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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열혈사제 2』 11화 리뷰

by 0I사금 2024.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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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열혈사제』 2시즌 11화 리뷰입니다. 사정이 있어 본방은 보지 못하고 재방송을 통해 감상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제 다음 회차면 종영이겠다 과한 개그씬이 끼어들어 황당함을 좀 유발하는 것을 뺀다면 그동안 떡밥들이 회수되고 스토리가 정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해일의 편에 선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마구의 병폐를 해결한 뒤 서울로 돌아와 이제 남은 과제만 해결하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하지만 개그씬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심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깨뜨리는 전개는 아쉽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요. 인터폴에게 잡힐 위기였던 김홍식 일행에게 갑작스럽게 비행기 문이 떨어지는 사고가 나는 바람에 부하들을 잃기는 했지만 도주할 시간을 버는 전개는 우연이 많이 작용하기는 했지만, 아직 빌런으로써 역할이 남아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 벌기라고 이해해 줄 수는 있었어요. 비행기 문이 떨어지는 사고 자체가 현실에서 있었던 항공사를 이용한 진상 승객들이 저지른 사고에서 착안한 것이기도 하고 나름 풍자의 의미로써 집어넣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10화 박경선 검사를 인질로 잡고 김해일에게 총으로 자살하지 않으면 박경선에게 농축된 마약을 주사하겠다고 협박하는 난관은 정말 어이없는 방향으로 해결해서 허탈한 정도였는데요. 총이나 마약 주사를 저지할만한 어떤 트릭이 있다거나 기계에 어떤 오류가 생기는 게 아닌, 사자후에 가까운 한신부의 음파공격과 김인경 수녀가 던진 화투패로 주사기를 박살내는 전개는 너무 비현실적이고 황당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이미 드라마가 개그와 액션을 오고 가기는 했고 꼬메스 동료 중에 오요한처럼 전기 능력을 쓸 줄 아는 인물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드라마의 장르적인 특성으로 이해할 만도 했거든요. 그렇지만 진지하거나 심각한 분위기에서는 어느 정도 그 농도를 유지하고 사건을 끌어갈 법한데도 이번 11화에선 제일 위험했던 순간을 가장 어이없는 방법으로 해결해 버렸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후반부 비행기 문이 떨어지는 사고보다 이 음파 공격 씬이 더 기가 막힐 지경.
 
그리고 그동안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벨라또 주변 공기처럼 존재하며 수호하는 '파우토'의 정체도 좀 허무하게 처리된 감이 있었는데요. 파우토는 다름 아닌 한신부와 김인경 수녀로 이 둘은 꼬메스면서 파우토를 동시에 부여받은 인물들이라는 게 밝혀져요. 하지만 처음 파우토라고 예상했던 건 고마르타 서장이나 내사과에서 남두헌을 감시하라며 보낸 계장님이었고, 후반부 언더커버라는 정체가 드러난 열빙어-빙상우 형사나 신학교의 교장 선생님도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하지만 이 넷은 전개가 되면서 자신만의 직무를 다하려는 인물들이라는 게 드러나 파우토와는 관련이 없다는 게 밝혀졌는데 다만 교장선생님만이 과거 벨라또라는 비밀이 드러나 반전을 안겨주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유력 후보 중에는 파우토가 나타나지 않아 파우토라는 존재 자체가 결국 붕 떠버린 느낌도 들었는데 뜬금없게 꼬메스인 한신부와 김인경 수녀가 파우토라고 하는 건 좀 뒤늦은 수습이자 효과가 신통치 않은 반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라리 부산 성당의 신부님과 수녀님이 알고보니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전개라면 모를까요. 어쨌든 위기를 벗어난 김해일 일행은 김홍식의 비자금을 갖고 달아난 박대장 일행을 급습하는데 성공합니다. 조금 반전은 고자예프가 돈에 대한 사심 때문에 박대장을 흔든 게 아니라 김해일 신부와 짜고 일부러 박대장에게 떡밥을 흘린 거였다고 할까요? 고자예프는 나올 때마다 히어로 수준으로 캐릭터가 부상하는 느낌. 여기서 빙상우 형사의 신분이 고마르타 서장에 의해 복권되고 구자영이 새로운 마약수사팀 팀장이 되는 등 수습이 빨라진 감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자잘한 것들을 대화로 빨리 처리한 느낌. 구자영이 경찰로 복귀하고 예전 동료들도 돌아왔다고 하는데 무명팀의 팀장(배우 지승현 분)은 등장하지 않는 건가 좀 아쉬움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보면서 또 황당했던 점은 우마구를 뜨기 전 모아둔 비자금을 도둑맞은 걸 안 김홍식이 그 분풀이로 자기 부하 하나를 살해하던데 애초에 배신은 박대장이 한 거고 자기 곁을 충실하게 지킨 부하는 왜 살해하나 싶었습니다.
 
결국 김홍식은 저런 태도로 말미암아 파국을 맞이할 것 같은 암시가 나왔는데요. 김홍식의 태도를 보면 은근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하나 둘이 아닌데, 남두헌의 배신을 예상 못한 것도 그러거니와 박대장 같이 무능한 인물을 죽이지도 않고 내버려둔 게 가장 어처구니없는 부분이었어요. 결국 이 박대장 때문에 김해일과 구대영 일행이 폐부두 안을 들쑤시는 것도, 폭탄과 독가스를 해체하는 것도, 비자금을 도둑맞는 것도 다 일어난 셈이거든요. 그렇게 부하도 잃고 돈도 잃고 수배자 신세로 전락한 김홍식과 달리 남두헌은 그 꿀단지 창고조차 자료를 송신할 뿐 모아둔 곳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거니와 지금껏 커버해 준 비리 정치인들을 협박해 서울로 올라가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이제 끈이 떨어진 김홍식도 보복이라도 하겠다며 총을 밀수하기도 했고, 남두헌을 잡는 게 우선이 된 김해일 일행은 서울 구담구로 돌아와 남두헌에 대한 고발장을 넣는 등 마지막 빌런을 처단할 준비를 하면서 11화는 마무리됩니다. 와중에 마약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상연이 정신을 차리고 살인 사건 피해자(땡땡이 무늬 원피스 귀신)의 시신을 찾아내는 등 다른 이야기들도 해결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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