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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예능 및 기타

『벌거벗은 세계사』 리뷰 : 신의 선물인가? 저주인가? 플라스틱의 역습 (2024. 9. 27. 작성)

by 0I사금 2024.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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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사정이 있어 TV의 드라마나 예능의 본방을 맞추기가 애매해졌습니다. 그 대신 꼭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이라면 나중에 재방송 편성시간을 찾아서라도 보게 되었는데 『벌거벗은 세계사』 170화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이번 170화는 다름 아닌 플라스틱의 역사, 플라스틱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쓰여왔으며 이제 환경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상세하게 풀어주는 내용이었는데 최근에 기후 변화도 그렇고 환경 문제에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어서 이번 회차는 꼭 봐야겠다는 의무감까지 생겼을 정도였습니다.


170화의 내용을 요약하면 현대 인류의 문명은 그야말로 플라스틱 위에 세워진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 그리고 인류가 정신 차리지 못하고 망하게 된다면 저 플라스틱 때문에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고요.

이번에 강연을 맡으신 교수님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게스트들의 정보는 다음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https://news.nate.com/view/20240924n30103?mid=e1200

 

신의 선물인가 저주인가…플라스틱의 역습 ('벌거벗은 세계사') : 네이트 연예

한눈에 보는 오늘 : 방송/가요 - 뉴스 : 신의 축복에서 인류의 재앙이 된 플라스틱의 역사 파헤친다. 24일 방송되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연출 김형오, 이윤호, 서용석) 170회에서는 플라스틱의

news.nate.com

 

참고로 이번 회차에서 다루는 주제가 주제인지라 환경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게스트도 환경 보호 활동을 하시는 분이고) 프로그램 중반 인용된 '플라스틱은 만드는데 5초, 쓰는데 5분, 썩는데 500년'이라는 말은 플라스틱이 현대 문명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그대로 각인한다고 해도 좋았습니다. 심지어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개발도상국에서 언덕처럼 쌓여있거나 바다에서 거대한 섬을 이루어 떠다니는 광경은 끔찍했을 정도. 보면서 바다 위에 떠다니는 쓰레기들을 한꺼번에 걷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달까요.

또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지는 지역의 주민과 근방의 생물들에게는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싶은 광경이 펼쳐졌는데요. 고래의 배에서 비닐 쓰레기 더미가 나온다거나 바다거북이의 코에 빨대나 플라스틱 포크가 꽂혀 있다거나 물범이나 물새의 목에 낚싯줄이 감겨 살을 파고드는 모습은 진심 보는 사람이 고통스러운 지경이었습니다.


최근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생겨서, 최대한 쓰레기를 덜 배출하게끔 노력하고 분리수거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지만 저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산과 섬을 본다면 개인의 노력은 너무 미미한 게 아닐까, 저건 국가적인 스케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물론 개인의 노력이 미미하다고 해도 그만 둘 상황은 아닌 건 확실하지만요.

그런데 이 플라스틱이 발명된 계기가 다름 아닌 환경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였습니다. 최초의 플라스틱은 코끼리의 상아로 만들어지는 당구공을 대체하기 위해 발명되었다고 하고 썩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비닐 같은 경우도 종이를 만들기 위해 벌목되는 나무를 대체하기 위해 발명되었다는 점이 미묘했거든요. 당시에는 환경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현대에는 역으로 환경과 동물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가 플라스틱이 되었다는 사실이에요.


최초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은 당구공이었지만 이 플라스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과정에는 산업혁명 당시 전기가 보급된 후, 천연수지로 만들어지는 전선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의 필요성에 의해 합성수지가 발명되면서입니다. 이후 여러 플라스틱 발명 연구를 거듭하다가 의복을 만들 수 있는 나일론까지 등장하면서 플라스틱은 인류의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요. (이 나일론의 발명 과정은 거의 우연에 가까운 듯)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플라스틱이 미군의 군복과 무기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플라스틱은 그야말로 현대의 의식주를 바꿔놓았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옷에서부터, 음식 포장, 건축과 기계까지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 어떤 의미에서 미국의 거대한 자본력과 끝을 모르는 소비문화와 합쳐지면서 현대의 플라스틱 문명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현대 문명이 그야말로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문명이라는 점은 그냥 주위의 물건들을 살펴보아도 알 수 있는데, 사람들 주변에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는 물건이 없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니까요. 분명 플라스틱은 현대 사람들의 생활에 편의를 가져다주긴 했지만, 발명된 지 120년 만에 그 부작용이 여실하게 드러났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내구성이 있고 영구적이다 싶을 정도로 썩지 않아 인류의 위생과 안전, 편의에 이로웠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 쓰임이 다하고 난 뒤에는 처치 곤란으로 앞에서 설명했듯 플라스틱 쓰레기 섬과 같이 자연은 물론 인류에게도 악영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가장 위험한 건 인간의 내부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인데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는 곳은 없기 때문에 결국 미세 플라스틱 입자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고 해도 무방해요. 물론 분해되는 플라스틱 연구라던가 자연에 덜 영향을 주는 플라스틱 개발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하지만, 지금이라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덜 배출하게끔 한 사람이라도 노력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회차였습니다.

지금이라도 생수병을 덜 사 먹고, 배달 음식 덜 먹고 사놓은 옷을 더 오래 입는 정도의 노력이라도 지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회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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