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CSI 라스베이거스』 시리즈를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맘 같아선 첫 시리즈부턴 순차적으로 책을 읽어나가고 싶었지만 왠지 도서관엔 다른 권들은 전부 비치되어도 1권만큼은 보이지 않더군요. 라스베이거스 첫 번째 시리즈인 '냉동화상'편이 혹시 대출 중인가 했건마는 도서관 내에서 자료검색을 해보니 그런 것은 아니고 다만 책이 너무 낡아서인지 다른 서고로 옮겨버린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빌려온 두 번째 시리즈인 '이중인격'도 그렇거니와 전에 리뷰한 마이애미 시리즈도 책이 굉장히 낡은 편이었는데, 초판이 2004년도에 나왔으니 제법 오래전에 나온 셈이고, 게다가 현재는 책들이 절판 중이라 나중에 새로 소장본이나 나오지 않는다면 도서관에 새책이 들어올 일도 없는 셈입니다. 그래서 아쉽게도 첫 번째 시리즈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뭐 내용은 어차피 한 권당 하나의 사건을 다루는 셈이니 중간에 빠지더라도 읽어나가는 데는 큰 문제는 없지만요.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쉽다고 해야겠지요.
책의 본편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번 마이애미 시리즈처럼 인물 소개에 대해 한페이지씩 실려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시리즈는 아무래도 『CSI』 시리즈 중 가장 본진이다 보니 굳이 인물 소개 읽지 않았어도 드라마를 보면서 얻어진 정보라던가 한창 『CSI』 붐이 일었을 때 팬사이트라던가 인터넷상에서 알려진 정보 등등을 볼 수 있어서 아는 부분이 많아서 굳이 더 읽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추억이라고 할까요? 『CSI』 시리즈에 빠져들게 된 이유로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었던 범죄수사 그것도 과학적인 방법을 대동하여 치밀하게 사건을 조사해 가는 드라마이기도 했고,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각기 속사정이나 사연이 있고 나름의 개성과 매력이 있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하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CSI』 시리즈가 꽤 오래 진행되다 보니 계약 문제라던가 여러 사정으로 익숙한 배우들이 빠져서 캐릭터들이 많이 교체된 점은 좀 아쉽더라고요. 그래도 막상 TV에서 하는 새로운 시즌도 본다 하면 재밌게 보긴 하지만요.
이번 '이중인격'에서 주요 사건은 한 호텔에서 마피아와 연계된 변호사가 살해당한 사건과 공사장에서 발견된 트레일러에서 미라화된 시체를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호텔 사건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건이고 트레일러의 미라는 오래된 시체라 처음엔 별 연계점이 없을 것만 같던 사건이 같은 총으로 동일범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증거가 밝혀지면서 주인공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살인범이 유명한 청부 연쇄 살인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조사 끝에 주인공 요원들은 사건의 범인을 조사하면서 범인인 듀스가 '배리 하이드'라는 비디오 대여점의 주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지요. 하지만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섣불리 그를 범인으로 몰 수도 없는 상황이 됩니다. 여기서 마이애미 시리즈와는 달리 요원들을 이끄는 반장들의 차이점이 많이 두드러지기도 하는데 마이애미편의 호레이쇼는 직감 역시 하나의 수사 방법으로 활용한다면 그리섬 반장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요원들이 범인의 감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사건을 밝혀낼 것은 '증거'임을 내세우며 요원들을 진정시키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두 반장의 수사 방법이 다를 뿐 노련미는 묻어나는 장면들이 소설 곳곳에 보인다고 할까요.
그외에도 워릭이나 캐서린의 심리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되어 그들의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데 선임인 캐서린이 앞으로 과학수사대로 임할 닉을 걱정해 준다던가 피해자의 부인을 찾아가 그에게 연민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일을 해야 하는 괴로움을 느낀다던가 하는 부분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보면 소설 전체적으로 캐서린의 심리에 대해 많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닉은 어쩐지 그리섬에게도 캐서린에게도 아직은 손이 가는 '아들'과 같은 이미지인 것 같고요. 거기다 워릭은 과거 도박을 한 흑역사 때문인지 그것과 관련된 괴로움이 곳곳에 보입니다. 이번 사건이 촉발된 계기도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 때문인지라 더욱 그러한데 이것은 보면 라스베이거스가 마이애미 못지않게 갱단과 마피아 소굴임을 보여주기도 해요. 거기다 이 마피아 관련 문제가 심각한 모양인지 FBI 측에서 관련 증인으로 보호하는 인물이 바로 이번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이 반전처럼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 범인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도 어렵고 FBI측에서도 그를 보호하는 바람에 이번 사건의 범인을 눈앞에서 놓치려나 했건마는 결국 과학수사대 측에서 증거를 더 확보하여 그의 범죄를 증명하고 맙니다. 그런데 살인을 청부받는 킬러가 증인이 된 경우는 실은 다른 수사 드라마에서도 범죄자들이 형량을 깎기 위해 증언을 하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 크게 놀라진 않았지만 그런 인간이 또 나중에 제버릇 못 버리고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데도 그래도 끝까지 중요한 증인이라고 범죄에서 배제시켜서 그를 보호하려 하는 것은 소설이라도 참 씁쓸한 구석을 남깁니다. 보면 드라마 시리즈에서도 FBI는 왠지 좋은 역할로 나온 적이 없었다는 게 기억나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 왜 소설의 제목이 '이중인격'이냐 하는 거였는데 실은 정신질환과는 관련 없이 범인의 이름이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에 나오는 하이드와 동명이고, 그의 존재 자체가 마치 과거와는 관련 없는 다른 인간처럼 꾸며냈다는 점에서 저런 비유적인 제목이 붙은 것을 알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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