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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스』 리뷰

by 0I사금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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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게 된 경위는 OCN에서 하는 드라마를 보다가 예고편이 나오는 걸 보게 되면서였습니다. 『겟 아웃』 감독의 신작이라고 하기에 흥미도 갔는데 간간이 보게 된 스포일러로는 무슨 내용인지 감도 안 잡혀서 영화를 봐야만 이해가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포스터라던가 다른 사람들 리뷰에 언급되는 바에 의하면 도플갱어 같은 존재들이 등장하는 공포영화 종류인가 싶었더라고요. 일단 영화의 시작은 여주인공이 어린 시절 해변가 놀이공원의 미로 터널에서 자신과 똑같은 아이를 목격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어른이 되어 화목한 가정을 꾸린 그녀는 가족과 함께 별장으로 휴가를 오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가족과 달리 그녀는 무언가 쫓기는 듯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고 그녀의 아들은 기괴한 노숙자를 목격하는 등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서 불길함을 예고합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그녀의 남편은 진중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은근 민폐 캐릭터 아니면 희생자가 되려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런 건 없었다는 게 반전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영화는 후반부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보다는 주인공 가족이 머무는 별장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네 사람이 등장하여 습격하는 부분이 공포영화로써 더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후반부에는 여전히 도플갱어들의 정체에 미스터리가 남는 경향이 있어서...) 그동안 공포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 건지 평화롭게 사는 집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족 단위의 인간들이 나타나면 빼박 살인마라고 예상하게 되던데, 그 예상대로 침입자들은 주인공의 가족들을 해코지하려고 합니다.

특이점은 침입자들의 생김새가 주인공들과 똑같이 생겼고 차이점은 공통적으로 붉은 옷을 입고 가위를 들었다는 점이며, 여주인공과 똑같이 생긴 인물을 제외하면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그림자라고 하며 주인공들이 속한 세상과 비슷하게 하지만 암시에 의하면 그들보다 더 불리하게 살아왔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여기서 제 예상은 저 도플갱어들은 일종의 평행세계 인간들이고 멸망한 세계 대신 이쪽으로 건너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예상은 나중에 빗나가지만요.

그리고 이 도플갱어 살인마들이 주인공 가족들만이 아니라 건너편 백인 가족의 집에서도 똑같이 나타나 그들을 살해하고, 뉴스에서도 붉은 옷을 입은 살인마들의 습격이 보도되는 등 아무래도 미국 전역에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는데요. 후반부 들어서면 도플갱어들의 습격에서 살아남기보다는 저 도플갱어들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바람에 영화를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더라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없었다는 생각. 그저 여주인공의 도플갱어가 하는 대사에 따르면 그들은 지하세계에 살던 복제인간과 같은 종류라고 암시되는 정도며 붉은 옷을 입은 침입자들은 지상에 살던 사람들과 지하에서 똑같은 형식, 그러나 어느 정도 제약이 있는 삶을 살았다는 게 드러나요.

그렇다면 역시 의문점이 생기는데 저 복제인간들을 만든 자들은 누구이며 복제인간들이 지상에 나와 손을 잡고 긴 띠를 만들듯 서있는 행위는 무엇을 암시하는지도 아리송했달까요. 생각보다 수위는 높지 않지만 그래도 알 수 없는 존재들의 습격을 받는 공포 묘사는 오싹한 편이었습니다. 보면서 조금 더 수위를 높였어도 될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오프닝과 중간중간 등장하는 기괴한 OST가 분위기를 잘 잡아주었다고 생각해요. 살다 살다 토끼 같은 동물이 나오는 장면이 그렇게 기괴하게 느껴질 줄이야.

그리고 후반부에 도주하는 여주인공의 회상으로 드러나는 반전이 하나 드러나는데, 그 반전에 따르면 여주인공과 도플갱어는 이미 어린 시절 만남으로 한번 입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종의 체인질링 비슷한 거라고 할까요? 그 반전 덕에 여주인공의 도플갱어가 그녀한테 강요한 행위 - 테이블에 수갑을 채운 것 - 같은 것이나 특별하게 원한을 품은 이유가 납득이 되었으며, 어쩌면 그녀와 같은 인간이 또 있지나 않을까 굉장히 미묘한 암시와 함께 영화가 끝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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