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블랙아웃』 5화 리뷰입니다. 본래 이 드라마는 보고 있던 타사 드라마와 시간이 겹쳐서 본방 사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나마 5화는 때마침 재방송이 적절한 시간대에 편성되어 있어 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사건은 오리무중이며 주인공인 고정우의 상황은 깜깜하고 답답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번 회차에서 실마리가 간신히 풀려나갈 기미가 보였다고 할까요? 그리고 드라마를 보면서 가끔 느낀 거긴 하지만, 폐쇄된 시골 마을에서 연달아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이나 그 사건의 목격자로 추정되는 이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이라는 점 때문에 몇몇 장면에서 영화 『살인의 추억』이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답답하긴 하지만 그나마 고정우의 편을 들어주는 이들이 있어서 견디고 볼 수 있었다는 느낌인데요. 목격자로 추정되는 수오(현 경찰서장의 아들)는 처음부터 정우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그 증언이 신빙성을 얻지 못했다는 언급이 나와요. 그런데 그의 증언에 귀 기울여 준 이가 바로 외지에서 온 아르바이트생인 하설이며, 하설은 이번 회차를 본다면 고정우가 결백한 인물이라고 확신한 느낌. 반면 노상철은 형사라는 포지션이기 때문인지 더 확실한 증거를 잡기 전까진 거리를 두면서 상황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회차에선 형사인 노상철까지 과거 사건이 철저하게 공모되어 한 사람(고정우)을 범인으로 몰아갔다는 단서를 눈치채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노상철은 과거 고정우 사건의 조서와 그간 발견한 증거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살펴서 과거 고정우가 박다은과 심보영 두 사람을 살해하는 일이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하지만 그것이 고정우의 결백을 완전히 믿는다기보단 공범이 있을 가능성으로 추측하며 경찰서에 과거 사건의 재수사를 건의하는데요. 여기서 과하게 반발하는 동료 형사들의 행동과 사건은 끝났다는 걸 강조하며 입막음하려는 경찰서장의 태도를 보면서 완전히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걸 확신한 듯하더라고요. 현재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본다면 원작 스포일러가 아니더라도 경찰서 내부는 물론 마을 사람들 - 고정우 친구들의 부모까지 과거 사건에 연루되어 있고 고정우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작정한 이들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답답한 건 사실이므로 빨리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위치인 노상철이 고정우에게 호의적인 입장으로 변하기를 기다릴 수밖에요. 왠지 다음 6화 예고편을 본다면 원하는 그림이 나올 것 같긴 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될 수오의 그림은 이미 경찰서장이 처리한 것 같아서 이건 어찌하려나 걱정이 되기도 해요. 그리고 현재 전개를 본다면 과거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났지만 의원인 예영실(배우 배종옥 분)과 병원장인 박형식(배우 공정환 분)에게 '왜 자신을 죽였느냐'라며 피해자 포지션으로 협박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이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원작 스포일러와 드라마의 전개를 본다면 누가 누구 포지션인 어떻게 각색되었는지 대강 파악이 될 법한데도 저 메시지의 주인만은 누구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또 이번 회차에서 수오의 쌍둥이 형제인 건오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무언가 파란을 예고하는 기미가 보이던데요. 아픈 상태지만 고정우의 결백을 주장하며 마을이 저지른 죄에서 가장 거리가 멀어보이는 수오와 달리 건오는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는 포스를 보여주며 바로 의심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예고편을 본다면 이 건오도 고정우의 친구 설정인 것 같긴 합니다만 정우와 관련된 마을 사람들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이 있나 싶기도 하고요. 특히 죽은 심보영의 아버지는 딸 생전에는 가폭충이더니 딸이 죽고 나자 딸밖에 없는 것처럼 행세하는 게 어이가 없을 지경인데, 그 부인은 경찰서장이랑 불륜이지 않나 집안 꼴 잘 돌아간다 싶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는 행동 때문에 극혐인데 이쪽은 피해자 가족이라고 해도 연민이 일절 들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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