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비소설 기타

『리더십의 종말』 리뷰

by 0I사금 2025. 1. 12.
반응형

이 책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 된 인터넷 게시물에서 역량이 부족한 리더에 관한 글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읽은 글이 뇌리에 박혀서인지 도서관에 갔을 때 이 책을 발견하고 기억이 나서 빌려오게 되었는데요. 책의 부제로써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리더십, 팔로어십'이라는 글이 적혀 있는데 일단 팔로어 하니까 전 당장 생각한 것이 트위터 같은 SNS 종류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이 단어가 이런 SNS와도 크게 무관하지 않다고 느끼긴 했는데 책의 내용에 따르자면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정보가 다량 공개되고 일반인들도 정보를 빨리 습득함에 따라 기존의 리더 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언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 같은 것을 하지는 않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루트가 있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일반 백성들이 큰 힘을 쓰지 못하거나 혹은 이용을 당하거나 심지어 피해를 입기까지 하는 일이 많았던 것은 일반인들이 이런 정보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니까요.


책에서 설명하는 것은 리더십이 역사에서 어떤 식으로 변화하였고 기존 리더십 상을 어떤 식으로 산업화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리더' 혹은 '리더십'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일종의 '영웅' 혹은 '영웅주의'라고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단어 혹은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환상은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어떤 특별한 존재가 짠- 하고 나타나 내 삶을 변화시켜 줄 것이다'. 책에서 주구장창 설명하는 '리더십'이라는 것은 리더가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는 평범한 사람은 자기 삶을 이끌어갈 주체성도 자기주장도 없고 누군가가 이끌어주지 않는다면 뭘 어떻게 선택할 여지도 없는 수동적인 인간으로 분류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런 인간상은 그야말로 과거 신분제 사회, 철저하게 피지배층은 정보에서 괴리되어 세상사의 변화에 둔감했던 옛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솔직히 민주주의 사회라고 해도 아직은 이런 잔재가 남아있는 구석이 아예 없지는 않기 때문에 아직도 특출 나고 선택받은 용 된 인간이 나타나 자신들을 이끌어주고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간직한 인간들이 없지는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책에서 지적하는 잘못된 리더를 뽑게 만드는 나태한 팔로어들 중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책의 초판 인쇄가 2012년이라 꽤 되었긴 하지만 이런 나태한 팔로어, 혹은 기존 영웅주의를 답습한 일반인들의 무지가 한몫을 한 것이 올해의 미국 대선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런데 정확하게는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리더들이 있다고 해서 기존 백성들의 삶 자체가 크게 좋아졌다고도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특출 난 리더가 좋은 제도 하나 만든다 하더라도 그 제도 하나 정착하는 데도 몇십 년이 흐르기 마련인지라. 차라리 개인의 삶에 작용하는 것은 리더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여러 환경적 요인이라 한다면 모를까... 그럼에도 구식 리더십 내지 영웅 상이 개개인에게 상당히 효과를 발휘하는 것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잔재와는 별개로 역사에서는 기존 신분제와 리더상을 탈피하여 팔로어라고 분류되는 피지배층의 권리가 조금씩 높아져 온 것이 사실이며 기존 리더와의 관계를 변화시킨 것도 일종의 계약관계로 변화시킨 것도 이런 영향 아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선택받은 특출난 엘리트 계층의 리더 이론과 별개로 현재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책에서 지적하는 '리더십 산업'이라 볼 수 있는데 리더십 산업은 이제는 특별한 계층의 누군가만이 아니라 너도 나도 리더가 될 수 있다 혹은 리더가 돼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고 일반인에게 이런 리더십 산업이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바로 신분제와 붕괴와 평등사상, 민주주의의 정착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분에 대한 제재가 없어지자 너도 나도 영웅 혹은 리더 개천용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전파되고 결국 그에 매몰되었다고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리더가 되고 싶다는 것은 결국 남의 위에 서고 싶다는 과거 신분제 사상을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책에서 지적하는 것은 이제 필요한 것은 팔로어십입니다. 리더를 뽑되 그 리더가 허튼짓을 하지 않도록 지켜볼 수 있고, 사회의 변화 혹은 유지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리더 한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들 모두에게 있음을 기억하는 것. 나태한 팔로어가 되지 않고 헛된 리더십 이론에 허망하게 혹하지 않아야 한다고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