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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셔터』 리뷰

by 0I사금 2025.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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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공포영화 『랑종』이 개봉했을 때, 영화의 감독이 『셔터』의 감독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셔터』만이 아니라 재미있게 봤던 태국 공포영화 『샴』 그리고 공포지만 코미디인 영화 『피막』까지 감독했다는 검색 결과가 뜨더라고요. 재미있게 본 공포영화들의 감독이 죄다 같은 사람이었다는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셔터』는 다른 공포영화 팬들이 수작이라고 평하는 걸 많이 본 적이 있어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희한하게도 찾아볼 수 없던 영화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넷플릭스를 찾아보니 제 취향에 맞춘 공포영화 목록 중에 이 『셔터』가 뜨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영화를 다른 데선 보기 힘든지라 기대를 하면서 보게 되었는데, 일단 영화 본편에 들어가기 전 어쩌다 다른 이들의 리뷰로 중대한 스포일러는 일부 접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대강 그 리뷰가 상세한 내막을 적은 것은 아니고, 여기서 죽임을 당하는 인물들이 죽어도 싼 인간이라는 종류의 리뷰였는데 이것이 어떤 종류의 악행인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대강 파악되는 구조였어요. 보다 보면 주인공 턴을 비롯 그 친구 놈들은 정말 죽어도 싼 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공포 장르의 영화는 태국이 강세, 괴담의 종류조차 동남아시아 지역이 강세라는 이야기를 어쩌다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본 기억이 있는데 『셔터』는 2005년도에 개봉한 오래된 영화임에도 공포스러운 분위기 연출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공포 소재와 연출도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인데 공포물도 유행을 타는지라, 최근에 보는 작품 중에는 초자연적인  귀신같은 소재는 많이 드물었던 것 같고, 옆집에 살지도 모르는 살인범, 왠지 의심스러운 주변의 인간이나 언제 끔찍한 범죄나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처럼 좀 더 현실에 근접한 소재로 넘어간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하여간 원한에 가득 찬 귀신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에게 복수한다는 상당히 전형적이면서 전통적이라 할 수 있는 소재를 잘 살린 영화였다는 생각. 억울한 일을 당한 여성이 원혼이 되어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어떤 의미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원귀 설화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어 내용이나 소재가 더 와닿았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독의 다른 영화 『샴』이나 『피막』에서도 원통하게 죽은 여성이 원혼이 되어 나타난다는 소재가 등장하는데, 억울하게 죽은 여성의 원혼 설화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국적을 막론하고 먹히는 소재인지도 모르겠어요. 서양 쪽은 좀 정서가 다른 것 같아 보기 드문 것 같다는 느낌이고요.

거기다 최근에는 카메라 작업을 디지털로 하기 때문에, 필름 카메라나 즉석카메라 같은 것은 보기 드물어졌고, 심령사진이라는 소재도 보기 드물어졌는데 오랜만에 이런 소재의 영화를 보아서 반가웠다고나 할까요. 주인공부터 사진관을 운영하는 인물이기도 하고요. 주인공들인 턴과 제인은 실수로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후, 자신을 맴도는 어떤 원혼의 사진을 목격하게 되는데 처음엔 사고로 죽은 인물의 원혼일까 싶지만 사고 자체가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모든 사태의 원인이 뺑소니 사고가 아니라 과거에 있던 사건이 원인이라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처음엔 남자 주인공인 턴이 과거 전 여자친구 '나트레'한테 있던 일을 정말 모르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추측했지만, 진상이 드러나니 이놈도 다른 놈들이랑 별반 다를 바 없던 놈이란 게 드러나 충격이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억울하다, 아무것도 모른다며 여자 친구인 제인에게 얘기하길래 친구들이 저지른 짓을 모르고 있던 건 아니었나 싶었는데 막판에 범죄 증거물이나 다름없는 사진이 나오면서 죽은 나트레의 집에 찾아가 친구인 척하면서 장례식에까지 참석한 건 정말 뻔뻔한 짓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나마 제인은 정상인지라 남자 친구인 턴이 한 짓을 알고 손절을 해서 다행이었을 정도. 그런데 경찰에 신고하는 건 가해자들이 다 죽은 지라 무리였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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