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특정 장르 드라마를 자주 찾아보다 보니, 알고리즘으로 뜬 드라마이기도 했는데 일단 제목이 괴담을 연상시키는 '기묘한 이야기'라서 좀 흥미가 가긴 했습니다. 처음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모르고 멋대로 추측을 했을 때는 미국 배경의 옴니버스형 공포물인가 생각을 하기도 했었고요. 실은 이것 전에 본 드라마가 노르웨이 배경의 옴니버스 공포물이었던 데다, 제목도 약간 그런 분위기라서 으레 그러려니 착각을 한 셈이었죠. 생각해 보니 이런 종류의 미국 드라마가 유명한 게 있기도 해서 제가 혼동을 한편.
드라마를 먼저 본 주변인에게 이 드라마가 내가 생각하는 그런 종류가 아니라, 좀 더 SF적인 소재 + 미국식 음모론이 섞인 공포물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추천을 같이 듣게 되었는데, 드라마의 원제 자체도 "Stranger Things"이라 제목 번역을 왜 저리 했나 의아했을 정도. 원제를 직역하면 '이상한 것들' 이런 정도가 되어 현재의 제목이 아주 틀린 건 아닙니다만, '기묘한 이야기'라는 제목은 다른 괴담 소재의 작품에서 많이 쓰이는 거라 참신함이 떨어지고 투박해 보인다는 느낌도 받았거든요. 특히 '기묘한' 어쩌고 하는 제목은 소설이든 영상이든 공포물에서 너무 흔하게 써먹은 말이라서요.
어쨌든 제목 번역에 대한 아쉬움은 미뤄두고, 영상을 재생했는데요. 1화의 오프닝은 미국 어느 지역의 에너지국 연구소에서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도망치는 연구원의 모습을 비춰줍니다. 다른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컴컴한 연구실 복도와 이상한 기척, 그리고 다급하게 그곳을 탈출하려는 인간의 모습과 기어이 알 수 없는 존재에게 끌려가 그의 행방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장면은 진상을 알 수 없다고 하더라도 보는 사람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기 마련.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공포물 연출은 진짜 미국 영상물이 특출나구나 싶은 느낌도 있었고요. 피가 튀는 장면이 없어도 쫓기는 사람의 모습만으로도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내용은 전환되어 근방의 마을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어린아이 넷의 모습을 비춰주는데요. 드라마의 배경이 1983년대인지라 아이들이 하는 게임은 컴퓨터나 게임기를 이용한 것이 아닌 피규어를 이용해 자기들이 알아서 내용을 진행하는 이런 종류의 게임이었어요. (심지어 얘네들 『반지의 제왕』이랑 『호빗』 덕후라서 묘한 친근감이 들었을 정도.) 시골 마을의 중산층 집안의 아이들, 그것도 덕후 기질 있고 괴롭힘도 좀 받는 아이들의 이야기의 중심이라는 것은 스티븐 킹 소설 '그것'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기묘한 이야기』는 스티븐 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그것』과 『미스트』의 분위기를 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시골마을의 아이들이 사건에 다가가게 되고, 정부 쪽의 음모와 실험으로 인해 사건이 촉발된다는 점에서요. 일단 1화에서 모습을 비춘 아이들은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중 윌이란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알 수 없는 존재가 자기 집 근처를 배회하고 자신을 쫓아온 걸 알고 창고로 피신했다가 결국 그것에게 끌려가고 맙니다. 아이를 습격한 것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은 실종으로 처리되고, 아이의 가족과 마을의 보안관들 그리고 아이의 남은 친구들은 사라진 윌을 찾아다니게 되지요. 그 와중에 어떤 식당에서 주인공들과 비슷한 또래의 어린아이가 음식을 훔쳐먹다가 식당의 주인에게 붙들리게 되는데요.
처음 놀랐던 건 음식을 훔쳐먹는 장면을 목격했으면서도 식당의 주인이 아이에게 폭력을 쓰기보단,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며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복지국에 전화부터 걸었다는 점입니다. 같은 1980년대라고 하지만 한국의 그것과 달리 당시의 미국이 좀 더 안정되고 발전했다는 모습을 느끼게 해 주는 장면이 많았는데 특히 아동학대를 의심하자마자 아이에 대한 경계심을 지우고 아이를 도와주려고 하는 식당 주인의 모습도 놀라웠어요. 하지만 이 친절한 식당 주인은 아이를 찾으러 온 의문의 집단에게 살해당하면서 충격을 안겨주고, 그들에게서 도망친 아이는 친구 윌을 찾아다니던 다른 세 아이와 숲에서 마주합니다. 이렇게 떡밥들을 무한히 투하하며 1화는 엔딩을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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