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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굿파트너』 9화 리뷰 (2024. 8. 24. 작성)

by 0I사금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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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굿파트너』 9화 리뷰입니다.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주인공 차은경의 이혼소송이 길어졌는데, 아무래도 다음 10화에선 서서히 마무리가 될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9화에 등장한 사건들은 그동안 수임했던 다른 사건들에 비하면 현실적으로 답답하고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긴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로펌에 의뢰한 당사자는 유부남이랑 불륜을 저지르고 위자료를 청구받는 내연녀 입장이면서 자기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위자료를 낼 수 없다고 우기는 뻔뻔한 내용이라서요. 심지어 이번에 주인공들이 수임한 사건은 현재 차은경의 이혼 소송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 내연녀의 한심함과 뻔뻔함이 더 부각되는 경향이 심했습니다. 최사라도 그렇고 이번 의뢰인도 그렇고 불륜 저지르는 인간들은 머리 나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만.


거기다 의뢰인 자체가 자체다 보니, 사이다스러운 결말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진짜 피해자였던 내연남의 부인 입장이 출산한지 얼마 안 된 데다 형편이 어려워 현실적으로 당장 이혼하기 어렵다는 게 드러나 여러모로 답답했었고요. 심지어 부인 쪽에서 진짜로 바라는 건 내연녀가 지불할 위자료가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라는 게 드러나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차은경이 의뢰인에게 무늬로나마 사과를 하게 하면서 사건이 종결되거든요. 그런데 보면 의뢰인인 내연녀가 제대로 정신을 차린 것도 아니고 내연남도 그저 자신의 불리한 상황만 모면하면 그만이라는 게 보여서 부인 입장에선 위자료도 받지 못하고 남편과 이혼하더라도 당장 자립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진짜 남은 게 없어서 좀 울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변호사 드라마라고 해도 모든 사건이 깔끔한 해결이 날리는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요.


이번 사건을 수임하면서 차은경은 부인 쪽에서 진정으로 원한 건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들의 진정한 사과라는 말에 공감을 느끼기도 했고, 나중에 부인 쪽에서 차은경에게 하는 말을 본다면 꼭 남편에게 의지할 생각으로 이혼을 미룬 게 아니라는 게 보여서 상상에 맡기긴 했지만 언젠가 이 부인 측도 큰맘 먹고 이혼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화의 사건도 그렇고 후일담으로나마 이혼을 결심한 케이스로 나올 수 있으면 좋으려나요? 물론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사과' 하나 때문에 이혼을 미루는 것보다 자신의 자립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결심하며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기기로 한 6화 의뢰인 사례가 좀 더 속 시원하고 후련한 구석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사건 자체는 좀 황당하긴 했지만 시청자나 당사자의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6화의 의뢰인이 훨씬 괜찮아 보인 것도 있었으니까요.


이번 9화는 속 시원하거나 훈훈한 마무리는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좋았던 이유에는 차은경의 솔직한 심리와 그 응어리가 약간이나마 풀어지는 과정이 나왔고, 그 과정에서 차은경과 한유리의 성장이 잘 보였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9화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최사라 때문에 분노하여 아파트까지 찾아간 차은경을 한유리의 엄마가 위로해 주는 장면, 사건이 종결된 후 한유리가 술에 취해 잠든 척하면서도 차은경이 털어놓은 진심을 귀담아듣고 있던 장면, 그리고 차은경과 재희 모녀가 함께 요리를 하면서 감정적인 응어리를 털고 화해(적당한 단어가 생각 안 나는데 일단은 화해) 하는 장면이었는데요. 특히 재희 같은 경우는 정작 사과할 사람이 따로 있음에도 자신이 엄마를 상처 입혔다고 생각한 나머지 미안하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좀 찡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 사건 여파로 차은경의 속내를 눈치챈 한유리가 최사라에게 한 사람의 엄마임을 인지시키며 무늬에 불과하더라도 사과를 받아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차은경과 한유리 사이의 유대가 한결 더 끈끈해진 기미도 보였고요. 물론 최사라의 저 사과가 진심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차은경의 상처받은 심리는 위로해 줬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또 다른 가해자인 김지상 같은 경우는 저런 퍼포먼스라도 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요. 이미 최사라와 김지상은 임신을 밝힌 이후부터 그 관계가 바닥을 치다 못해 파국에 다다르고 있고 아기 얘기를 꺼내는 최사라에게 그게 내 아이 맞느냐고 김지상이 소리치는 장면까지 나왔는데 현재 최사라의 처지를 본다면 유부남하고 만나 사랑 타령하는 인간의 처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더라고요. 딱히 불쌍하지는 않고 스불재이니 알아서 감당하라고 하고 싶은 지경이네요.



왠지 이 드라마에서 『모범택시』 시리즈에 나온 배우들이 종종 얼굴을 비추는 느낌이네요. 거기선 정의로웠던 캐릭터들이 여기선 망가지거나 악의적인 역할이라는 데서 왠지 『크래시』 생각도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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