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빌려보게 된 경위는 조금 우스운데, 실은 미스터리 관련 소설들을 찾기 위해 도서관 컴퓨터 검색란에 '미스터리'를 치니 같이 검색되어 나온 책들 중 하나가 이 책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도서관엔 미스터리를 다루는 책들 자체가 얼마 없어서 제목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일단 이 책은 소설란에 꽂혀있는 것은 아니라 관심을 안 두고 있다가 우연히 비치되어 있는 책장 앞을 지나갈 때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한번 내용을 훑어봤더니 의사들이 환자들의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내용인데 꽤나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나오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지레짐작으로 어려운 책이겠거니 하고 빌려오지 않았다가 나중에 나중에야 한번 생각이 나서 이번에야 드디어 빌려오게 된 셈입니다.
처음의 편견과는 다르게 책은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닙니다. 물론 책에서 언급되는 전문용어들 독이라든가 균이라든가 약의 이름이라던가 하는 의학지식이 적은 일반인 입장에선 생소한 이름들이 많기는 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런 전문용어들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새 바이러스나 독에 감염이 된 건지를 의사들이 조사를 해 나가는 내용으로 읽어나가면서 왠지 미국의 의학드라마 『하우스』가 떠올랐습니다. 미드 『하우스』에선 환자들이 알레르기 반응이나 뭔가에 감염이 되었을 경우 환자가 실려오기 전 접촉한 것을 먹는 것에서 입는 것까지 일일이 조사해 나가는 장면이 많이 나오던데 실제로 이 책에서도 감염된 환자들의 감염 경로를 찾기 위해 조사해 나가는 장면이 많이 나오더군요. 미드 『하우스』가 상당히 고증을 잘한 드라마인 듯. 보아하니 책의 마지막 옮긴 이의 말에서도 『하우스』가 언급되더군요.
책에선 다양한 경로로 독소에 감염되는 환자들의 사례가 나오는데 대개는 음식물을 잘못 먹어 감염된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상한 생선은 조리를 하더라도 균이 사라지지 않음에도 사람들이 잘 끓이거나 데우면 된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그냥 먹고 식중독에 걸리거나, 혹은 음식이 상한 줄도 모르고 먹거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나 음료수를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케이스가 다수. 외에도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여 많이 섭취했다가 몸이 수용하는 적정량을 넘어서서 해가 되는 케이스가 있던데 이런 점을 보면 약도 지나치면 독이라는 이야기가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드물지만 진드기에 물려 알레르기가 생기는 상황도 있었다고 할까요.
외에도 부주의함이 병을 부르는 사례들이 실려있는데 책에 실려있는 가장 특이한 감염으로는 아기가 열대성 풍토병에 걸린 경로를 찾아냈더니 다름 아닌 열대어를 키우는 어항의 물을 아기를 목욕시키는 욕조에 비웠다가 아이가 감염된 사례였어요. 이건 의사들도 정말 생각지 못한 케이스라 놀라운 것으로 묘사되더군요. 그리고 독초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는데 분명 그대로 사람이 노출되거나 섭취하면 독이 되지만 어느 정도는 약으로 쓰일 수 있는 풀들이 있으며 이것의 성분을 추출한 연고나 약품이 묻은 손으로 눈을 건들였다가 시야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도 실려있는데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예전 TV프로그램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본 적 있어서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리고 책에선 어떤 병이나 바이러스, 몸의 이상등을 치료하는 현대의 의료술 말고도 과거에는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어떤 의사는 병의 치료를 위해 스스로의 몸에 실험을 하는 등 대담한 일을 하기도 했으며, 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몸에 생기는 결석이 치료제라고 믿어지는 등의 일도 있었다고요. 물론 앞서나간 의사들 중에는 이런 믿음이 잘못된 것을 아는 경우도 있었고, 일찍 병의 원인이나 치료법을 알아챈 케이스도 없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왠지 읽고 나면 청결에 몸조심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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