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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예능 및 기타

『벌거벗은 세계사』 리뷰 : 명나라를 망친 희대의 폭군들 (2024. 9. 13. 작성)

by 0I사금 202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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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벌거벗은 세계사』의 본방을 맞추기가 어려워 조금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TV를 틀어보니 163화 재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 방영분 재방송은 아니지만 테마가 흥미로워서 보게 되었는데 163화는 다름 아닌 중국의 명나라를 망조로 이끈 세 명의 폭군에 대한 내용으로 예전에 인터넷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본 기억이 있어요.


이번 강연을 담당한 교수님 정보는 위와 같습니다. 이번 263화 게스트 정보는 아래의 기사를 참고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sports.donga.com/ent/article/all/20240806/126371219/1

 

명나라 망친 희대의 폭군들 보니…‘역사는 반복되는 듯’ (벌거벗은 세계사)

6일 방송되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 163회에서는 명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게 만든 세 명의 황제에 대해 알아본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날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조영헌 교수가 …

sports.donga.com


그런데 텍스트로 보는 것보다 영상과 강의로 직접 보고 듣는 것이 확실히 더 기억에 남고 내용이 와닿는 것으로 이번 163화는 나라가 망조에 이르렀을 때 나타난 암군+폭군+혼군의 자질을 담은 세 황제의 기행도 기행이지만, 본의 아니게 내용에 몰입하여 당시 명나라 백성 시점에 빙의(?) 하게 되는 경험도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나라가 망할 판에 그 나라를 망하게 하는 장본인이 황제니 누가 저 황제 암살 안 해주냐고 MC들이 계속 말을 하던데 신분제가 지배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저 시대 백성이라면 한 번은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요?

정덕제가 여색(+남색)과 국가적인 부캐놀이+전쟁놀이로 나라를 말아먹은 게 본격적인 망조 시작이었고, 정덕제의 사촌 형제로 황제에 오른 가정제는 도교랑 미신에 빠져 불로장생하겠다고 국정을 말아먹으며 그 바통을 이어받은 데다, 가정제의 손자인 만력제는 아예 파업 수준으로 태만하여 국정이 마비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나마 가정제의 아들 융경제가 정신이 제대로 박혀 국정을 잘 돌봤다고 하지만 MC들이 예상했듯 이런 사람의 수명은 턱도 없이 짧았다는 게 불운이었어요.


특히 가정제 같은 경우는 소설 『서유기』 매니아라 그 악명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는데 이걸 영상 자료 베이스에 강의로 다시 듣는 건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우리가 현재 읽는 대표적인 『서유기』 텍스트본이 가정제 시절에 나온 백회본을 기본으로 하고 소설 자체에 도사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당시 명나라의 상황을 풍자하는 내용이 암시된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서유기』는 신마소설인 동시에 풍자소설로써 장르를 분류하기도 하거든요

물론 『서유기』에서 이 정도로 더럽게(?) 묘사한 건 아니지만 실제로 가정제는 14살 궁녀들의 생리혈을 모아 불로장생하는 약을 만들겠다는 지랄 변태 짓거리를 벌이기까지 했고 결국 참다못한 궁녀들이 암살을 시도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근데 궁녀들이 어려서 그랬나 결국 암살에 서툴러서 실패했고 나중에 역모 죄로 능지형 당한 것이 안타깝더라고요. 황제가 변태 쌍놈이라 현대로 치면 중학생에 불과했을 여자애들이 착취당한 거고, 심지어 능지형은 당대 가장 잔인한 형벌이라서...


안 그래도 저물어가는 나라에 막타를 친 건 만력제였는데 만력제도 술을 먹고 자기 무덤 짓는다며 국고 탕진하고 사람 때려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긴 했지만, 제일 결정적으로 나쁜 건 황제로서의 임무를 일절 하지 않은 것이며 (그 이유가 믿었던 스승의 비리로 인해 정치적인 환멸이 생겨서라고 하지만) 중요한 직책에 사람을 등용하지 않고 만주족 침입에도 대비를 안 했을 뿐만 아니라 황제의 임무였던 재판에도 손을 놓아 재판을 받고 살 수 있던 백성들까지 감옥에서 죽어갔다는 등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군주야말로 가장 최악이라는 선례를 남긴 장본인 같았어요.


그런데 그런 와중에 임진왜란 파병에는 적극적이었고, 자기네 나라 재정이 기울 정도로 조선을 지원해 줬다는 건 암만 생각해도 미스터리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당시 자국인 명나라 백성들 사이에선 이게 얼마나 황당했던 건지 『삼국지』의 군신인 관우가 만력제 꿈에 나타나 조선 도우라고 했다는 구전이 퍼졌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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