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우리, 집』 7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여전히 빌런인 이세나에 대한 정보는 숨겨둔 채 미스터리를 유발하고 있고, 몇몇 캐릭터들의 자기중심적인 행동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는데도 생각만큼 답답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 같네요. 아마 그런 이유는 주인공인 노영원이 이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무력하지 않고 눈에 띄기 때문일 텐데요. 노영원은 현재 빌런인 이세나의 계획에 속수무책으로 당황하거나 감정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일단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모아가면서 이세나가 자신한테 무슨 목적으로 그러는 것인지 조사부터 하면서 대응하기 때문인 듯해요. 노영원이 유명한 정신과 상담의고 그런 특성이 활용된 적이 작중에서 몇 번 있었는데 이번 7화부터는 더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노영원과 얽힌 일 중 남편인 최재진이나 시어머니 홍사강, 그리고 주변인들 이야기는 노답 그 자체이긴 합니다만 남편이 돌아왔다고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세나에 대한 조사를 멈추지 않으면서 자신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게 놀라웠는데요. 노영원은 과거 자신이 상담했던 어린 환아들의 기록 차트를 살펴보며 그중에 이세나가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폭탄 발언을 한 뒤 집을 나간 최재진의 폰을 뒤져, 자신에게 온 발신인 불명의 문자와 시간을 비교한 뒤 이세나가 자신들의 집 상황을 몰래카메라로 감시한다는 것까지 알아차리게 되지요. 막판에 노영원이 이세나의 폰 번호를 알아내고, 집안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도발하는 장면이 아마 7화의 가장 사이다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또 여기에 오선생의 연인 - 이라고 하지만 거의 남들 보기에 둘러대는 용도에 가까운 구경태가 이세나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오기도 했는데요. 구경태는 성격 자체는 눈치가 없고 단순해 보이지만 형사로서의 감은 뛰어나고 조사는 잘하는 타입이라 은근히 도움이 된다고 해야 하나. 분명 주변인에게 휘둘리는 것 같은데도 심적으로는 전혀 타격이 없어 보이는 게 최재진이랑은 반대되는 타입인 듯. 보다 보면 여자친구인 오선생(오지은)에게는 진심인 것 같은데, 오선생은 아직도 최재진한테 일편단심이라 구경태랑은 왜 사귀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서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구경태는 이세나가 위험인물이라 오선생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했다며 그녀의 가족이 과거 의문의 화재로 죽었다는 기록까지 찾아서 보여주는데요.
그동안 이세나가 말한 정보 중 자신의 가족이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은 동일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둘러댄 사고의 원인- 비행기 사고 / 프랑스에서 교통사고 -은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이세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건 단순 사이코패스라서 그런 건지...? 거기다 노영원이 자신이 상담한 환아 차트까지 찾아보는 걸 본다면 노영원과 이세나 사이에 아직은 파악할 수 없는 관계가 성립되는 것도 같았고요. 또 이번 7화에서 이세나와 은밀하게 접촉하여 노영원의 집 상황을 알려주는 스파이가 누구인지 비로소 정체가 드러났는데, 처음엔 그가 도현의 가정교사인 문태오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 인물은 문태오가 아닌 최고면의 비서였던 안실장(본명 안요섭)이라는 게 드러나더라고요. 보면 이쪽도 최재진만큼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요?
그렇다면 은근히 노영원의 신경을 거스르며 수상쩍은 행동을 한 문태오는 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이번에 오선생을 찾아와 그녀를 위로해 주는 척 듣기 좋은 소리를 해주는 장면 또한 이세나와 유사한 가스라이팅 같았는데, 문태오는 아닌 척하면서 노영원의 집 분위기를 망가뜨리는데 일조하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그래서 문태오가 숨겨진 이세나의 협력자일 거라고 생각한 건데 진짜 이세나의 협력자는 안실장이고 그렇다면 문태오는 무슨 의도로 노영원의 집에 스며들어 저런 행동을 벌이는지 의문이에요. 보면 진짜 최고면의 혼외자라서 어떤 앙심 때문에 저러는 건 아닌지 추측이 든다고 할까...? 일단 노영원의 집 상황으로 돌아가면 자신들이 벌인 자살 소동이 탄로 난 걸 안 최재진은 집으로 돌아와 분노에 찬 노영원의 차에 치일 뻔한 해프닝을 겪기도 합니다.
어쨌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최재진은 무슨 심경의 변화를 겪은 건지 주변인들 - 가족들과 오선생, 노영원의 동생 노영민까지 불러 식사 대접을 하면서 자신은 현재 가족이라는 허울에서 벗어나 해방되고 싶다는 폭탄 발언을 하게 됩니다. 최재진이 그동안 자기 어머니인 홍사강의 압박과 집착에서 살아왔다는 암시는 있었고 그에 해방되고 싶어서 그 소동을 벌인 것이긴 하지만 그 방법이 다른 여자와 불륜과 도피라는 회피성이라는 데선 비난을 피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들던데, 나중에 이런 돌발 행동조차 결국 이세나의 계획과 부추김이었다는 데서 끝까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린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결국 최재진은 이 집에서 벗어난다는 뜻을 비추고 도망치듯 이세나를 만나러 갑니다만, 왠지 암시 상 이세나는 충분히 최재진을 이용했고 도구로써 쓰임이 다 된 최재진은 버림받은 모양이더라고요.
그런데 최재진이 사람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자기 어머니 홍사강의 비밀 - 최고면이 노영원의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걸 실은 알고 있었다는 발언을 하게 되는데요. 심지어 노영원을 최재진과 결혼시킨 것도 자신들이 한 짓 때문에 감시 차원이었던 것도 그렇고 홍사강은 처음 노영원이 최고면의 비밀을 이야기했을 때 몰랐던 것처럼 굴었지만, 실은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게 반전이었습니다. 여기서 본의 아니게 충격을 받은 건 노영민이었는데 노영민은 자기 사업 자금 문제 때문에 자기 누나가 상처받은 건 상관없이 돈 준다는 최재진을 감싸고돌다가 아버지의 진실을 듣자 충격을 받던데 저렇게 됐으니 이제라도 철이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의외로 최고면의 동생은 성격이 푼수 같을 뿐이지 자기 오빠가 한 일에 돌 맞아 죽을 일이라 하는 걸 보면 사고방식은 양심적이고 정상적이다 싶었습니다.
'TV > 드라마(202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집』 9화 리뷰 (2024. 6. 21. 작성) (0) | 2025.03.05 |
---|---|
『우리, 집』 8화 리뷰 (2024. 6. 16. 작성) (0) | 2025.03.04 |
『우리, 집』 6화 리뷰 (2024. 6. 8. 작성) (0) | 2025.03.02 |
『우리, 집』 5화 리뷰 (2024. 6. 7. 작성) (0) | 2025.03.01 |
『우리, 집』 4화 리뷰 (2024. 6. 1. 작성) (0) | 2025.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