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4년~)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9화 리뷰

by 0I사금 2024. 12. 16.
반응형

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9화 리뷰입니다. 이번 9화는 다른 회차에 비하면 좀 암울한 감성이 많이 느껴졌는데요. 아무래도 주인공들이 빌런들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 추적하던 일들의 진상이 세부적으로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아직 반격 전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겪어야 할 난관이 좀 더 충격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회차에서 가장 보기 힘들었던 장면은 두 가지였는데 첫 번째는 이한신과 최화란 사장이 협력관계라는 걸 안 지동만 회장이 외부 진료라는 핑계로 밖으로 나와 자기들 패거리를 이끌고 최화란의 사무실을 급습한 뒤 자신에게 독기를 품는 최화란 사장을 마구 폭행하는 장면이었고, 두 번째는 안서윤 경위가 최정학의 물건들 중 과거 사건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어디 숨겼는지 비로소 알아채고 그 영상을 직접 목도하여 동생의 죽음을 맨 눈으로 확인하는 장면이었어요. 이 두 장면은 둘 다 고난을 겪는 인물이 여성이고 그야말로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된 상황이나 다를 바 없어서 더 괴로웠던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참고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멘탈이 강하고, 이런 수모나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인데요. 최화란 사장은 그야말로 욕설에 각목으로 폭행까지 당하고 부하들까지 무너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지만 지동만 회장을 상대로 절대로 밀리지 않는 성정을 드러낸 데다, 안서윤 경위는 동생의 죽음을 확인하고 오열하면서도 지동만 회장을 잡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걸 새기고는 이한신에게 협력하기 위해 평정심을 되찾고 바로 달려갔다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이번 회차는 여성 캐릭터들의 강인함을 확인할 수 있던 회차였는데 최화란 사장과 안서윤 경위도 그렇지만 지동만 회장 때문에 영화와 광고 계약이 줄줄이 취소된 최원미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는 게 눈에 띄었어요. 최원미는 자기 나름 반격을 위해 과거 이혼소송 때 쓰기 위해 모아둔 영상, 지동만 회장의 폭언과 폭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상들을 뒤져 아들 지명섭의 살인과 관련된 증거물을 기어이 찾아내더라고요.

 

거기다 변호사이자 현재는 지명섭의 보좌관이 된 변호사 서동훈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 척, 지동만 부자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등 철저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하니까요. 그런데 보다 보면 서동훈 변호사는 지동만과 지명섭 부자의 편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람이 단순한 탓인지 정보를 쉽게 넘겨줄 뿐만 아니라 비서인 손응준에 비하면 악행이라고 할 만한 것도 별로 저지르지 않는 느낌이에요. 손응준도 이번에 최화란 사장이 폭행당하는 걸 보고 지동만을 막판에 만류한 걸 보면 나름 선을 지키는 인간인가 싶지만... 그러기엔 저지른 짓이 너무 많아서 서동훈과 달리 손응준은 응징이나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느낌. 특히 이번에 최화란 사장이 당하는 폭력을 본다면 지동만 회장을 비롯 오정그룹 인간들은 단순 회장의 가석방 부적격만이 아니라 더 강하고 속 시원한 처벌을 받아야만 될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최화란 말마따나 일수로 돈 번 건 마찬가지면서 지동만이 최화란 사장을 천한 인간인 것처럼 취급하는 선민의식은 정말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외에도 천수범 과장이 누명을 쓴 전말 또한 밝혀졌는데, 천수범 과장은 마약을 몰래 납입한 지명섭의 술수에 걸린 데다 다른 교도관들까지 엮여 들어갈 까봐 자신이 모든 혐의를 뒤집어썼다는 게 드러납니다. 지난 회차에서 습격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온 건 지동만 회장의 사주가 아니라 이한신이 최화란 사장에게 부탁해 적정한 수준으로 그를 다치게 한 뒤 교소도를 벗어나게 했다는 반전이 있었는데요. 물론 지동만 회장도 이한신에 대한 경고로 천수범 과장을 위협할 계획은 있었고 이번 9화에서 지명섭의 살인을 알고 있는 인물-지난 회차에서 최정학 처리를 위해 대포차를 빌려준 이까지 살해하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 지동만 회장 스스로도 살인 같은 일을 스스럼없이 해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 건은 아들인 지명섭이 중간에 훼방을 놓고 자기가 손을 쓴 탓에 실패하긴 합니다만... 이번 회차에선 지동만 회장의 빌런 면모가 많이 부각되기는 하지만, 결국 이한신에게 외부 진료 중 무단 이탈했다는 게 들키는 장면이 좀 사이다였어요. 그리고 이때 신호를 지키느라 시간을 벌어준 택시기사는 숨은 히어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