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비소설 기타

『황홀한 사기극』 리뷰

by 0I사금 2024. 12. 30.
반응형

도서관에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다가 독일소설 코너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책이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얇은 편인 데다 좀 낡기까지 해서 도리어 눈에 띄기까지 한 책인데, 처음엔 무슨 내용인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얇은 두께이니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충 훑어봤더니 꽤나 흥미로운 내용이 실려있더군요. 다름 아닌 그림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진실을 찾아 탐구하는 서적으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언젠가 TV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예전 MBC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였던가요? 검색을 해보면 당시 TV에서 방영해 준 자료들을 몇 가지 찾아낼 수 있었는데 아마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제작진이 참고한 책이 이 책이란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흥미를 가지고 책을 빌려왔습니다.


책의 내용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상세하게 다뤄준 것처럼 게오르그 오세그라는 그림형제의 동화에 관심을 기울였던 인물이 『헨젤과 그레텔』의 진상에 다가가는 과정을 다룹니다. 책이 다루는 바에 의하면 맛있는 빵의 비법을 알고 있던 젊고 재주 많던 여인 카타리나가 그 빵의 비법을 훔치려던 한스(헨젤)의 무고로 마녀로 몰렸으나 이내 재판장에서 당당한 태도와 혐의 없음이 드러나 카타리나가 무죄 석방되자 한스는 동생인 그레텔과 함께 여인을 살해하여 제조 비법을 훔치려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여인의 죽음으로 인해 비법은 묻히고 말았고 후대에 의해 점차 죽은 여인이 마녀로 날조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로 이런 반인륜적인 사건이 가능했던 이유는 마녀사냥의 폭풍이 독일사회를 거세게 후려친 점과 30년 전쟁의 여파로 인해 인륜이 땅에 떨어진 탓이었다고 저자는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형제 또한 죽은 여인을 마녀로 몰아 마치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왜곡을 일삼았다고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 상의 이야기들을 보면 이 책의 자료도 정설이라기보단 원래의 구전을 다시 패러디한 창작품일 수 있다는 글도 있어서 다시 아리송해집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예전에 감상문을 쓴 바 있던 페로의 동화에선 『헨젤과 그레텔』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엄지동자 이야기가 있는데 이 『엄지동자』에선 아이들을 잡아먹는 대상이 '마녀'가 아닌 '식인귀' 남성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양국에서 전해지고 있고 다만 적대적인 인물이 각각 성별이 다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무래도 프랑스와 독일의 분위기 차이와 마녀사냥이 유독 독일에서 극심했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자의 의도는 과거 유럽의 마녀사냥이 빈번했을 무렵 약자를 마녀로 몰아 죽인 사회를 풍자하기 위해 이런 책을 썼을지도 모르고요.

 

혹은 유럽 중근세의 잔혹사를 생각한다면 어쩌면 이 책이 다루는 이야기가 그리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이 보통 잔혹동화 형식으로 패러디될 때 대개 선악이 반전되어 마녀는 그저 억울한 여성으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후대의 사람들이 볼 때도 동화 자체에 뭔가 미심쩍음이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은 아닐런지요? 그림형제의 동화가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원형은 잔인하기 짝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고, 이와 관련되어 인터넷에서 다음과 같은 글들을 찾을 수 있는데 그 진실은 알 수 없지만 그림형제의 동화는 시간이 흘러도 흥미로운 자료임에 틀림없습니다.

 

※ 참고 : 숲 속 과자집 할머니, 당신은 정말 마녀인가요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623001107925

 

숲 속 과자집 할머니, 당신은 정말 마녀인가요

헨젤과 그레텔 남매는 가난한 나무꾼 아빠, 계모와 산다. 먹을 것이 떨어지자 숲 속에 버려진 아이들은 빵·과자·사탕으로 만들어진 집을 발견한다. 집주인은 아이들을 유인해 빵 굽는 화덕에

v.daum.net

 


※ 참고 : 백설공주 그 진짜 이야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4&contents_id=26467

 

백설공주, 그 진짜 이야기

프란츠 위트너(Franz Jüttner), <백설공주(Schneewittchen)> 마법의 거울에 질문을 하는 왕비. 왕비의 유일한 즐거움은 자기 방에 혼자 틀어박혀 시집 올 때 가져온 마법의 거울을 꺼내어 들여다보는 것

terms.naver.com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