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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기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 생존편』 리뷰

by 0I사금 2025.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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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눈에 띄는 책이 있어 빌려왔습니다. 혹시 나도 제목의 그것처럼 생각-이라고 쓰고 걱정이라고 부르는-이 너무 많아 맘고생을 하는 부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책의 내용이 도움이 될까 빌려왔는데 웬걸 책을 읽기 시작하니 이 책은 일종의 후속편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이미 전편을 염두에 두는 이야기들이 나와 좀 당황했습니다. 궁금한 나머지 검색을 해보니 책의 총 두 개의 시리즈로 이 '생존편' 이전에 같은 제목의 책이 나와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전권을 읽지 못했다고 해서 이 '생존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며 도움이 될만한 부분은 많다고 느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일컬어 감각 과잉 혹은 정신 과잉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데 읽다 보면 이런 사람들이 나와는 어느 정도 비슷하단 생각을 하면서도 많이 다르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 막연하게 파악했던 쓸데없는 일로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기보단 책에서 설명하는 사람들은 감수성이 풍부해서 남의 일에 감정 이입을 많이 하거나 감각 과잉이라는 말 그대로 남들보다 감각이 예민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일이 고통스럽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느껴졌습니다. 책의 첫 부분에 전편이 출간되고 그 책을 접한 사람들로부터 저자가 메일을 많이 받았으며 그 메일 중 일부를 책에 인용하기도 하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장황하고 감정이 격해 보이는 느낌을 받은 것을 보면 적어도 난 이에 온전히 해당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설명하기를 이런 감각 과잉자들일 경우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접한다면 자신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반가워하는 경우가 많거나 - 아니면 화를 내거나- 하는 반면 일반인들일 경우 이상하게 여겨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하는데 제가 감각 과잉이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책의 내용이 제법 유용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마 선천적으로 감각이 과잉되어 그로 인한 고통을 느끼진 못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쓸데없는 걱정이 너무 많거나 한창 어린 시절에는 자의식이 과잉되어 남들 시선에 어긋날까 봐 고달파하고 괜히 미움받을까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던 지난 시절이 있어 이 시절의 느낌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감각 과잉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과 어느 정도 비슷한 구석이 있지 않았나 했습니다.


책에서 흥미롭게 지적하는 사실은 이런 감각 과잉자들의 특성, 예를 들자면 어린 시절부터 이런 기질 때문에 그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적인 부모나 주위 사람들과 제대로 지내지 못하고 부유하거나 고립된 느낌을 받기 쉽거나 애착을 가질 대상을 특히 필요로 한다는 점 때문에 소위 '심리 조종자'들에게 많이 휘둘리거나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 '심리 조종자'들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저자는 가차 없는 평가를 하며 상종을 해선 안될 종자들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그것이 맞기는 할 것입니다. 심리 조종자들이란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휘두르며 자신의 우월을 확인받으려고만 하는 족속들이니까요. 이 심리 조종자들의 폐해에 대해선 책의 전권에 왠지 상세한 설명이 있을 거란 추측이 들어 전권을 읽어봐야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불운한 점은 이런 감각 과잉자들 중에는 능력이 특출남에도 기질 탓에 불화를 많이 겪은 탓인지 자존감이 극히 낮은 경우가 많고 정신질환 같은 것으로 오해받기도 쉬우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청렴하고 정직한 구석이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인데도 주위의 기준과는 많이 다르거나 (혹은 주위 인간들이 부패한 경우가 있어서) 웃돌아서 오해를 사거나 미움을 받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솔직히 이런 사람들이 공적인 일을 맡는다면 부정부패 같은 일은 있지도 않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감각 과잉자들은 인간관계에 서투른 구석이 있어 제대로 된 보답을 못 받거나 고통만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책의 후반 연애에 대한 조언에서는 단순 감각 과잉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만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필요한 조언이라 인상이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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