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은 제목이 참 재미있어 보여서 빌려보게 된 책입니다. 하지만 사회과학 서적은 어려운 문자가 많이 있다거나, 컨디션 문제도 겹쳐서 다 읽기까지 조금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솔직히 내용 전반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만... 이 책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은 '미신과 속설은 어떻게 생기나'라는 부제에 나와있듯 인간이 왜 미신을 믿게 되는지에 대해서 고찰한 책인데, 인간의 믿음 중 근거가 없는 것들이 왜 일상적으로 혹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 연구한 책입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인간은 자기 믿음에 맞추어 사실이나 증거를 골라낸다, 실제로 규칙이 없음에도 어떤 규칙을 만들어내어 일어나는 일들을 그 규칙에 맞춘다, 믿음과는 다른 증거는 잊어버린다,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책에서 가장 알기 쉽게 제시한 이야기는 이런데 '보름달 뜬 밤에 사건 사고가 터진다'라는 속설은 실제로 다른 밤에도 사건이나 사고가 터지는 건 마찬가지인데 사람들은 보름달이 뜨는 날의 사건만을 기억하고 다른 날의 사건을 기억 속에서 제외해서 결국 '보름달 밤에는 사건이나 사고가 평소보다 많이 터진다'라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라고요.
종종 읽다 보면 제가 예전에 리뷰한 『긍정의 배신』과도 유사한 이야기도 보이는데 『긍정의 배신』 에서는 '긍정적인 마음이 병을 낫게 한다'라는 믿음이 결국 병의 원인을 환자에게 돌려버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그것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이 등장합니다. 스트레스가 병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긍정성이 어느 정도 병에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임에도 저런 속설을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병이 낫지 않는 이유가 자신에게 있다고 여기게 되는 케이스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 상황에선 오히려 병의 원인을 환자에게 돌려서 더 압박을 주는 셈이에요. 하지만 '당신이 부정적이라서 병이 든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를 악화시키는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긍정성이 병을 낫게 해 준다고 떠벌리면서 오히려 사람을 압박시키는 결과라니요. 책의 후반부에선 거의 저런 류의 사례가 많이 등장하는데, 실제로 근거 없는 속설이나 믿음이 인간 삶을 좀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근거 없는 믿음을 지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과학의 역할임을 강조하면서 책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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