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란 단어는 현대 우리나라 사회에서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닐 겁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붙잡힌 살인마들이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다는 결과가 나와 사람들의 이목을 끈 바 있고 과거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사건들도 재조명되거나 매체에서도 이와 관련되어 다루기도 하는 등 이런 범죄와 관련된 것들이 다른 세계, 저기 먼 이국 땅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라는 게 와닿은 사람들은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인터넷 매체 등이 발달하면서 주변에서 일어난 범죄나 무서운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접하게 되는 농도가 많아진 것도 한몫할 테고요. 하지만 여전히 편견이란 게 없지 않아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하면 사람을 잡아서 살해하는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다... 는 인식이 박혀 있다는 오해가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사이코패스라 하더라도 반드시 살인마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며 굳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병적인 부분이 있거나 공감 능력이나 책임 의식이 심히 부족하며 충동적인 행동을 저지르고 극도로 이기적인 인간들, 책에 따르면 아직 '선을 넘지 않았을 뿐' 주변 사람들의 정신을 갉아먹는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러려니 넘어가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이 책 『위험한 사람들』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조 내버로는 미국 연방 수사국(FBI)에서 25년간 근무한 인물이며 또 다른 저자인 토니 시아라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작가이자 편집 컨설턴트라는 설명이 속표지에 나와 있습니다. 책의 저자들은 책에서 설명하는 위험인물 유형, 저자들이 여러 사건을 접하며 보고 만난 인간들을 토대로 타인의 삶을 갉아먹는 속성을 가지고 있거나 반드시 범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것을 잉태할 수 있으며 영향을 주는 인간 부류를 '위험한 사람들'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그런 인간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 피하지 못하고 얽히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각 단원의 끝부분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유형들의 행동 패턴 리스트를 작성하여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 조언을 해 줍니다. 다만 여기에 설명되어 있는 체크 리스트들은 전문적인 것이 아닌 일반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판단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으로 위험 부류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크 리스트를 혹여나 본인이 이에 해당되는지 의심스러운 경우도 없지 않아 있을 수 있겠는데 책에 따르면 그런 위험한 부류들은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 첨부되어 있었어요.
묘하게도 책에서 설명하는 주변 사람들의 정신과 삶을 갉아먹는 위험 부류의 유형들 중 가장 위험하다고 여겨지며 흔히 알려진 사이코패스 범죄자나 강간범, 연쇄 살인마 부류가 상당수 포함되는 '포식자' 유형을 제외한 나머지 유형들, 오로지 자신만이 중심이 되어 주변 사람들을 자신을 돋보이는 도구로 이용하는 나르시시스트, 언제 어떻게 행동이 돌변할지 알 수 없는 감정 불안정 타입, 근거 없는 의심과 믿음으로 살아가는 편집증 유형의 인간들은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실제로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진상'들의 모습이기도 하며, 또 이들의 면면은 다른 심리학 서적에서 자신의 구미에 따라 주변 사람들을 조종하고 책임을 미루는 '심리 조종자' 타입과 상당히 겹치기도 합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 이런 심리 조종자 타입의 유형들에게 피해를 입은 기억도 났고 그 덕택에 그런 부류들이 어떤 인간인지 더 빠르게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여기서 설명하는 인간 유형들이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책에서는 이런 유형의 인간들과 동등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고치거나 그들이 변하길 바라는 것은 헛된 짓이며 위험이 인지될 경우 그 상황을 빠져나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다른 인간에게 직접 해를 끼치고 도를 넘는 행동(범죄)을 저지르는 인간들의 상당수는 포식자 타입이긴 하지만 굳이 포식자 타입이 아니더라도 다른 유형들의 인간들이 돌발 행동을 저지르거나 사회적인 규율을 어기는 행동을 저지르는 경우가 사례로 등장합니다. 이런 유형들의 피해자가 되는 사람들은 처음엔 그가 그럴 줄은 몰랐다거나, 친절하고 좋은 사람의 가면을 너무 믿은 나머지 위험 징후가 나중에 보인다고 해도 그것을 외면하여 결국 상황을 악화시킨 경우가 있어 보이는데, 책에서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려 한다며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고 께름칙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관찰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내내 강조합니다. 다만 안타까운 사실은 피해자들의 상당수일 경우 나중에야 자신의 상황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처음부터 그 징후를 제대로 포착했다면 예방이 가능했을 경우가 많았지만 현실의 어느 멍청한 일부들은 이런 범죄자 유형을 진취적이거나 도전적인 인간 유형으로 포장, 미화하는 케이스들도 더러 있다는 사실입니다. 책에서 조언하는 위험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위험 징후를 느꼈을 때 재빨리 피신하여 도움을 요청하는 게 제일 현명하지만 또 다른 유용한 것으로 기록이 있는데 범죄 사건의 증거로 기록이 효과를 크게 발휘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쓰일 수 있는 사례를 보건대 새겨둘 필요가 있는 조언이라 생각됩니다.
'책 > 비소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리뷰 (0) | 2025.01.03 |
---|---|
『갑골문의 비밀』 리뷰 (0) | 2025.01.02 |
『만화 기초 데생 : 캐릭터 배경편』 리뷰 (0) | 2024.12.31 |
『황홀한 사기극』 리뷰 (0) | 2024.12.30 |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 가이드』 리뷰 (0) | 2024.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