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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과 만화

『CSI 라스베이거스 #4. 증거의 덫』 리뷰

by 0I사금 202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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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CSI 라스베이거스』도 벌써 4권째에 돌입했습니다. 도서관에 찾아보니 비치되어 있는 라스베이거스 편이 총 6권까지 있는데 4권을 읽었으니 절반은 넘은 셈입니다. 이번에 같이 빌려온 책들을 너무 빨리 읽어버린 상태로 이 소설은 좀 천천히 읽으려고 했건 만은 책이 재밌을 경우 한번 몰입하기 시작하면 결국 끝장을 보게 되는 성격인지라 결국 하루 만에 완독 하게 되었습니다. 독특하게도 이번 4권 본편에 들어가기에 앞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그리섬을 포함한 각 요원들의 인물 소개 말고도 다른 글이 추가로 들어가 있는데 바로 소설의 배경의 라스베이거스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글이었습니다. 세 페이지 정도를 할애하며 라스베이거스가 어떻게 성립한 도시인지를 묘사해주고 있는데 책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도시는 아메리카 원주민인 아나사지족이 약 2300년 전 정착하여 살았고 후에 1820년대 후반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곳에 도착하여 오아시스를 발견하여 ‘초원’이란 뜻으로 그 지역을 ‘라스베이거스’라고 명명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에 탐험가에서부터 선교사들을 비롯하여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1905년 철도가 들어서면서 도시가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1900년대 초반 네바다주는 그 주에 육 개월 거주하면 이혼을 허락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이혼하기 쉬운 도시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고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더 댐을 건설하고 도박을 합법화하는 정책을 통과시키면서 라스베이거스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요. 그리고 유명한 마피아인 벤 벅시 시걸이 플라밍고 카지노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의 카지노 형태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다음 페이지에 바로 이 벤 벅시 시걸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이야기가 등장하여 혹시 이번 사건은 이 역사적 인물의 죽음하고 관련된 이야기나 나오나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웬걸 사건의 초장은 예상과는 달리 엉뚱한 사건들이 등장하는 바람에 조금 기대가 꺾이는 터에 이번 4권의 몰입도가 약간 떨어지나 했습니다.


어쨌거나 초반에 등장한 역사적 마피아의 죽음은 소설의 주요 배경이 돼 온 라스베이거스의 바탕에 대해 설명해주는 정도로만 등장한 것으로 이해해야 했습니다. 이번에 등장하는 사건은 모 광고 대행사의 컴퓨터에서 아동 포르노의 사진이 인쇄된 것이 발각되어 캐서린과 닉이 그런 짓을 벌인 작자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사건과 다른 사건은 그리섬과 워릭, 새라가 도로에 버려진 여자 시체와 그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사건입니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 두 가지 사건이 벌어져도 알고 보면 그 사건들이 서로 연관이 되어 있는 경우가 있거나 혹은 전혀 다른 사건이라도 제목이 암시하는 주제 때문에 공통점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섬 일행이 맡은 사건은 피해자의 신원이 다음에 있을 시장 선거의 후보로 나온 인물의 개인 비서라는 밝혀지고 거기다 그 후보의 라이벌이 바로 과학 수사대의 국장이라는 게 드러나 사건은 정치적인 사안으로까지 번져버립니다. 반면 캐서린 일행이 맡은 사건은 컴퓨터를 다룬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를 밝혀내야 하는 등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튀어나와 사건의 행방을 더 알아먹기 어렵게 만들지요.


이번 4권의 제목이 ‘증거의 덫’인 것처럼 과학 수사대 요원들을 헤매게 만든 요인은 바로 증거 그 자체였습니다. 증거가 가리키는 범인은 분명 있으며 과학 수사대 요원들은 증거가 바로 범인을 밝혀줄 거라고 확신을 하고 있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처음 발견된 증거 자체가 조작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증거는 따로 손상이 가는 게 아닌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이번 약점으로 작용한 증거들은 바로 증인들의 증언인데요. 물건은 거짓말 안 해도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는 게 드러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역시 전권의 클리셰처럼 가장 범인처럼 보이는 인물들은 범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하나둘씩 드러나며 진짜 범인들이 자신들이 개인적으로 제거하고 싶은 인간들의 삶을 망치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소설이 진행되면서 점차 드러납니다. 그런데 또 재밌는 것은 사건의 수사를 더 활발하게 도와주는 것도 역시 증인들인데 사건에 대해 잘 모르고 무심코 던진 사람의 말들이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준다는 것도 이번 편의 특이점입니다. 분명 증거가 덫을 놓긴 했지만 동시에 그 덫을 제거하는 것도 증거라고 할까요?


이번 소설에서 인상 깊게 들어오는 구절도 없지 않았는데요. 말하자면 이번 사건의 한 축에 놓인 살해된 비서 같은 경우는 젊고 예쁜데다 성격도 사근사근하여 남녀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성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하지만 이 여성은 결국 변태 연쇄 살인범에게 잡혀 비참한 죽음을 맞는데 이 여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남성은 그가 가진 약점에 대해서도 잘 지적하더군요. 얼굴이 예쁜 여성들이 자신의 미모에 대해 잘 알수록 남들이 자신에게 갖는 호의를 알고 잘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고 그런 점 때문에 자신에게 잘해주는 남성을 이성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더라도 잘해주는 경우가 있어서 어떤 남자들은 그것을 자신에 대한 특별한 호의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피해자인 여성은 순진한 나머지 위험하거나 이상한 기질을 갖고 있는 남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잘해줘서 괜히 가해자에게 이상한 착각을 심어주게 되었다고요. 그리고 여성에게 눈독을 들여 일방적으로 호의를 베푸는 바람에 괜찮은 사람이라고 착각한 남자는 실은 여자를 납치하는 연쇄 살인마였다는 게 큰 함정이었다고 할까요? 결말도 이례적인 편인데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고 그 현장에서 범인이 납치한 또 다른 여성을 시체가 아닌 살아있는 상태에서 구한 드문 경험이었기에 요원들이 매우 감격하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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