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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쿵푸팬더』 리뷰

by 0I사금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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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1편은 극장에서 한 번 보고 TV 채널로도 여러 번 접한 작품입니다. TV 방영 당시에는 이미 본 작품임에도 상당히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었는데요. 개그가 충만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은 데다 메시지도 강한 작품이라 그런 듯해요. 『쿵푸팬더』 1편이 개봉하였을 때 많은 리뷰들 중 동양적인 영웅담적 측면으로 분석한 글을 많이 봤는데 굳이 그 점에 대해선 제가 더 언급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동양적인 영웅담으로 치자면 2편이 좀 더 그러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보지만요. 하지만 일반적인 영웅담과도 다르게 포의 캐릭터성을 본다면 현대인의 대리만족적인 측면이 더 두드러지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루저로 취급받을 만한 뚱보가 영웅이 되는 이야기라 왠지 주성치 영화의 그런 것이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해요.

캐릭터 측면으로 간다면 방정맞았다 생각했던 포가 1편에서 의외로 자기 분수를 알았다는 점을 확인했는데 자기가 용의 전사로 선택받았다고 나댄 녀석이 결코 아니더군요. 왠지 1편을 본지도 꽤 되었고 최근에 본 2편에서 용의 전사를 어필했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확고히 박힌 거 같았는데, 1편에선 자신이 용의 전사로 선택된 것은 실수라고 나름 여기고 있었고 시푸 일행에게 구박도 받는 등 조금 안타까운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작품 내내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던 포가 용의 문서를 얻은 뒤로 자신을 믿는 것이 해답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서 이 작품은 일종의 성장물 같은 측면도 강하지 않았나 싶어요.

하지만 여전히 아쉽고 안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거라 운명에서 비껴갔다 할 만한 다른 다섯 제자 들이나 결국엔 비뚤어진 타이렁에 대한 동정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보는데요. 운명론적 관점을 떠나서 교육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시푸의 교육방식에 대해선 약간 비판이 생길 수밖에요. 포가 음식에 관련해서 집중력이 높아지고 민첩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시푸가 성격과 자질에 맞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나가는 게 좋다는 것을 깨닫는 건 후반의 이야기지요. 

타이렁의 탈출 직후 시푸와의 대화를 봤을 때 타이렁은 시푸의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단련한 것이고, 시푸 역시 은연 중에 자신의 기대에 들어맞게끔 타이렁을 키웠다는 점에서 왠지 자식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려는 현대의 부모들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했습니다. 자식이 뭘 원하는지 어떤 재능을 타고났는지보단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버리는 부모의 모습을 본 거 같았달까요? 자식이 진정 원하는 바를 모른 채 자신의 직업을 물려주려는 건 포의 거위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으나 적어도 포의 아버지는 좀 더 온화했고 일단 아들을 이해해 주려는 편이라서요. 솔직히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였다면 포의 아버지의 행동은 그나마 현실적인 편. 물론 시푸가 비현실적이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개그성이 충만한 작품이었으나 유독 시푸와 타이렁의 대면씬은 심각한 분위기가 넘치는데, 언뜻 언뜻 타이렁이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같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제 착각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푸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타이렁에게 사과하는 것이나 타이렁이 잠깐씩 흔들리는 표정을 비춘 것을 볼 때 이 두 부자(스승과 제자지만 실질적으로 부자지간이나 마찬가지)의 화해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거 같아 충분히 이야기를 더 끌어낼 법도 한데 타이렁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모호하게 끝내버릴 요량인지...? 막판 싸움에선 죽은 건지 뭐 한 건지도 판단하기 어렵게 되어 있어서 말이죠. 물론 타이렁이 해놓은 짓이 워낙 커서 살아있더라도 좋은 대우는 글렀지만.

그나저나 1편의 명장면은 타이렁의 탈출씬과 더불어, 시푸의 다섯제자와 타이렁의 싸움 같습니다. TV영상으로 봐도 흥미진진했으니. 거의 1편의 절정이었달까요. 그러고 보면 캐릭터의 일관성이 워낙 충실히 지켜지던 작품이라서 타이렁과 포의 승부가 개그화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던 거 같아요. 이 개그화의 피해자도 다름 아닌 타이렁인데, 2편의 로드 셴이 중간중간 개그신을 보이다가 막판에 악당다운 죽음을 택한 것에 비해 타이렁은 정말 망가질 대로 망가진달까요. 이러니 타이렁 동정표가 나올 수밖에요...



1편에서 비중이 적었던 시푸의 다섯 제자가 나름 2편에서 조금이나마 비중이 늘어난 것은 알고 있어서 보면서 처음 봤을 때보다 많이 섭섭하지는 않았어요. 왠지 전 크레인이 맘에 들더군요. 그리고 1편에선 특별히 타이그리스와 포의 연애전선에 대해선 드러난 게 없는데, 개봉 초에 타이그리스가 남자로 많이 오인받은 게 떠올랐습니다. 



극장개봉 당시엔 비의 노래가 엔딩 크레딧송으로 나왔던 거 같은데 TV방영에선 원곡을 틀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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