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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과 만화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 리뷰

by 0I사금 2024.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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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방 도서관에서 빌려보게 된 이 책은 신간 코너에 있던 만화책이었는데 책 제목이 길어서 눈에 띄더군요.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 제목을 보고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 다이어트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심리적인 압박을 그린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 속의  그림체나 캐릭터가 귀여운 것에 비해 내용은 꽤 심각했던 지라 보다 보면 답답해져서 중간에 덮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약 이게 그림이 아니라 활자로만 이루어진 책이었다면 읽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심해서 덮어버렸을 지도 모를 일. 

가끔 만화책이라는 것은 활자로만 이루어진 책보다 좀 더 이야기를 빨리 이해하되, 거리를 두는 것은 쉬운 편인 것 같더라고요. 실은 전 다이어트에 그다지 올인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먹토 혹은 폭식증이나 거식증 같은 일을 경험한 적은 없음에도 책 속에 그려지는 주인공의 상황이나 심리 때문에 보기 괴로운 지라 몰입감이 활자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보기 힘들긴 했습니다. 아마 밝은 그림체가 좀 더 내용을 순화시키는 건지도 모르고요. 

책에선 주인공이 어떻게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먹토까지 가게 되었는지, 음식에 집착하면서도 거부하는 심리를 자세하게 묘사하는데 아무래도 먹토에 이르게 된 과정에 단순 마른 몸매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과 비교가 되고 외모 후려치기에 시달려 자존감이 하락한 데다 가족들 내부에 불화가 있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하더라고요. 전 외모에 집착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사람들 눈치는 엄청 본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왜 저렇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지는 이해가 가는 편이었달까.

지속적으로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은 아무래도 외부의 평가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되는 듯. 책에서는 먹토나 혹은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상담을 받기를 적극 추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책 속 주인공은 주인공이 상담을 시작한 후 이런 가족에 대한 의존감을 덜어내고 가족에 대한 거리두기를 시도하면서 식이장애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신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라는 것, 이루어지기 힘든  '이상적인 나' 혹은 '먼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 그 기준에 맞추려 하면 오히려 힘들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부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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