음으로 또 다른 음모가 덮일 가능성이 떠오르게 되거든요.
10화의 암울한 결말과 풀리지 않는 떡밥과 별개로 9화의 내용은 반전의 연속을 보여주면서 약간이나마 사이다를 안겨주었는데요. 9화에서 클리셰를 깨는 전개라고 생각한 건 딸을 찾는 할머니의 모성애에 가짜 딸이 인간적으로 각성하는 전개 같은 건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실종 수사팀은 가짜 딸이 잠적한 것이 처음엔 할머니의 재산을 노린 계획에 가책을 느낀 거라고 여겼지만 길수현은 모든 사건이 종료된 이후에야 가짜 딸이 잠적한 것도 할머니에게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자신의 흔적을 남겨 사기꾼 주범에게 숨은 장소를 들킨 것도 의도된 일로 가짜 딸이 모든 계획을 주동한 사기꾼의 위에서 상황을 조종하고 있었다는 걸 눈치채게 돼요. 그리고 주범인 사기꾼을 저격한 자신의 행동마저도 가짜 딸에 의해 의도된 걸 알고 은근히 분노를 보여주지요. 당연히 가짜 딸의 목적은 당연히 할머니의 100억이나 되는 재산이며 사기 혐의만 입증된 채 수감된 상황에서 친자로 입적되는 등 가짜 딸의 계획대로 모든 일이 술술 풀려서 열받는다 싶더니만, 막판에 할머니는 자신의 재산을 모조리 사회에 기부하면서 가짜 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는 게 그나마 속 시원했습니다.
이어지는 10화의 사건은 불법도감청 사건을 수사하던 여자 검사와 사건의 피의자가 동시에 실종된 사건입니다. 범죄수사팀은 방화로 불탄 여자 검사의 시신을 발견하고 유력한 용의자였던 피의자조차 의문의 일당에게 납치된 후 자살로 위장된 죽음을 맞은 걸 확인하게 되는데요. 범죄수사팀은 사건의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줄이기 위해 자기 윗선의 비리를 담은 영상을 증거로 넘기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윗선이란 바로 비리를 저지른 건설사 대표와 그 뒤를 봐주던 검찰국장으로 검찰국장은 굉장히 교활한 게 자신의 치부를 없애기 위해 과감하게도 실종수사팀을 이용하기로 했다는 점이었어요. 검찰국장은 일부러 검사의 실종 사건을 실종수사팀에게 맡긴 후 혐의를 건설사 대표에게 초점을 맞추게 한 뒤, 오대영의 부인을 납치하는 짓을 벌여 오대영을 자극하게 되거든요. 그 결과는 오대영으로 하여금 건설사 대표가 살해당하는 결말이었는데 이 계획을 중반에 눈치챈 길수현이 어떻게든 중재하려고 하지만 한발 늦은 상황이 되고 말았죠. 결말은 과거 길수현의 형을 살해한 진범이 알 수 없는 배후에게 조종당했다는 사실과 오버랩되는데 다시 생각해도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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