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인』 6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온갖 자극적인 소재가 다 나오는 것 같아서 막장 드라마 같은데, 정작 연출이나 캐릭터들은 개성적이라 막장극을 보는 느낌은 아니에요. 특히 캐릭터들의 성격은 굉장히 일관되게 지켜지는 경향이 있어서 개연성이 없다거나 행동이 뜬금없다거나 하는 경향은 없어 보입니다. 그나저나 궁금한 것은 드라마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엠마 수녀의 내레이션에서 언급되는 살인 사건, 이건 대체 언제 시작되는 것이며 정확하게 누가 죽은 것이길래 충격을 안겨주는 것인지 여전히 알 수 없다고 할까요?
심지어 6화에서 한진희가 한진호의 세컨드(그러니까 애인 1)가 호텔 카페에서 써드(애인2)한테 자기 남자를 넘보았다고 폭행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여 당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진호는 집에서 또 다른 여자랑 통화하면서 꽁냥대는 걸 보면 대체 애인이 몇 명이야 싶더라고요. 저건 진짜 아버지 유전자이려나요? 저러면서 또 정서현한테 애정을 요구하는 건 참 어이가 없는 수준. 그래도 효원 그룹 세 모자 양순혜와 한진호, 한진희는 애초에 인성이 글러먹었다는 것을 대놓고 드러내면서 시작했고, 행동거지가 변변찮으면서도 마치 로켓단처럼 항상 누군가한테 한방 먹는 게 일인지라 이상하게 얄밉지도 않아요.
드라마의 캐릭터 조형이 독특한 것이 다른 드라마였다면 뻔뻔하다, 갑질한다고 욕을 처먹을 캐릭터들임에도 이 드라마에선 다른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가려져 그나마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개그 일면이 강해서 짜증이 안 난다는 게 신기한 점이에요. 하준이가 멋대로 콘서트에 가는 바람에 집안이 난리가 난 와중에도 양순혜는 사라진 노덕이만 걱정하는 것도 킬포. 정서현이 손자 걱정되지도 않느냐는 말에 엄마 둘이 찾고 있는데 뭔 걱정이냐며 아무 말했다가 강자경이 하준의 친모라는 걸 밝히는 것도 심각한데 웃긴 장면. 그나저나 양순혜한테는 손자보다 노덕이라는 걸까요? 한지용이 혼외 자식이니 친손자는 아니지만...
왠지 노덕이가 효원 가를 빠져나가는 장면은 이 인터넷 밈이 생각나더라고요. 이렇게 노덕이는 자유를 찾아 사라지고, 양순혜는 아들 한진호에게 한지용이 과거 애인이었던 강자경(이혜진)을 아들의 튜터로 들여보내고 그걸 함구하는 조건으로 형에게 이사 자리를 양보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데요. 현재 한지용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서희수와 강자경 둘 다에게 몹쓸 짓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작중에선 망나니과인 한진호조차도 이복동생인 한지용에 비하면 차라리 귀여운 수준이라고 할까. 서희수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강자경에 대한 태도도 돌변하는 걸 보면 한지용은 여자들을 그저 자기 자식 놓아주는 도구로 본 게 아닐까 싶은 수준.
강자경이 현재 악녀 포스를 과감하게 보여줄 기세인데 이렇게 된 거 막 나가서 한지용까지 엎어버려라 싶은 정도랄까. 물론 그전에 서희수 역시 피를 보게 될 테니 문제지만요. 그리고 자력으로 모든 사실을 알아차린 정서현은 서희수의 임신 때문에 진실을 밝히길 망설이고 그냥 한지용에게 스스로 모든 걸 밝히라고 압박을 주는데, 여기서 한지용이 효원 그룹 내에서 가장 견제하는 인물은 이복형제들이 아니라 바로 정서현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정서현이야말로 현 효원 그룹에서 가장 유능한 인물이기 때문에 과거부터 그를 경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서 한지용은 정서현이 레즈라는 사실을 들먹이며 역으로 압박하기까지 하고요.
현재 드라마의 구도가 아들 하준을 두고 서희수와 강자경의 대립이 한 축이라면, 효원 그룹 후계자 문제로 한지용과 정서현이 대립할 거라는 암시를 강하게 보여주는데 여기서 1편에서 언급된 블루 다이아의 행방까지 겹쳐 사건은 복잡하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블루 다이아를 노리는 건 양순혜만이 아니라 김집사도 마찬가지였고 김집사는 최첨단 금고를 압축기를 이용해 유리 자체를 떼어내는 방식으로 열어버리는데요. 하지만 블루 다이아는 일련번호 때문에 장물로 팔아치울 수도 없고, 주집사에게 범행을 들켜 엉뚱하게도 블루 다이아가 그의 손에 들어가는데, 이걸 또 한진호가 목격하는 등 이 부분도 종잡을 수 없게 진행 중이에요.
드라마의 전개가 사방팔방이어도 흥미롭지만 유일하게 몰입이 안 되는 부분은 한수혁과 김유연의 러브라인 부분인데, 다른 사람들은 심각한 와중에 얘네는 무슨 분위기랑 안 어울리는 로코를 찍는 중... 진심 얘네 나오는 부분만 심하게 재미가 없고, 다른 사람들 골치 아플 때 뭐 하고 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 이 둘의 러브라인이 드라마 메인 줄기랑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거기다 구도 자체가 재벌남과 고용인이라는 쌍팔년도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요? 참신함도 매력도 떨어져서 얘네 둘만 나오면 무조건 스킵하고 마는데, 진심 『기묘한 이야기』의 낸시랑 조나단 스토리만큼 안 끌리고 짜증 나는 부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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